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藏易(귀장역)과 납음오행 구성
1. 귀장역(歸藏易)
귀장역은 낙서를 본받아 황제씨(黃帝氏) 혹은 하우씨(夏禹氏)가 만들었다는 역인데, 그 실제 쓰임은 은(殷)
나라 때였다고 한다. 연산역(連山易)이 복희씨 때 만들어져 후대인 하(夏)나라때 쓰이고, 귀장역이 황제씨
혹은 하우씨 때 만들어져 하나라때 쓰여지지 않고 그 다음대인 은나라 때 쓰여진 까닭은 생각컨대 해가
중천에 뜬 시간은 정오지만, 가장 더위를 느낄때는 그로부터 뒤인 오후 두시경이 되듯이, 하늘이 조짐을
먼저 보였으나 실제 사람이 그 조짐을 아는 것은 그로부터 어느정도 시일이 지났을 때라는 것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것은 바꾸어 말하면 새로운 학설이 실제로 응용될 때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진고(陳皐) 같은 사람은 “乾(건)은 인군이요 아비고, 坤(곤)은 신하요 어미며, 艮(간)은 자식이요 소양이다. 성인(聖人)께서 가르침을 베풀되 존귀한 것으로써 앞을 세우는 것이 순응함이라 하여 주역은 건(乾)을 먼저한다고 했는데, 상나라 사람은 곤(坤)을 먼저하고, 하후씨는 간(艮)을 먼저한다고 말했으니, 이는 신하와 자식을 먼저 늘어놓고 인군과 아비를 나중에 한 것이다. 그러므로 곤·건(坤乾)의 설은 속임수에 가깝다…”)라고하여 ‘곤·건(坤乾)’이 귀장역을 뜻한다는 설에 정면으로 반박하였다. 그러나 주례:周禮나 두자춘추:杜子春秋 세보:世譜, 또는 정현(鄭玄) 등의 설을 살펴보면, 연산역이나 귀장역이 비록 내용은 전해지지 않지만 실제로 쓰였던 역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귀장역에 대한 정확한 문헌은 전해지지 않으나 주원승(朱元昇)선생의 이론을 빌면, 주역 64괘중에 48괘(用卦)만 쓰고 16괘는 감추어(藏卦) 놓으니, 이것이 귀장의 본뜻이라는 것이다. 이 16괘를 장괘(藏卦)로 놓는 것은 60간지와 오행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보충적으로 6률 6려가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 관계에 대해서는 뒷장에 설명이 되겠지만, 그 중심적인 논리는 양은 자(子)에서 생하기 시작하고 음은 오(午)에서 생하니, 양이 생하기 전인 해(亥)와 자(子)의 사이, 음이 생하기 전인 사(巳)와 오(午)의 사이에서 수(數)와 상(象)이 교류하여 바뀐다는 것이다. 세포도 분열하기전에 휴지기가 있고, 큰 일을 앞두고 휴식을 하여야 하듯이, 음과 양도 교류하기전에 쉬어야(藏) 한다는 뜻이다.
다시 주원승선생의 귀장술의:歸藏述意를 보면 “귀장역은 황제씨가 복희씨의 연산역을 부연해 지은 것이다. 자연의 수로써 자연의 음에 합하고, 자연의 음으로써 자연의 상에 합하며, 갑자로 연유하여 곤(坤)을 숨기고 건(乾)에 들여서, 계해에 이르러 비(比)에 들이고 박(剝)에 숨기니, 곤과 건을 머리로하고 비와 박을 끝으로 함이라. 복희 64괘 384효의 차례를 순환하여 6갑과 5자(1회갑 안에는 甲이 여섯번 子가 다섯번 돌아 온다)가 한터럭도 서로 합하지 않음이 없다. 공자께서 ‘내가 곤과 건을 얻었다’고 하셨으니, 이 귀장역을 말하는 것이다”고 하셨으니, 귀장역은 음률과 천간지지를 활용하여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이어 “공영달과 여러 선비가 다 말하길 ‘귀장은 황제씨 때 일어나 상나라 때 썼다’하고, 세보:世譜 등의 책을 살펴보면 ‘황제는 일명 귀장씨’라하고, 또 제왕세계:帝王世系를 살펴보면 ‘상나라때 모든 임금이 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로 이름을 삼았다’하니, 무릇 이름은 제왕의 큰 보물이다. 성인이 다 취했으니, 바로 귀장역으로써 하늘과 땅의 마음을 본떠서 만물의 정을 나눈 것이다. 크게는 세운과 더불어 서로 유통하고, 작게는 일시와 더불어 서로 통하니(統攝), 무릇 성명(性命)을 근원하고, 예악(禮樂)을 지으며, 도량(度量)을 정하고, 권석(權石)을 균일히 하며, 백성의 기강(民紀)을 다스리고, 군령(軍聲)을 들으며, 정과 삭(正朔)을 나누고, 기후를 살핌이 한가지도 이것에 근본하지 않음이 없다. 참조화의 지극한 신이요, 역도(易道)의 지극히 정미로움이니 백성들에게 하루도 없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고하여, 귀장역은 황제씨가 지은 것이고, 이는 천간지지로 하늘의 주기(週期)를 본받고, 음률로써 모든 만물의 조화로움을 본받아 귀장역을 지었다고 주장하였다.
또 매공언(買公彦)이 “귀장은 순곤(純坤:)으로 머리를 삼았다. 곤은 땅이니 만물이 돌아가서 땅가운데로 감추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귀장이라고 했다. 귀장이 비록 황제씨가 지었으나 실제로 복희씨의 괘서(卦序)를 순환하였다(그대로 썼다).”라 하고, 한서의 율력지에 “복희씨가 8괘를 그음에 수로 말미암아 일으켰으며, 황제씨에 이르러 크게 갖추어졌다”라 하니, 귀장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주원승선생은 “옛적에 황제씨가 대요(大撓)에게 명하여 갑자를 짓고 영윤(伶倫)에게 명하여 율려를 짓되, 오행의 정수를 궁구해서 갑·을로써 해를 이름하여 간(干)이라 이르고, 자·축으로써 달을 이름하여 지(支)라 하였다. 간(干)은 줄기의 뜻이니 양이고, 지(支)는 가지의 뜻이니 음이다. 간은 10이고 지는 12니, 이는 양수가운데 음수가 있고 음수가운데 양수가 있는 것이다. 간지가 서로 배합해 60을 이루니 이를 일러 육갑(六甲)이라하고, 육갑의 순환을 64괘에 배합하여 시작을 곤(坤)과 건(乾)으로, 마침을 비(比)와 박(剝)으로 하니 귀장(돌아가 감추는)역이 이 가운데 있는 것이다.
상나라 사람이 쓴 것이 귀장역이다. 비록 간략히 되어 전함이 없으나, 자손이 실용하여 내려오면서 세대(世代)로 육갑의 이름을 써서 이름과 호칭을 해왔으니 또한 그 내용을 고찰할 수 있다. 주나라 문왕이 그 변화에 통하여 그 뜻을 연역하되, 64괘를 취하여 36괘로 간략히 하니 이것이 주역이다. 그러나 주례에 ‘태복이 3역의 법을 관장하고 서인(筮人)이 3역을 관장함으로써 ‘구서(龜筮)’의 이름을 분별하였다’고 하니, 처음에는 주역을 쓴다고 해서 귀장을 쓰지 못하게 하지는 않은 것이다.
노나라 양공 9년편을 보면 목강(穆姜)이 점을 쳐서 ‘간괘가 변해서 수괘가 되었다(艮之八)’고 하니, 두예(杜預)가 이를 해석하여 “이것이 연산‧귀장‧주역을 섞어 씀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으로써 춘추시대를 보면 귀장이 그때까지도 없어지지 않았다.
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은나라의 도(道)를 보고자하여 송(宋)나라로 갔는데, 자료는 부족하였으나 곤·건(坤乾)을 얻었다’고 하셨으니, 해석하는 자가 말하길 ‘공자께서 상나라 음양의 책을 얻었다. 그 책에 귀장이 있었다’라고 하였다.
오호라! 귀장역이 비록 머나 귀장의 도는 천년을 하루같이 지나왔으니, 우리 부자(孔子)의 이 한마디의 공에 힘입은 것이다. 이로부터 전해오는 역사서에 들리는 바는 없으나 수서:隋書의 경적지에 ‘귀장역은 한나라 초기에 이미 사라졌다. 비록 진(秦)나라에 글이 남아 있었으나, 오직 복서(卜筮)만이 실려 있어서 성인의 뜻과는 같지 않다. 본래의 괘는 존재하여 주역에서 관(冠)을 취해 은나라(殷商)의 빠짐을 보충했으나, 지금에 이르러 다 없어졌다’라 하였으나, 귀장역에 관한 책이 비록 없어졌으나 선천 연산의 괘 순서로 귀장역을 거의 추론할 수 있으니, 진실로 귀장의 쌓임을 알면 주역이 그 거의 밝혀지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주원승선생의 이와같은 말씀으로 살펴 볼 때, 귀장역이 전해지지 않아 그 실증이 없다하나, 역을 배우는 사람으로써 이러한 자료를 모으고 또 내용을 미루어 나가는 것이 성인의 본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2. 오행 납음수
일반적으로 오행은 상생의 원리를 쓰고 있다. 다만 낙서에서는 상극의 원리로 그 자리가 정해졌는데, 얼핏 수와 자리로만 생각하면 하도와 낙서가 서로 상반된 것 같으나, 납음을 생각해보면 서로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하도는 하늘을 본받은 것이고 낙서는 땅을 본받은 것이라고 할때, 하늘의 도가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서로 상반된 논리(하도는 상생,낙서는 상극의 논리)를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연의 조화로움은 간단하고 쉬워서 복잡한 논리로 설명되는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오행 납음수로 살피면 이 것이 하나로 귀일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원승 선생은 “하도와 낙서가 오행을 갖춤은 생하고 생하는 이치이다. 하도는 동은 목, 남은 화, 중앙은 토, 서는 금, 북은 수이니 상생의 차례를 밝혔는데, 낙서는 3·8목이 동에 있고, 4·9금은 남에, 2·7화는 서에, 1·6수는 북에, 5토는 중앙에 있어서, 그 차례가 상생하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낙서는 납음을 쓰기 때문이니, 상생의 차례가 실제로는 납음에 의거하여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이 없는 것이다. 수(水)는 본래 음(소리)이 없지만, 토로 인하여 부딪치면서 흐르면 음이 있게되니, 수는 토의 수 5를 쓴다. 화(火)는 본래 음이 없지만, 수로 인해 모이게 되면 음이 있게되니, 화는 수의 수 1·6을 쓴다. 토(土)는 본래 음이 없지만, 화로 인해 질그릇이 되면 음이 있게 되니, 토는 화의 수 2·7을 쓴다. 오직 목과 금만이 자연의 음이 있기 때문에, 그 수를 바꾸지 않는다(목과 금은 자신의 수인 3·8과 4·9를 쓴다).
이런 까닭에 낙서에서도 수는 목을 생하고, 목은 화를 생하며, 화는 토를 생하고, 토는 금을 생하며, 금은 수를 생하게 되니, 자리(位)와 차례(序)가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중앙토에 水가 가고, 1·6수자리에 火가 가고, 2·7화의 자리에 土가 가면 상극이던 낙서가 상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오행 납음수와 오행 생성수가 서로 상반된것 같으나, 실은 서로 말미암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오행 생성수는 하도에서 오고, 오행납음수는 낙서에서 온 것이니, 하도와 낙서가 서로 안과 밖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이제 오행 납음을 요약하면,
수(水)의 수는 1·6인데 토(土)로 인해 음을 이루니(물은 흙으로 그 길을 막으면 격랑이 되어 소리를 내게 된다), 수의 납음수는 토의 수인 5를 쓴다.
화(火)의 수는 2·7인데 수(水)로 인해 음을 이루니(불은 물에 닿게 되면 소리를 내게 된다), 납음수는 수의 수인 1·6을 쓴다.
목(木)의 수는 3·8인데 능히 스스로 소리를 이루니, 납음수는 자신의 수인 3·8을 쓴다.
금(金)의 수는 4·9인데 능히 스스로 소리를 이루니, 납음수는 자신의 수인 4·9를 쓴다.
토(土)의 수는 5인데 화(火)로 인하여 음을 이루니(흙은 불로 도자기를 만들면 소리를 얻는다), 납음수는 화의 수인 2·7을 쓴다.가 된다. 이 납음에 의하여 귀장역의 오행이 차례로 감추어지는 것이다.
참고로 오행을 8괘에 연관시키면 乾() 및 兌()는 금에(건은 양금,태는 음금), 離()는 화에, 震() 및 巽()은 목에(진은 양목,손은 음목), 坎()은 수에, 艮() 및 坤()은 토에(간은 양토,곤은 음토) 각기 배속된다. 여기에서 금·토·목은 각기 음양의 짝이 있으나 수와 화는 홀로 있는 것은, 금·목·토의 괘는 양 또는 음으로 치우쳐있기 때문에 음으로 치우친 것은 양괘가, 양으로 치우친 것은 음괘가 각기 짝이 되는 것이고, 수(감괘)와 화(리괘)는, 각기 양의 정수가 음의 집 한가운데(坎괘) 있고, 음의 정수가 양의 집 한가운데 있으므로(離괘) 그 안에 음양을 스스로 갖춘 것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있는 것이다.
3) 납음 붙이는 방법
이는 간지에 오행의 납음을 붙이는 방법으로, 귀장역이 64괘에서 용괘(48괘)와 장괘(16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간지에 각각의 자리에 대대한 수를 정하고, 이를 천간 둘 지지 둘해서 네 수를 합한 후, 10으로 제한 나머지 수를 오행납음수에 의해 음을 붙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자(邵康節)께서 말씀하시길 “책수는 10을 쓰지 않으니, 10은 있고 없음(태극과 만물)의 사이기 때문이다. 항차 자연의 수임에랴?”라 하시니, 이제 육갑 납음이 책수의 10을 만나면 다 제하고 쓰지 않으며, 책수를 제하고 남은 수만을 쓰는 것이다.
※ 1이나 6이 남으면 화가 되고, 2나 7이 남으면 토가 되고, 3이나 8이 남으면 목이 되고, 4나 9가 남으면 금이 되고, 5나 10이 남으면 수가 되니, 책수는 10을 쓰지 않으나 그 뜻은 이러한 계산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10은 온전한 수인데, 10을 쓰지 않음은 어째서인가? 귀장역이 낙서를 본받아 취한 때문이다. 낙서는 10수를 감추어 갖추지 못했으니, 귀장역에 10을 버리고 쓰지 않는 것이다. 10을 버리고 쓰지 않은 뒤에야 납음의 수가 그 씀을 드러내니, 이 쓰지 않는 것이 쓰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정리하면 60간지를 순차적으로 놓고 천간은 10수인데 이는 음양으로 나뉘니,그 반인 9·8·7·6·5의 다섯수를 쓰고, 지지는 12수인데 이도 역시 음양이 있으니, 9·8·7·6·5·4의 여섯수를 쓴다. 다시말해 천간은 60간지에 모두 여섯번 반복되므로 9·8·7·6·5를 여섯번 반복하고, 지지는 다섯번 반복되므로 9·8·7·6·5·4를 다섯번 반복한다. 갑자와 을축을 예로하면, 갑(9) 자(9) 을(8) 축(8)의 네 수를 합하면 합이 34인데 이를 10으로 나누면 4가 남는다. 4는 금의 수이니, 갑자와 을축은 모두 금이 되고, 단지 갑자는 양금이 되고 을축은 음금이 되는 것이다. 병인과 정묘를 예로 들면 병(7) 인(7) 정(6) 묘(6)의 네 수를 합하면 합이 26인데 이를 10으로 나누면 6이 남는다. 6은 화의 수이니, 병인과 정묘는 모두 화가 되고, 병인은 양화 정묘는 음화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하면 60간지에 오행 및 그 음양을 나눌 수 있게 된다.
그 예를 도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