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살고나면 삶이라는 것은 한 순간 찰라같고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꺼져가려는 생명 앞에서 그 어떤 것이 가치가 있으랴마는 죽음은 삶이라는 찰라의 백만분의 1정도의 비중도 되지 않으니, 죽음보다 백만번 더 가치있고 오래 지속되는 삶은 현실이며 현실은 생각보다 오래 펼쳐집니다.
모든 사람은 현재의 삶에서 허덕이게 되어있고 그래서 '나의 삶의 질'은 매번 부딪치는 현실의 질을 결정하기에,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 노력이 세속적인 부분이 짙다하더라도 각자가 꿈꾸고 그리워하는 삶의 질을 찾아 마음의 방향을 그리로 움직이고 행동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뇌의 작동은 바로 전두엽의 문제해결능력입니다. 전두엽의 숭고한 기능은 바로 결정과 문제해결능력입니다. 대소변이 급하면 화장실을 찾아가는 것도 해결능력이며, 배가 고프면 식당을 가거나 요리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밥을 달라고 하는 것도 해결능력입니다. 자폐증의 불행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해결능력이 없으니 아주 기본적인 삶의 처리부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저런 아이들을 양육해보면 아이들의 전두엽기능에 따라 해결능력이란 게 얼마나 다른지를 보게 됩니다. 오늘 아침 눈떠보니 완이는 또 나체상태. 자다 오줌을 쌌으니 축축한 옷을 벗는다고 벗어놓았을 것입니다. 문제해결 능력이 있으면 자기옷 쌓아놓은 공간에서 적절한 속옷을 입으면 되지만 이런 기능은 작동할리가 없습니다.
준이 역시 샤워마치면 물기닦는 것부터 옷챙기는 것까지 다 해주어야 합니다. 해결능력이 없으니 수건을 아무리 눈에 띄게 쌓아놓아도 그걸 집어올 생각을 못하고, 속옷챙기기는 더 못합니다. 잔소리를 하거나 하라고 시키면 화내고 반항까지 하는 기질이 강해서 교육도 어렵습니다. 말없이 열심히 운동시켜 전두엽이라도 좀 성장하길 바라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완이는 소리치거나 아닌건 아니라고 하면 요즘 들어서 흠찟하면서 뭔가 조치를 해보려는 행동을 하니 그건 다행입니다. 나체상태의 완이를 보니 답답해지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얼른 옷을 입힙니다. 빨리 집어들고 입힌 옷이 완이가 처음 입어보는 옷인지라 또 자꾸 벗어댑니다.
옷은 하등 문제가 없으니 지나친 촉각방어 발동은 자꾸 제지하고 적응하도록 종용하는 게 맞습니다. 근래들어 양말과 운동화 잘 신고 다니는 것도 이런 재촉이 적응을 도와주었기에 가능해진 일입니다. 무작정 거부감은 방치하면 영원히 거부밖에 없기에, '막상 적응해보니 아무 것도 아니었네~~'하는 경험을 계속 주어야만 합니다. 때로 이런 노력이 그악스런 우격다짐이 있어도 수행해야 합니다.
자꾸 벗어대는 행동에 제가 물러설 기미가 없자 완이가 스스로 입는다고 하지만 늘 그렇듯 뒤집어져 있습니다. 뒤집혀진 상태를 보니 이 녀석 이 옷을 거부한 이유가 있습니다. 옷에 붙은 택과 티셔츠 앞 쪽 자수를 덧대기위한 작은 안감이 영 불편했던 것입니다.
이걸 보면서 바로 전두엽 기능이 얼마나 삶의 모양새를 바꾸어주는지 문득 깨닫게 됩니다. 어릴 때 똑같이 촉각방어가 심했던 태균이는 새옷을 보면 거부하거나 옷을 훌떡 벗는 일은 없었던 것이, 스스로 가위로 옷 속 택tag을 다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생각해보니 태균이 옷은 다 택이 잘려져 있었고 제가 할 필요도 없이 태균이가 다 했습니다. 태균이는 가위질이나 기타 소근육기능은 어렸을 때부터 꽤 괜찮았습니다.
가위질은 커녕 손가락 하나, 포인팅 동작조차 가능하지 않은 완이가 그저 훌떡훌떡 벗는 행동으로 자신의 촉각방어를 발달시킨 것은 누구를 탓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완이의 잘못은 아닐진대 예전에 돌보았던 안이가 집으로 돌아간 후 나체로 밖에 뛰쳐나가 경찰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들었으니 비슷한 상황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소근육조절도 전두엽 기능이고 전두엽 기능의 중요 역할이 위에서 언급한대로 판단과 문제해결 능력이니, 비슷한 사안을 두고 문제해결 방향 Problem Solving이 이렇게 갈리는 것 역시 전두엽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옷 훌떡훌떡 벗어제끼고 심지어 이 상태로 밖으로 나가기도 하는 행동의 숨어있는 원인은 촉각방어입니다. 수많은 원초적 촉각방어인들 중에 전두엽 성장에 문제가 없는 경우, 택하는 해소방법은 잠잘 때 다 벗고 잔다든지 폭신한 인형을 끌어안고 자거나 하는 방법입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않는 한도 내에서 해결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두엽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촉각방어 기전은 완전 탈의하고 거리 활보하기 (그저께도 동국대 근방에서 있었습니다), 변태적 성향의 성적 취향, 폭력적 형태로 변질시키게 되어 있습니다. 놀랍지만 방어기전은 갈구성 추구기전과 근본을 같이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각 개인의 삶의 질은 결국 전두엽 가동의 수준에 달려있다는 것을 아프지만 깨달아야 합니다.
근본은 같아도 해결방법이 완전히 갈리는 이런 원리를 보면 전두엽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감각문제 해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결국 전두엽에서 삶의 질이 결정되네요. 감사히 공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