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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정맥에서 태백능선이 조망된다.
□ 언제 : 2013년 10월 6일
□ 누구랑 : 한겨레산악회와 함께
□ 어디 : 망덕고개-함박산-학고개-부아산-42번국도
... 산행 전날밤에는 항상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부족한 잠으로 몽롱한 상태이지만, 사뿐사뿐 그리운 산으로 향합니다.
해실마을을 지나면 산행초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색감이 참으로 곱네요.
마루금과 순례길의 선답자들 흔적이 훈장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천주교 순례길은 끝나고, 우리는 이제부터 마루금 순례를 시작합니다.
한겨레산악회에는 ‘3인방’이라는 말이 유행합니다.
앞에 가시는 분들은 ‘신3인방’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건각들입니다.
이곳이 바래기산인지 재주봉인지 헷갈립니다.
이번 구간은 송전탑들의 행진이 마루금을 따라 서북으로 계속 진행됩니다.
송전탑이 조금 흉물스럽긴 해도 훌륭한 조망을 선물하곤 합니다.
시계반대방향으로 눈동자를 굴리면서 조망을 즐기고 가겠습니다.
저멀리 우에서 좌로 앵자지맥이 듬듬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다음 구간의 석성산이 기다리고 있겠다고, 천천히 즐기면서 오라고 합니다.
MTB 하시는 분들의 흔적입니다.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한 고비 넘어갑니다.
숲길이 너무 좋네요. 좋은 산길을 걷고 계시는 분들은 원조 ‘3인방’입니다.
전망이 터집니다. 여전히 앵자지맥은 하늘금을 그리며 유연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앞쪽의 파헤쳐진 돌광산 때문에 앵자지맥 보기가 민망합니다.
산경은 살아있습니다.
오늘 모델이 되어주시는 3인방에게 모델료 협상이 걱정됩니다.
봄비님! 무엇이 보이십니까. 자유? 희망? 행복? ....
산에서는 뒷모습이 훨씬 아름다운 법입니다.
무심결에 돌아보니 한고개 꺾여있네요. 인생도 그러겠지요.
산속에 위성안테나가 즐비합니다. 그 뒤의 2중 배경능선이 더 멋있습니다.
염티고개로 내려갑니다. 전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소금장수와 둔갑여우의 숨결이 느껴지십니까.
마루금 좌측으로 내려가면 염티마을이 있습니다.
3인방 모델들의 순서가 수시로 바뀝니다.
일명 ‘염리봉’이라 합니다.
노루실 방향입니다.
저 분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폼이 모델료 책정을 논의하는 것 같습니다.
또 조망이 터집니다. 저 묘지의 주인공은 참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한껏 당겨봅니다.
드디어 태화산과 마구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블랙홀처럼 마음이 산길 속으로 흠뻑 빠져듭니다.
여기는 한남마루금입니다.
산행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나이샷!’ 공치사 남발 마시고
조용히 골프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한강수변구역 표지석이 마루금의 정중앙에 박혀있네요.
올바른 한남마루금은 표지석 뒤로 이어집니다. 조금 진행하여 좌틀하면
10~20m 전방에 또 한강수변구역 표지석이 나타나고, 바로 은화삼C.C로 연결됩니다.
골프장 진입하면서, 우측으로 터지는 조망을 감상합니다.
점선을 따라가면 ‘마루금 길잡이’ 자격증이 주어집니다.
마루금은 아름다운 그린 위로 환상적인 하늘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동쪽9번홀과 서쪽9번홀 사이로 정맥은 늠름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도 반겨줍니다.
저 오작교를 건너면 그리운 님이 기다릴까요? 관리인이 기다릴까요?
점선을 따라서 넘어가야 올바른 마루금을 완성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측으로 내려서서 정문방향으로 갑니다.
필드 너머 저 멀리서 함박산이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답니다.
살짝 윙크하며 달래봅니다.
저기 진행방향 좌측능선으로 우회길이 있다네요.
정문쪽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한겨레산악회의 3인방이 오늘은 ‘골프장의 무법자’로 변신했습니다.
길을 잘 몰라서 골프장에 들어왔다고 둘러대는, 애교있는 무법자들입니다.
다시는 절대 오지 않겠다고 엄포성 경고까지 하는 멋쟁이 무법자들입니다.
먼저 눈웃음을 쳐 길안내까지 받아내는 미워할 수 없는 무법자들입니다.
저 아름다운 길을 무법자들과 함께 걸은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은화삼C.C 정문에서 우틀하여 무너머고개로 접근합니다.
성진철강 옆쪽으로 마루금은 이어집니다. 우리는 그냥 직진하여 우회할 것입니다.
45번도로 밑을 통과하여 좌틀하여 원마루금을 찾아갑니다.
우측으로 시내버스 차고지가 있네요.
삭막한 시멘트길은 끝나고, 다시 땅기운을 받으러 숲으로 들어갑니다.
뒤돌아 봅니다. 은화삼C.C 속 우리의 흔적이 그려집니다.
원마루금은 절개지로 내려서서 45번도로를 가로지르는 길입니다.
왜곡된 마루금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위계질서가 느껴집니다.
세갈래 기로에서 가운데 길을 선택합니다.
인공적인 임도라 할지라도 운치가 있는 길입니다.
산 색감이 조금씩 원색으로 변해가는 조짐이 보입니다.
여러 기억들을 그리워하는 분들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묘지들이 있는 곳은 대부분 훌륭한 조망처가 됩니다. 공간이 활짝 터지네요.
왔던 길을 돌아보니, 울창한 나무 때문에 조금씩만 보이던 삼봉산 줄기가
드디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쌍령지맥에서 갈래쳐 나온 시궁산-삼봉산 줄기가 우람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문수봉과 쌍령산 사이의 산군들도 뽐내기를 시도합니다.
한남 마루금이 송전탑을 졸졸 따라오고 있습니다.
함박산 고스락 직전 풍경입니다. 저기 고스락에서 방향을 잘 골라야 합니다.
직진하면 명지대로 빠지게 됩니다. 올바른 마루금은 좌틀입니다.
표지석과 뒤의 돌탑이 귀엽네요. 산경표상의 수유산(水踰山)입니다.
하고개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내림길이 조금 가파릅니다.
좌측으로 골프장이 풍경 한켠을 담당하고 있네요. 용인은 골프장천국 입니다.
석성산이 온전한 모습을 선보이네요.
명지대 건물과 저 멀리 정광산의 하늘금이 조화를 이룹니다.
내림길 경사가 만만치 않습니다. 무릎 조심해야겠습니다.
혼자 걷기 아까운 길입니다.
멀리 보이는 하늘금은 앵자지맥과 그 지맥에서 갈래쳐 나온 산줄기들입니다.
앵자지맥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태화산까지 연결되었네요.
태화산-백마산 산줄기가 꿈틀대고 있습니다.
송전탑 가랭이 밑으로 잘 생긴 능선줄기를 훔쳐봅니다.
길뱀이 꾸불꾸불 기어가고 있습니다.
드디어 338m봉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오늘 산행중 조망의 압권입니다.
용인시내, 태화산-백마산 종주능선(소위 ‘태백능선’), 석성산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태백능선’은, 중부고속도 타고 곤지암 근처 지날때
서쪽으로 천리장성처럼 우람하게 버티고 서 있는 멋진 산줄기입니다.
등산화 끈을 풀고 벤치에 앉아,
발 아래 펼쳐지고 있는 아름다운 산풍경에 한참 넋을 잃었습니다.
넋을 잃고 아래를 바라보는 지금의 이 ‘앉음새’를 위해 오늘 몇시간을 걸었습니다.
문득, 여기가〈달과 6펜스〉에 나오는 ‘타히티섬’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잘것 없는 6펜스를 위해 바둥대는 현실의 우리들,
때로는 이상적 달을 추구하듯 무엇인가에 빠질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나병환자가 되고 장님이 되어도 치열하게 그림을 그렸던 스트릭랜드처럼....
서울공원묘지 너머로 부아산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알바 주의지점!!! 핵심 포인트는 좌측길 저편의 벤치입니다.
학고개로 내려서는 길의 경사가 급합니다.
봉우리 몇개는 넘어야 부아산을 대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우측으로 용인대 캠퍼스가 돌아 앉아 있습니다.
학고개의 생태터널 상단입니다. 축구장보다 넓은 운동장입니다.
부아산 오르는 초입.
학고개로 내려서는 루트를 되새김질한 그림입니다.
정상쪽으로.
차 한잔 하고 가실까요.
길이 너무 좋아, 그 사람이 생각나서, 핸드폰을 잡아봅니다.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이쁜님이 있을까요.
모퉁이를 돌아 오르니 이쁘장한 새집이 반깁니다.
그리고 한겨레산악회의 최고미남이 기다리고 계시네요.
오늘 돌아가면 사랑 받으실겁니다. 가족 위해 산열매 따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부아산 고스락에서 저 멀리 앵자지맥의 칠봉산을 당겨 보았습니다.
여기서도 태백능선이 조망됩니다.
부아산 고스락에서도 날머리를 잘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방향 좌측(지곡리)으로 방향을 틉니다.
내림길의 좌측으로 코리아C.C가 누워있습니다.
또 핸드폰에 손이 갑니다.
부아산 내림길에서 처음 만나는 송전탑 부근입니다.
저 앞쪽 능선으로 가면 대형알바입니다. 여기 송전탑에서 우틀해야 합니다.
드디어 한남마루금의 최고봉 광교산이 레이더에 포착됩니다.
길 좋지요.
영진골프랜드 근처 도로입니다.
원마루금은 저렇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잠시 쉬어갑니다. 일행 두분의 티격태격 우정이 부러웠습니다.
문제의 300m봉에 도착했습니다.
조망이 빵 터집니다. 지나온 길 돌아봅니다.
부아산에서부터 밟아 온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송전탑 아래에서 좌측으로 좋은 길이 나 있습니다.
좌틀해서 알바를 하고 말았네요. 마루금은 반드시 우틀해야 합니다.
42번도로 내려서는 지점의 그림입니다.
다음 구간 들머리는 도로 건너 성산주유소 뒤쪽입니다.
그런데 도로의 교통량이 많고 들머리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42번도로 따르다 보면 용인정신병원 정문앞에 횡단보도가 있고,
횡단보도 건너면 위 그림처럼 들머리 안내리본이 나풀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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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금여행이 과분한 행복을 안겨 주었습니다.
마루금에서 캐 온 행복을 진하게 숙성시켜
다음 마루금여행의 튼실한 종자로 삼고 싶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상세히 잘 적어 놓았네요 ? 땜빵 하기 좋게... ... ...
수고 많으셨습니다. 구경 잘했습니다.
이번 구간에 참석 못하셔서 걱정했습니다.
흔적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음 구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정맥 산행을 하면서도 주변 산세는 전혀 모르고 산행하는데
산에 대가이신 범산님의 글을 보면 산세가 눈에 들어오네요
산행간 좋은 모습들 많이 올려 주어서 감사하고요
대신 모델료는 안 받을께요 ㅋㅋㅋ
모델료를 면제해 주신다니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더욱 좋은 모델사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산행하면서 들려주시는 인생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가입햇습니다.
많이 배우러 사무실에 들려야 하겠습니다.
여기 카페에서 뵘게 되니까 기분이 새롭네요.
산에서나 인생살이에서나 항상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소장님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저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