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란 우리 내면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Ein Buch muß die Axt sein für das gefrorene Meer in uns.
A book must be the axe for the frozen sea within us.
- 1904년 1월, 프란츠 카프카가 친구 오스카 폴라크(Oskar Pollak, 1883~1915)에게 보낸 편지.
* 책은 단순한 오락이나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 내면의 고통과 무감각을 깨뜨리는 강렬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뜻임. 이 도끼 문장 앞에 있는 단락은 다음과 같음. "만약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갈겨 깨우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단 말인가?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glücklich)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해서인가? 그런 행복이라면 책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책이라면, 차라리 우리가 직접 쓸 수도 있을 걸세.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우리를 몹시 고통스럽게 만드는 불행 같은 책,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같은 책, 모든 사람을 피해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 혹은 자살 같은 책이라네."
* 카프카의 친구라고 하면 유작을 세상에 알린 막스 브로트(Max Brod, 1884~1968, 카프카나 폴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삶을 살며 카프카의 위대한 작품들을 세상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쳤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카프카의 예민하고 찬란했던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내면을 공유했던 진정한 영혼의 단짝은 바로 이 오스카 폴라크였음. 그는 지적이고 예술적 안목이 높아 대학에서 철학과 미술사를 공부한 뒤 촉망받는 미술사학자가 되어 이탈리아 로마 등에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건축을 연구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에 자원입대하였고, 이탈리아 전선에서 31세로 안타깝게 요절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