부산에서 천안으로 가는 ktx
최재천원장의 책
#숲에서경영을가꾸다
생명사랑
다양성
창발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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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사회는 '생명 사랑' 정신의 부재로 꿈에도 잊지못할 아픔을 겪었다. 세월호 침몰은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삼아 마땅한 한 업체의 생명 경시 때문에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생명 탄생은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한 확률의 기적이요, 종교적으로는 한없는 신의 축복이다.
이처럼 고귀한 생명을 받았다면 모름지기 다른 생명을 사랑할 의무가 있다.
생태학은 한마디로 '다양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엄청난 생물다양성이 어떻게 진화해 공존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기 위해 국립생태원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재가 모였다.
정부기관, 민간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균일 집단의 일사불란보다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창발(創發, emergence)' 효과에 큰 기대를 건다.
하위 수준에는 없던 속성이 그들이 모여 상위 계층을 이루면서 새롭게 출현한다는 '창발'은 내가
십여 년 전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진 '통섭'의 개념과 맥을 같이 한다.
끝으로 '멋'은 그 뜻을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말이다.
'멋'은 감각적 개념의 '맛'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말로, 됨됨이나 행동의 품격이 세련되고 여유로움을 뜻한다.
5000년 역사를 통틀어 단 한번도 부유해본 적 없지만 우리는 멋을 아는 민족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돈 몇푼을 탐하느라 멋을 잃었다. 국립생태원이 다양함을 창발로 승화하며 '생명 사랑'정신을 온누리에 되살리는 '멋'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기관으로 우뚝서기를 바라며 만들어낸 핵심가치들
최재천의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