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공적 구조, 평등>
관심이 없어서 연극을 보지 않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이 극장에 와서 연극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돈이 없어서 연극을 볼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만은 참을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극을 하고 있지만 현재 웬만한 극단이라면 공적 기금, 즉 지원금을 받아 제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면 관람료가 내려가야 하는데 올라갑니다.
상업구조에 편입됨과 동시에 포장비가 비싸졌기 때문일 겁니다.
그 속에는 개런티와 비연극인에게 지불되는 인건비, 그리고 홍보비도 포함됩니다.
예술성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제작 여건입니다. 앞으로 더 가속화되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관람료는 상업연극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업연극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원금과 상관없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은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저희극단은 연극 문화가 공적인 구조를 가진 제도로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도서관에 책이 있듯이 극장에 연극이 있어야 한다. 아주 간단한 논리입니다.
그런 이유로 돈이 없어서 연극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환경을 경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극을 보고 싶고, 그 속에서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분들의 좌석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극단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은 별개의 문제이며 다른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싼 가격에 즐길 수 없다고 불평한다면 생떼가 되지요.
그보다 이건 아주 일반적인, 순수 연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연극을 돈이 없어서 못본다... 그러면 너무 슬퍼집니다.
저희 극단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평등주의를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분들이 부담없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 송선호(극단 유랑선 대표. 소극장핫도그 상임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