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교과서 이것만은 바꿔야! ⑳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민족정신은 무엇인가?(하)
그리고 비상교육 편 『중학교 역사1』에서 “역사를 학습함으로써 우리는…우리의 정체성을 파악하여 현재 모습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14쪽)고 한 후 ‘고조선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을 건국이념으로 내세웠다’(39쪽), ‘부여의 영고, 고구려 동맹, 동예의 무천과 삼한 등에서 제천행사를 열어 풍요를 기원하고 추수에 감사하였다’(43~44쪽), ‘신라의 중앙정치는 상대등이 주관하는 화백 회의에서 국가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고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55쪽), ‘신라는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을 이루었고, 민족 형성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삼국의 문물이 융합하여 새로운 민족 문화가 발전하는 기반이 형성되었다’(88쪽), ‘고려의 팔관회는 원래 불교행사였으나 토속신에게 국가와 왕실의 태평을 비는 행사로 성격이 바뀌었다’(143쪽), 조선에서는 ‘유교이념에 따라 통치 체제를 정비’(160쪽), ‘성리학 질서의 확산(170쪽)하였다’는 내용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민족문화가 발달’, ‘과학기술과 예술 분야의 발달’ 등의 내용을 상세히 기술(164~168쪽)하고 있다.
같은 비상교육 편 『고교 한국사』에서는 중학 교과서와 같은 제천행사를 소개하면서 ‘부여는 영고라는 제천행사를 열어 국가의 단합을 도모하였다’(22쪽)고 하여 그 목적을 ‘국가 단합’이라며 중학교 교과서와는 약간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천행사에 대한 별도의 설명문에서는 ‘고대 사람들이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고 여기에 순응하는 공동체 질서 속에서 집단적인 행동이 가능해졌고 종교적 제의로 나타난 것이 추수감사제인 제천행사였다. 제천행사 때에는 노래와 춤이 행해지기도 하였다.…이는 종교적 의식이면서도 씨족 사회의 전통을 이은 축제였다.’(23쪽, 요약)고 했다. ‘(신라에서) 큰일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따른다. 이를 화백이라 부른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통과하지 못하였다’(25쪽, 과제 해결 활동) 는 등의 내용이 나온다.
이런 교과서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교육부의 지침보다는 오히려 좀 나은 편으로,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단군 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이고, 이는 자연의 질서이며, 민족형성 및 민족문화 발달과도 관계가 있고, 노래와 춤이 있는 축제인 제천 행사를 통해 국가의 단합을 도모했으며, 화백회의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들 행사가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 듯이 설명을 전개하고 있으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 ‘관계’, 즉 그런 문화를 관통하는 민족정신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이 아쉽다.
위에서 보았듯이 교과서에 소개된 우리를 우리답게 하는 우리 문화와 제도를 관통하는 공통 정신은 홍익인간이고 이는 하나됨, 하나로 어우러짐, 조화, 화합의 정신이다. 환웅이 새로운 천지를 열 때 필요한 것도 단합이며, 제천행사ㆍ두레ㆍ품앗이ㆍ동제ㆍ화백회의 등이 모두 ‘하나로 어우러짐’과 연결된다. 요즘 뜨는 한류도 경쟁과 투쟁으로 극단화된 양극화를 해소할 하나됨의 이념을 인류사회가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바로 이 ‘하나로 어우러짐’이 우리 민족정신이다.
헌법에서 표현한 우리나라 이름은 ‘대한민국’이다. 여기서 ‘大’는 크다는 의미의 꾸밈씨이고 ‘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일반명사로 볼 수 있으므로 우리를 다른 나라와 구별하는 단어는 ‘한(韓)’자뿐이다. 이 ‘한’은 한민족을 뜻하기도 하지만, 민족정신인 ‘하나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홍익인간’이라는 말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고 해석한 것은 일본식 한문이라는 지적처럼 우리 민족정신과 연결시켜 재해석해야 한다(다음호 참조).
이런 국사교과서의 혼란은 정부와 제도권 학자들, 특히 일본, 중국, 서구학파를 이어받은 역사학계와 우리 고유의 철학은 없고 불교, 유교 등 외래의 사상만 나열하는 철학계의 우리 것에 대한 연구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런 학자들과 교육부의 교과과정ㆍ편수지침ㆍ집필기준이라고 하는 지침을 만들고, 국정교과서를 편집하고,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모든 일을 하고 있으므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도 전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과감하게 관련 조직의 기존 인력을 소위 강단과 재야라는 구분을 넘어 우리 것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해온 연구자들로 바꾸어야 한다. 이런 과감한 조치 없이 우리나라 역사바로세우기는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번 정부의 국사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바른 연구’를 수용하는 획기적 조치로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국사찾기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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