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3D TV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다른 기술 방식을 채용한 데서 비롯됐다. 3D TV는 향후 TV 시장을 주도할 제품으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셔터글래스(SG)를, LG전자는 편광안경(FPR)방식으로 3D TV를 제조 중이다. 두 기술은 모두 3D를 구현하지만, 구현 방식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FPR vs SG, 내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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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의 경우 왼쪽 눈의 영상과 오른쪽 눈의 영상이 번갈아 나오는데 안경이 이를 빠른 속도로 읽어 3D로 인식한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풀HD 구현이 가능하지만 안경이 비싸고 무거우며, 깜박거림이 있다는게 단점이다.
각기 다른 두 기술은 3D TV 업계 간 논쟁으로 번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전자산업계를 대표하는 동시에 글로벌에서 위상을 떨치는 업체들이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 사업부 수장이 나서 서로 간 원색적인 대립양상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16일 "3D TV 1세대는 SG 방식이고, 2세대는 FPR 방식이다"면서 "무안경이 결국 3세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채택한 SG 방식을 폄훼하면서 싸움에 불을 붙였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17일 작심한 듯 "FPR 방식은 1935년 처음 개발됐지만 성능은 과거보다 못하다"면서 "이를 두고 차세대라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며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엔 시장과 소비자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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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 상무는 "깜박임의 원인은 셔터글라스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경을 동작시키는 IR 방식 때문이다"면서 "삼성전자는 안경에 블루투스를 적용함으로서 깜박임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안경무게도 관심 대상이다. 3D TV는 안경을 쓰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편안하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무게에서는 LG가 앞선다. 삼성전자가 28g인데 반해 LG전자는 16g에 불과한 것.
LG전자 측은 FPR 방식의 경우 안경이 가볍고, 배터리가 필요 없으며, 가격이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는 이에 대해 "안경에 제일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게가 아니고 착용감이다"면서 "삼성전자 3D TV 안경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통해 무게를 분산시켜 실제 착용시에는 무게가 반으로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윤부근 사장과 권희원 본부장이 공통된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결국 시장과 소비자가 선택할 것이라는 부분.
권희원 LG전자 본부장은 16일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겠냐"고 말했으며,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결국 시장에서 판명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