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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般涅盤經卷第三十六
憍陳如品第二十五之下
교진여품제이십오지하
25. 교진여품 ②
復有梵志名淨作如是言瞿曇一切衆生不知何法
부유범지명정작여시언구담일체중생부지하법
見世間常無常亦常無常非有常非無常乃至非如
견세간상무상역상무상비유상비무상내지비여
去非不如去佛言善男子不知色故乃至不知識故
거비불여거불언선남자부지색고내지부지식고
見世間常乃至非如去非不如去梵志言瞿曇衆生
견세간상내지비여거비불여거범지언구담중생
또 범지(梵志)가 있으니, 이름은 청정부(淸淨浮)라.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모든 중생들은 무슨 법을 알지 못하여서 세간이 항상하다, 무상하다,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항상함도 아니고 무상함도 아니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아니함도 아니라 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색을 알지 못하는 연고며, 나아가 식을 알지 못하는 연고로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느니라." 범지가 말하였다. "구담이여, 중생들이
知何法故不見世間常乃至非如去非不如去佛言
지하법고불견세간상내지비여거비불여거불언
善男子知色故乃至知識故不見世間常乃至非如
선남자지색고내지지식고불견세간상내지비여
去非不如去梵志言世尊唯願爲我分別解說世間
거비불여거범지언세존유원위아분별해설세간
常無常佛言善男子若人捨故不造新業是人能知
상무상불언선남자약인사고부조신업시인능지
무슨 법을 알면,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지 않겠나이까?" "선남자여, 색을 아는 연고며, 나아가 식을 아는 연고로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지 않느니라."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세간이 항상함과 무상함을 분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선남자여, 만일 사람이 낡은 것을 버리고 새 업을 짓지 않으면,
常與無常梵志言世尊我已知見佛言善男子汝云
상여무상범지언세존아이지견불언선남자여운
何見汝云何知世尊故名無明與愛新名取有若人
하견여운하지세존고명무명여애신명취유약인
遠離是無明愛不作取有是人眞實知常無常我今
원리시무명애부작취유시인진실지상무상아금
已得正法淨眼歸依三寶唯願如來聽我出家佛告
이득정법정안귀의삼보유원여래청아출가불고
이 사람이 항상하고 무상함을 아는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고 보았나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알았으며 어떻게 보았는가?" "세존이시여, 낡은 것은 무명과 애라 하옵고, 새것은 취(取)와 유(有)라 하나니, 사람이 만일 무명과 애를 멀리 여의고, 취와 유를 짓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진실하게 항상함과 무상함을 아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바른 법의 깨끗한 눈을 얻삽고 3보에 귀의하오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제가 출가함을 허락하옵소서." 부처님께서 교진여에게 분부하셨다.
憍陳如聽是梵志出家受戒時憍陳如受佛敕已將
교진여청시범지출가수계시교진여수불칙이장
至憎中爲作羯磨令得出家十五日後諸漏永盡得
지증중위작갈마령득출가십오일후제루영진득
阿羅漢果犢子梵志復作是言瞿曇我今欲問能見
아라한과독자범지부작시언구담아금욕문능견
聽不如來黙然第二第三亦復如是犢子復言瞿曇
청불여래묵연제이제삼역부여시독자부언구담
"이 범지가 출가하여 계를 받음을 허락하여라." 교진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대중에게로 데리고 가서 갈마(羯磨)를 행하여 출가하게 하였더니, 보름 후에 모든 번뇌가 아주 다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독자(犢子) 범지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물으려는데 허락하겠습니까?"여래는 잠자코 계셨고,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리하셨다. 독자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구담이여,
我久與汝共爲親友汝之與我義無有二我欲諮問
아구여여공위친우여지여아의무유이아욕자문
何故黙然爾時世尊作是思惟如是梵志其性儒雅
하고묵연이시세존자시사유여시범지기성유아
純善質直常爲知故而來諮啓不爲惱亂彼若問者
순선질직상위지고이래자계불위뇌란피약문자
當隨意答佛言犢子善哉善哉隨所疑問吾當答之
당수의답불언독자선재선재수소의문오당답지
저는 오래전부터 당신의 친구가 되었으며, 당신은 나와는 둘이 아닌데, 내가 묻는 것에 어찌 잠자코 계십니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범지는 성품이 선비답고 아담하며 착하고 질직(質直)하여서 매양 알기 위하여 묻는 것이요, 남을 시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 저가 물으면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독자여, 훌륭한 일이다. 의심나는 대로 물으면 내가 대답하리라."
犢子言瞿曇世有善耶如是梵志有不善耶如是梵
독자언구담세유선야여시범지유불선야여시범
志瞿曇願爲我說令我得知善不善法佛言善男子
지구담원위아설령아득지선불선법불언선남자
我能分別廣說其義今當爲汝簡略說之善男子欲
아능분별광설기의금당위여문략설지선남자욕
名不善解脫欲者名之爲善瞋恚愚癡亦復如是殺
명불선해탈욕자명지위선진에우치역부여시살
"구담이여, 세상에 선(善)이 있는가?" "그러니라, 범지여." "불선이 있는가?"
"그러니라, 범지여." "구담이여,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하여서 저로 하여금 선과 불선의 법을 알게 하소서." "선남자여, 나는 그 뜻을 자세히 분별하여 말할 수 있거니와, 이제 그대를 위하여 간략히 말하리라. 선남자여, 탐욕을 불선이라 하고, 탐욕에서 해탈함을 선이라 하며,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도 그와 같으니라.
名不善不殺名善乃至邪見亦復如是善男子我今
명불선불살명선내지사견역부여시선남자아금
爲汝已說三種善不善法及說十種善不善法若我
위여이설삼종선불선법급설십종선불선법약아
弟子能作如是分別三種善不善法及說十種善不
제자능작여시분별삼종선불선법급설십종선불
善法當知是人能盡貪欲瞋恚愚癡一切諸漏斷一
선법당지시인능진탐욕진에우치일체제루단일
살생을 선이라 하지않으며, 살생하지 않음을 선이라 하며, 나아가 삿된 소견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으며, 또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노라. 만일 나의 제자가 이러한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 나아가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능히 분별하면, 이 사람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은 온갖 번뇌를 다하였고 온갖 유를 끊은 것이니라."
切有梵志言瞿曇是佛法中頗有一比丘能盡如是
체유범지언구담시불법중파유일비구능진여시
貪欲恚癡一切諸漏一切有不佛言善男子是佛法
탐욕에치일체제루일체유불불언선남자시불법
中非一二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比丘等能盡如
중비일이삼내지오백내유무량제비구등능진여
是貪欲瞋癡一切諸漏一切諸有瞿曇置一比丘是
시탐욕진치일체제루일체제유구담치일비구시
"구담이여, 불법 가운데 한 비구라도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다한 이가 있나이까?"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비구들이 이러한 탐욕과 생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하였느니라." "구담이여, 한 비구는 그만두고,
佛法中頗有一比丘尼能盡如是貪欲瞋癡一切諸
불법중파유일비구니능진여시탐욕진치일체제
漏一切有不佛言善男子是佛法中非一二三乃至
루일체유불불언선남자시불법중비일이삼내지
五百乃有無量諸比丘尼能斷如是貪欲瞋癡一切
오백내유부량제비구니능단여시탐욕진치일체
諸漏一切諸有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是
제루일체제유독자언구담치일비구일비구니시
불법 가운데는 한 비구니라도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한 이가 있나이까?"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비구니들이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끊었느니라." "구담이여, 한 비구와 한 비구니는 그만두고,
佛法中頗有一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度疑彼
불법중파유일우파새지계정근범행청정도의피
岸斷於疑網不佛言善男子我佛法中非一二三乃
안단어의망불불언선남자아불법중비일이삼내
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斷
지오백재유무량제우파새지계정근범행청정단
五下結得阿那含度疑彼岸斷於疑網犢子言瞿曇
오하결득아나함도의피안단어의망독자언구담
불법 가운데 한 우바새(優婆塞)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고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나이까?" "선남자여,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새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오하분결(五下分結)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느니라." "구담이여,
置一比丘一比丘尼一優婆塞是佛法中頗有一優
치일비구일비구니일우파새시불법중파유일우
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度疑彼岸斷疑網不佛言
파이지계정근범행청정도의피안단의망불불언
善男子是佛法中非一二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
선남자시불법중비일이삼내지오백내유무량제
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斷五下結得阿那含度
우파새지계정근범행청정단오하결득아나함도
한 비구, 한 비구니, 한 우바새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서 한 우바이(優婆夷)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나이까?" "선남자여,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이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5하분결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疑彼岸斷於疑網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
의피안단어의망독자언구담치일비구일비구니
盡一切漏一優婆塞一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
진일체루일우파새일우파이지계정근범행청정
斷於疑網是佛法中頗有優婆塞受五欲樂心無疑
단어의망시불법중파유우파새수오욕락심무의
網不佛言善男子是佛法中非一二三乃至五百乃
망불불언선남자시불법중비일이삼내지오백내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느니라." "구담이여, 한 비구, 한 비구니가 온갖 번뇌를 다하거나, 한 우바새, 한 우바이가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을 끊은 이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 우바새로 5욕락을 받으면서 마음에 의심이 없는 이가 있나이까?"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有無量諸優婆塞斷於三結得須陀洹薄貪恚癡得
유무량제우파새단어삼결득수타원박탐에치득
斯陀含如優婆塞優婆夷亦如是世尊我於今者樂
사타함여우파새우파이역여시세존아어금자락
說譬喩佛言善哉善哉樂說便說世尊譬如難陀婆
설비유불언선재선재락설편설세존비여난타파
難陀龍王等降大雨如來法雨亦復如是平等雨於
난타룡왕등강대우여래법우역부여시평등우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새가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얻었으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엷어져서 사다함을 얻었으며, 우바새와 같이 우바이도 그러하니라."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비유를 말하려 하나이다." "좋은 말이다. 말하려거든 말하여 보아라." "세존이시여, 마치 난타(難陀)와 바난타(婆難陀) 용왕들이 큰비를 내리듯이 여래의 법비도 그와 같아서
優婆塞優婆夷世尊若諸外道欲來出家不審如來
우파새우파이세존약제외도욕래출가불심여래
幾月試之佛言善男子皆四月試不必一種世尊若
세월시지불언선남자개사월시불필일종세존약
不一種唯願大慈聽我出家爾時世尊告憍陳如聽
불일종유원대자청아출가이시세존고교진여청
是犢子出家受戒時憍陳如受佛敕已立衆僧中爲
시독자출가수계시교진여수불칙이립중승중위
우바새·우바이에게 평등하게 내리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외도들이 와서 출가하려 하오면, 여래께서는 몇 달 동안이나 시험하시나이까?" "선남자여, 다 넉 달씩 시험하거니와, 한결같지는 아니하니라." "세존이시여, 만일 한결같지 않사오면, 바라건대 대자대비로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이 때에 세존께서 교진여에게 분부하셨다.
"독자가 출가하여 계를 받는 것을 허락하라." 그 때에 교진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대중 가운데서
作羯磨於出家後滿十五日得須陀洹果旣得果已
작갈마어출가후만십오일득수타원과기득과이
復作是念若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得堪任見佛
부작시념약유지혜종학득자아금이득감임견불
卽往佛所頭面作禮修敬已畢卻住一面白佛言世
즉왕불소두명작예수경이필각주일면백불언세
尊諸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得唯願爲我重分別
존제유지혜종학득자아금이득유원위아중분별
갈마를 하였더니, 보름이 찬 뒤에 수다원과를 얻었다. 수다원과를 얻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지혜를 배워서 얻을 것은 내가 이미 얻었으니, 이제는 부처님을 뵈올 만하다.'곧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예경을 마치고는 한쪽 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배워서 얻을 모든 지혜를 제가 이미 얻었나이다.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다시 분별하여 말씀하시어,
說令我獲得無學智慧佛言善男子汝勤精進修習
설령아획득무학지혜불언선남자여근정진수습
二法一奢摩他二毗婆舍那善男子若有比丘欲得
이법일탈마타이비파사나선남자약유비구욕득
須陀洹果亦當勤修如是二法若復欲得斯陀含果
수타원과역당근수여시이법약부욕득사타함과
阿那含果阿羅漢果亦當修習如是二法善男子若
아나함과아라한과역당수습여시이법선남자약
저로 하여금 무학의 지혜를 얻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두 가지 법을 닦을지니, 하나는 사마타(奢摩他)요, 또 하나는 비바사나(毘婆舍那)니라. 선남자여, 만일 비구가 수다원과를 얻으려면, 이 두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사다함과나 아나함과나 아라한과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有比丘欲得四禪四無量心六神通八背捨八勝處
유비구욕득사선사무량심육신통팔배사팔승처
無諍智頂智畢竟智四無礙智金剛三昧盡智無生
무쟁지정지필경지사무애지금강삼매진지무생
智亦當修習如是二法善男子若欲得十住地無生
지역당수습여시이법선남자약욕득십주지무생
法忍無相法忍不可思議法忍聖行梵行天行菩薩
법인무상법인불가사의법인성행범행천행보살
만일 비구가 4선정·4무량심·6신통·8배사(背捨)·8승처(勝處)·무쟁지(無諍智)·정지(頂智)·필경지(畢竟智)·4무애지(無礙智)·금강삼매·진지(盡智)·무생지(無生智)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10주지(住地)·무생법인(無生法忍)·무상법인(無相法忍)·불가사의법인(不可思議法忍)·성행(聖行)·범행(梵行)·천행(天行)·보살행·
行虛空三昧智印三昧空無相無作三昧地三昧不
행허공삼매지인삼매공무상무작삼매지삼매불
退三昧首楞嚴三昧金剛三昧阿耨多羅三藐三菩
퇴삼매수릉엄삼매금강삼매아뇩다라삼막삼보
提佛行亦當修習如是二法犢子聞已禮拜而出在
리불행역당수습여시이법독자문이예배이출재
娑羅林中修是二法不久卽得阿羅漢果是時復有
사라림중수시이법불구즉득아라한과시시부유
허공삼매·지인삼매(智印三昧)·공(空)삼매·무상(無相)삼매·무작(無作)삼매·지(地)삼매·불퇴(不退)삼매·수릉(首楞)삼매·금강삼매·아뇩다라삼먁삼보리·불행(佛行)을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독자가 듣고는 예배하고 나와서 사라숲 속에서 이 두 법을 닦더니,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과를 얻었다. 이 때에 또
無量比丘欲往佛所犢子見已問言大德欲何所至
무량비구욕왕불소독자견이문언대덕욕하소지
諸比丘言欲往佛所犢子復言諸大德若至佛所願
제비구언욕왕불소독자부언제대덕약지불소원
爲宣啓犢子梵志修二法已得無學智今報佛恩入
위선계독자범지수이법이득무학지금보불은입
般涅槃時諸比丘至佛所已白佛言世尊犢子比丘
반열반시제비구지불소이백불언세존독자비구
한량없는 비구들이 부처님 계신 데 가려고 하는 것을 독자가 보고 물었다. "큰스님들 어디로 가십니까?" "부처님 계신 데 가렵니다." "큰스님들, 부처님께 가시거든 원컨대,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 하여 반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어 주십시오." 비구들은 부처님 계신 데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독자 비구가
寄我等語世尊犢子梵志修習二法得無學智今報
기아등어세존독자범지수습이법득무학지금보
佛恩入於涅槃佛言善男子犢子梵志得阿羅漢果
불은입어열반불언선남자독자범지득아라한과
汝等可往供養其身時諸比丘受佛敕已還其尸所
여등가왕공양기신시제비구수불칙이환기시소
大設供養納衣梵志復作是言瞿曇如瞿曇所說無
대설공양납의범지부작시언구담여구담소설무
저희들에게 부탁하기를 '세존이시여,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하여 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라 하더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독자 범지가 아라한과를 얻었으니, 너희들은 함께 가서 그 몸에 공양하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그 시신이 있는 데 가서 크게 공양을 베풀었다. 납의(納衣) 범지가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의 말과 같이
量世中作善不善未來還得善不善身是義不然何
량세중작선불선미래환득선불선신시의불연하
以故如瞿曇說因煩惱故獲得是身若因煩惱獲得
이고여구담설인번뇌고획득시신약인번뇌획득
身者身爲在先煩惱在先若煩惱在先誰之所作住
신자신위재선번뇌재선약번뇌재선수지소작주
在何處若身在先云何說言因煩惱得是故若言煩
재하처약신재선운하설언인번뇌득시고약언번
'한량없는 세상에서 선과 불선을 지었으므로 오는 세상에서 선한 몸과 불선한 몸을 얻는다' 하였으나, 이치가 그렇지 않나이다. 왜냐 하면 구담이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이 몸을 얻는다' 하였으니, 번뇌로 인하여 몸을 얻는다면, 몸이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다면, 누가 지었으며 어디 머물러 있었던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면, 어떻게 번뇌로 인하여 얻는다 말하겠는가.
惱在先是則不可若身在先是亦不可若言一時又
뇌재선시즉불가약신재선시역불가약언일시우
亦不可先後一時義皆不可是故我說一切諸法皆
역불가선후일시의개불가시고아설일체제법개
有自性不從因緣復次瞿曇堅是地性溼是水性熱
유자성부종인연부차구담견시지성습시수성열
是火性動是風性無所罣礙是虛空性是五大性非
시화성동시풍성무소괘애시허공성시오대성비
그러므로 번뇌가 먼저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고, 몸이 먼저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고, 한꺼번에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니라. 먼저 있었다, 나중에 있었다, 한꺼번에 있었다 함이 모두 옳지 못하므로, 나는 말하기를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있는 것이고,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 하오. 또 구담이여, 굳은 것은 땅의 성품이요, 젖는 것은 물의 성품이요, 더운 것은 불의 성품이요, 동함은 바람의 성품이요, 걸림이 없는 것은 허공의 성품이니, 이 5대의 성품은
因緣有若使世間有一法性非因緣有一切法性亦
인연유약사세간유일법성비인연유일체법성역
應如是非因緣有若有一法從因緣有何因緣有五
응여시비인연유약유일법종인연유하인연유오
大之性不從因緣瞿曇衆生善身及不善身獲得解
대지성부종인연구담중생선신급불선신획득해
脫皆是自性不從因緣是故我說一切諸法自性故
탈개시자성부종인연시고아설일체제법자성고
인연으로 인하여 있는 것이 아니요, 만일 세간에서 한 가지 법의 성품이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법의 성품도 그와 같아서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니라. 만일 한 가지 법이라도 인연으로 있는 것이라면, 무슨 연고로 5대의 성품은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는가. 구담이여, 중생들이 선한 몸으로나 불선한 몸으로나 해탈을 얻는 것은 모두 자기의 성품이요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법들이 제 성품으로 있는 것이요,
有非因緣生復次瞿曇世間之法有定用處譬如工
유비인연생부차구담세간지법유정용처비여공
匠云如是木任作車輿如是任作門戶床几亦如金
장운여시목임작차여여시임작문호상궤역여금
師所可造作在額上者名之爲鬘在頸下者名之爲
사소가조작재액상자명지위만재경하자명지위
纓在臂上者名之爲釧在指上者名之爲環用處定
영재비상자명지위천재지상자명지위환용처정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오. 구담이여, 세간의 법들이 일정하게 쓰는 곳이 있나니, 마치 목수는 말하기를 '이 나무로는 수레를 만들고, 이 나무로는 창호나 책상을 만들 것이라' 하며, 금사(金師)가 만드는 것도 이마에 두르는 것은 화만[鬘]이라 하고, 목에늘어뜨리는 것은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은 팔찌라 하고, 손가락에 끼는 것은 가락지라 하듯이, 쓰는 곳이 일정한 연고로 결정된 성품이라 합니다.
故名爲定性一切衆生亦復如是有五道性故有地
고명위정성일체중생역부여시유오도성고유지
獄餓鬼畜生人天若如是者云何說言從於因緣復
옥아귀축생인천약여시자운하설언종어인연부
次瞿曇一切衆生其性各異是故名爲一切自性如
차구담일체중생기성각이시고명위일체자성여
龜陸生能自入水犢子生已能自飮乳魚見鉤餌自
구육생능자입수독자생이능자음유어견구이자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5도의 성품이 있으므로 지옥·아귀·축생·인간·천상이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어찌하여 인연을 따른다 하겠는가." 구담이여, 모든 중생의 성품이 제각기 다르므로 온갖 가지 제 성품이라 합니다. 구담이여, 거북은 육지에 나서도 스스로 물에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젖을 먹을 수 있고, 물고기가 낚시의 미끼를 보고는
然呑食毒蛇生已自然食土如是等事誰有敎者如
연탄식독사생이자연식사여시등사수유교자여
刺生已自然頭尖飛鳥毛羽自然色別世間衆生亦
척생이자연두첨비조모우자연색별세간중생역
復如是有利有鈍有富有貧有好有醜有得解脫有
부여시유리유둔유부유빈유호유추유득해설유
不得者是故當知一切法中各有自性復次瞿曇說
부득자시고당지일체법중각유자성부차구담설
스스로 삼키며, 독사가 나서는 자연히 흙을 먹나니, 이런 것은 아무도 가르치는 이가 없는 것이며, 가시는 나면서 끝이 뾰족하고, 나는 새는 털빛이 제각기 다르나니,세간의 중생들도 그러하여 영리한 이도 있고 둔한 이도 있고, 부자도 있고 가난한 이도 있고, 잘난 이도 있고 못난 이도 있으며,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나쁜 데 사는 이도 있나이다. 그러므로 온갖 법 중에는 제각기 제 성품이 있는 것이오.또 구담이 말하기를
貪欲瞋癡從因緣生如是三毒因緣五塵是義不然
탐욕진치종인연생여시삼독인연오진시의불연
何以故衆生睡時遠離五塵亦復生於貪欲瞋癡在
하이고중생수시원리오진역부생어탐욕진치재
胎亦爾初出胎時未能分別五塵好醜亦復生於貪
태역이초출태시미능분별오진호추역부생어탐
欲瞋癡諸仙賢聖處閑寂處無有五塵亦能生於貪
욕진치제선현성처한적처무유오진역능생어탐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인연으로 생긴다' 하며, 이 3독(毒)이 5진(塵)을 인연한다 하거니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합니다. 왜냐 하면 중생들이 잘 때에는 5진을 멀리 여의었지만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고, 태 속에 있을 때도 그러하며, 태에서 처음 나와서는 5진이 좋고 나쁨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 신선이나 성현들이 한적한 곳에 있을 때에는 5진이 없지만 그래도
欲瞋癡亦復有人因於五塵生於不貪不瞋不癡是
욕진치역부유인인어오진생어불탐부진불치시
故不必從於因緣生一切法以自性故復次瞿曇我
고불필종어인연생일체법이자성고부차구담아
見世人五根不具多饒財寶得大自在有根具足貧
견세인오근불구다요재보득대자재유근구족빈
窮下賤不得自在爲人僕使若有因緣何故如是是
궁하천부득자재위인복사약유인연하고여시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 어떤 이는 5진으로 인하여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음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인연으로부터 온갖 법이 생기는 것이 아니니, 제 성품이 있는 까닭입니다. 또 구담이여, 제가 보건대 세상 사람들이 5근을 구족하지 못하고도 재물이 많고 자재한 이가 있으며, 5근을 구족하고도 빈궁하고 하천하여 자재로 하지 못하고 남의 하인이 되는 이가 있으니, 만일 인연이 있다면, 무슨 연고로 이러합니까?
故諸法各有自性不由因緣復次瞿曇世間小兒亦
고제법각유자성불유인연부차구담세간소아역
復未能分別五塵或笑或啼笑時知喜啼時知愁是
부미능분별오진혹소혹제소시지희제시지수시
故當知一切諸法各有自性復次瞿曇世法有二一
고당지일체제법각유자성부차구담세법유이일
者有二者無有卽虛空無卽免角如是二法一是有
자유이자무유즉허공무즉면각여시이법일시유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인연을 말미암은 것이 아닙니다. 또 구담이여,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5진을 분별할 줄 모르면서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웃을 때에는 기쁜 줄 알고, 울 때에는 걱정하는 줄 아나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모두 제 성품이 있는 줄을 알겠나이다. 또 구담이여, 세상 법이 두 가지니, 하나는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없는 것입니다. 있는 것은 허공이요, 없는 것은 토끼의 뿔이니, 이 두 가지 법에서 하나는 있는 것이므로
故不從因緣二是無故亦非因緣是故諸法有自性
고부종인연이시무고역비인연시고제법유자성
故不從因緣佛言善男子如汝所言如五大性一切
고부종인연불언선남자여여소언여오대성일체
諸法亦應如是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汝法中以
제법역응여시시의불연하이고선남자여법중이
五大是常何因緣故一切諸法悉不是常若世間物
오대시상하인연고일체제법실불시상약세간물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고, 또 하나는 없는 것이므로 인연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므로 인연을 따르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의 말이 5대의 성품과 같아서 모든 법도 그러하다 하거니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그대의 법에서 5대가 항상한 것이라면, 무슨 인연으로 온갖 법이 모두 항상하지 아니하며, 만일 세상 물건이
是無常者是五大性何因緣故不是無常若五大常
시무상자시오대성하인연고불시무상약오대상
世間之物亦應是常是故汝說五大之性有自性故
세간지물역응시상시고여설오대지성유자성고
不從因緣令一切法同五大者無有是處善男子汝
부종인연령일체법동오대자무유시처선남자여
言用處定故有自性者是義不然何以故皆從因緣
언용처정고유자성자시의불연하이고개종인연
무상하다면, 5대의 성품은 무슨 인연으로 무상하지 아니한가. 만일 5대가 항상하다면, 세상 물건도 항상하여야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5대의 성품은 제 성품이 있으므로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여 온갖 법으로 하여금 5대와 같게 하리라' 함이 옳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쓰는 곳이 일정하므로 제 성품이 있다'는 것도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모두 인연으로부터
得名字故若從因得名亦從因得義云何名爲從因
득명자고약종인득명역종인득의운하명위종인
得名如在額上名之爲鬘在頸名纓在臂名釧在車
득명여재액상명지위망재경명영재비명천재차
名輪火在草木名草木火善男子木初生時無箭ḯ
명륜화재초목명초목화선남자목초생시무전
性從因緣故工造爲箭從因緣故工造爲ḯ是故不
성종인연고공조위전종인연고공조위시고불
이름을 얻는 연고니라. 만일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면, 역시 인연으로부터 뜻을 얻어야 할 것이니라. 어떤 것을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 하는가. 마치 이마 위에 있는 것을 화만이라 이름하고, 목에 있는 것을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을 팔찌라 하고, 수레에 있는 것을 바퀴라 하고, 초목에 불이 있는 것을 초목의 불이라 이름하는 것과 같거니와, 선남자여, 나무가 처음 날 때에는 화살이나 창대의 성품이 없었지만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살을 만들고,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창대를 만드는 것이니,
應說一切法有自性也善男子汝言如龜陸生性自
응설일체법유자성야선남자여언여구육생성자
入水犢子生已性能飮乳是義不然何以故若言入
입수독자생이성능음유시의불연하이고약언입
水非因緣者俱非因緣何不入火犢子生已性能
수비인연자구비인연하불입화독자생이성능
乳不從因緣俱非因緣何不角善男子若言諸法
유부종인연구비인연하부각선남자약언제법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고 말할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거북은 육지에서 났으나 성품이 물로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먹을 수 있다 함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만일 물에 들어가는 것이 인연이 아닐진댄 마찬가지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불에는 들어가지 않는가. 송아지가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빨 수 있는 것이 인연이 아닐진댄 마찬가지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뿔은 빨지 않는가. 선남자여, 만일 말하기를 '모든 법이
悉有自性不須敎習無有增長是義不然何以故今
실유자성불수교습무유증장시의불연하이고금
見有敎緣敎增常是故當知無有自性善男子若一
견유교연교증상시고당지무유자성선남자약일
切法有自性者諸婆羅門一切不應爲淸淨身殺羊
체법유자성자제파라문일체불응위청정신살양
祠祀若爲身祠是故當知無有自性善男子世間語
사사약위신가시고당지무유자성선남자세간어
다 제 성품이 있으므로 가르칠 필요도 없고 증장할 것도 없다' 하는 것은,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지금 보건대 가르침이 있으며, 가르침으로 인하여 증장하나니, 그러므로 제 성품이 없음을 알지니라.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바라문들이 마땅히 청정한 몸을 위하여 양을 잡아서 제사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일 몸을 위하여 제사한다면, 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여, 세간에서 말하는 법이
法凡有三種一者欲作二者作時三者作已若一切
법범유삼종일자욕작이자작시삼자작이약일체
法有自性者何故世中有是三語有三語故故知一
법유자성자하고세중유시삼어유삼어고고지일
切無有自性善男子若言諸法有自性者當知諸法
체무유자성선남자약언제법유자성자당지제법
各有定性若有定性甘蔗一物何緣作漿作蜜石蜜
각유정성약유정성감자일물하연작장작밀석밀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지으려 함이요, 둘은 짓는 때요, 셋은 지어 마친 때니라.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무슨 연고로 세상에 세 가지 말이 있겠는가. 세 가지 말이 있으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선남자여, 만일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법이 각각 일정한 성품이 있을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사탕수수라는 한 물건이 무슨 연고로 즙이 되고, 꿀이 되고 얼음사탕[石蜜]이 되고
酒苦酒等若有一性何緣乃出如是等味若一物中
주고주등약유일성하연내출여시등미약일물중
出如是等當知諸法不得一定各有一性善男子若
출여시등당지제법부득일정각유일성선남자약
一切法有定性者聖人何故飮甘蔗漿石蜜黑蜜酒
일체법유정성자성인하고음감자장석밀흑밀주
時不飮後爲苦酒復還得飮是故當知無有定性若
시불음후위고주부환득음시고당지무유정성약
술이 되고 초[苦酒]가 되는가. 만일 한 가지 성품이라면, 어떻게 이러한 여러 가지 맛이 되는가. 만일 한 물건 가운데서 이런 것들이 난다면, 모든 법은 일정하게 각각 한 성품이 있지 아니한 줄을 알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성인이 무슨 연고로 사탕수수 즙이나 얼음사탕이나 흑설탕은 먹고, 술이었을 때에는 먹지 않다가, 초가 된 뒤에는 다시 먹는가. 그러므로 일정한 성품이 없는 줄을 알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없다면,
無定性云何不因因緣而有善男子汝說一切法有
무정성운하불인인연이유선남자여설일체법유
自性者云何說喩若有喩者當知諸法無有自性若
자성자운하설유약유유자당지제법무유자성약
有自性當知無喩世間智者皆說譬喩當知諸法無
유자성당지무유세간지자개설비유당지제법무
有自性無有一性善男子汝言身爲在先煩惱在先
유자성무유일성선남자여언신위재선번뇌재선
어찌하여 인연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 하거니와, 어떻게 비유를 말하겠는가. 만일 비유할 것이 있다면,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며,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비유가 없음을 알지니라. 세간에 지혜 있는 이는 모두 비유를 말하는 터인즉,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으며 일정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몸이 먼저 있는가, 번뇌가 먼저 있는가'
者是義不然何以故若我當說身在先者汝可難言
자시의불연하이고약아당설신재선자여가난언
汝亦同我身不在先何因緣故而作是難善男子一
어역동아신부재선하인연고이작시난선남자일
切衆生身及煩惱俱無先後一時而有雖一時有要
체중생신급번뇌구무선후일시이유수일시유요
因煩惱而得有身終不因身有煩惱也汝意若謂如
인번뇌이득유신종불인신유번뇌야여의약위여
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내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고 말하였다면, 그대가 그렇게 문난할 수 있거니와, 그대도 나와 같아서 몸이 먼저 있던 것이 아니거늘, 무슨 인연으로 그런 문난을 짓는가. 선남자여, 모든 중생의 몸과 번뇌가 다 먼저 있던 것도 뒤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시에 있는 것이며, 일시에 있더라도 반드시 번뇌로 인하여 몸이 있는 것이요, 마침내 몸으로 인하여 번뇌가 있는 것이 아니니라. 그대가 생각하기를,
人二眼一時而得不相因待左不因右右不因左煩
인이안일시이득불상인대좌불인우우불인좌번
惱及身亦如是者是義不然何以故世間眼見炷之
뇌급신역여시자시의불연하이고세간안견주지
與明雖復一時明要因炷終不因明而有炷也善男
여명수부일시명요인주종불인명이유주야선남
子汝意若謂身不在先故知無因是義不含何以故
자여의약위신부재선고지무인시의불함하이고
'마치 사람의 두 눈이 일시에 있던 것이요 서로 인한 것이 아니니, 왼 눈이 오른 눈을 기다리지 않았고, 오른 눈이 왼 눈을 기다리지 않은 것처럼, 번뇌와 몸도 그와 같다' 하면,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세상 사람이 볼 때에는 심지와 광명이 비록 일시이지만, 광명이 심지로 인하여 있고 광명으로 인하여 심지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생각하기를 '몸이 먼저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인이 없는 줄을 안다' 하면,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若以身先無因緣故名爲無者汝不應說一切法有
약이신선무인연고명위무자여불응설일체법유
因緣若言不見故不說者今見甁等從因緣出何故
인연약언불견고불설자금견병등종인연출하고
不說如甁身先因緣亦復如是善男子若見不見一
불설여병신선인연역부여시선남자약견불견일
切諸法皆從因緣無有自性善男子若言一切法悉
체제법개조인연무유자성선남자약언일체법실
만일 몸보다 먼저는 인연이 없으므로 없다고 이름한다면, 그대도 온갖 법이 다 인연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보지 못하였으므로 말하지 못한다 할진대, 지금 병(甁) 등이 인연으로 생긴 줄을 보거늘, 어찌하여 병과 같이 몸보다 먼저의 인연도 그와 같다고 말하지 않는가. 선남자여, 보거나 보지 않거나, 온갖 법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요, 제 성품이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다
有自性無因緣者汝何因緣說於五大是五大性卽
유자성무인연자여하인연설어오대시오대성즉
是因緣善男子五大因緣雖復如是亦不應說諸法
시인연선남자오대인연수부여시역불응설제법
皆同五大因緣如世人說一切出家精勤持戒旃陀
개동오대인연여세인설일체출가정근지계전타
羅等亦應如是精勤持戒善男子汝言五大有定堅
라등역응여시정근지계선남자여언오대유정견
제 성품이 있고, 인연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왜 인연으로 5대를 말하는가. 이 5대의 성품이 곧 인연이니라. 선남자여, 5대의 인연이 비록 이러하지만 역시 모든 법이 다 5대의 인연과 같다고도 말하지 못할 것이니, 마치 세상 사람이 말하기를 '모든 출가한 이들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지나니, 전다라들도 그와 같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5대가 결정코 굳은
性我觀是性轉故不定善男子酥蠟胡膠於汝法中
성아관시성전고부정선남자수랍호교어여법중
名之爲地是地不定或同於水或同於地故不得說
명지위지시지부정혹동어수혹동어지고부득설
自性故堅善男子白鑞鉛錫銅鐵金銀於汝法中名
자성고견선남자백랍연석동철금은어여법중명
之爲火是火四性流時水性動時風性熱時火性堅
지위화시화사성류시수성동시풍성열시화성견
성품이 있다고 말하거니와, 나는 그 성품이 변하는 것이어서 일정하지 않다고 보느니라. 선남자여, 수랍(酥蠟)과 호교(胡膠)를 그대의 법에서는 지대라 하지만 이 지대[地]란 것이 일정치 아니하여 혹은 물과도 같고, 혹은 땅과도 같으므로 제 성품이 굳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백랍(白鑞)과 납과 땜납[錫]과 동과 철과 금과 은을 그대의 법에서는 화대[火]라 말하지만 이 화대가 네 가지 성품이 있으니, 흐를 때에는 물의 성품이요, 동할 때에는 바람의 성품이요, 더울 때에는 불의 성품이요, 굳을 때에는
時地性云何說言定名火性善男子水性名流若水
시지성운하설언정명화성선남자수성명류약수
凍時不名爲地故名水者何因緣故波動之時不名
동시불명위지고명수자하인연고파동지시불명
爲風若動不名風凍時亦應不名爲水若是二義從
위풍약동불명풍동시역응불명위수약시이의종
因緣者何故說言一切諸法不從因緣善男子若言
인연자하고설언일체제법부종인연선남자약언
땅의 성품이거늘, 어떻게 결정코 화대의 성품이라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물의 성품은 흐르는 것이라 하면서 물이 얼었을 때에도 땅이라 이름하지 아니하고 물이라 한다면, 무슨 인연으로 파도가 동할 때를, 바람이라 이름하지 않는가. 만일 동하는 것을 바람이라 이름하지 않는다면, 얼었을 때도 물이라고 이름하지 말아야 할지니라. 만일 이 두 가지 뜻이 인연을 따르는 것이라 할진댄 무슨 연고로 온갖 법이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선남자여, 만일
五根性能見聞覺知觸故皆是自性不從因緣是義
오근성능견문각지촉고개시자성부종인연시의
不然何以故善男子自性之性性不可轉若言眼性
불연하이고선남자자성지성성불가전약언안성
見者常應能見不應有見有不見時是故當知從因
견자상응능견불응유견유불견시시고당지종인
緣見非無因緣善男子汝言非因五塵生貪解脫是
연견비무인연선남자여언비인오진생탐해탈시
5근의 성품이 능히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감촉하는 것이므로 모두 제 성품이요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 하면, 그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제 성품이란 성품은 변동할 수 없는 것이니, 만일 눈의 성품이 보는 것이라면 항상 보아야 할 것이요, 보는 때도 있고 보지 못할 때도 있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인연을 따라서 보는 것이요,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닌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라'함은
義不然何以故善男子生貪解脫雖復不因五塵因
의불연하이고선남자생탐해탈수부불인오진인
緣惡覺觀故則生貪欲善覺觀故則得解脫善男子
연악각관고즉생탐욕선각관고즉득해탈선남자
內因緣故生貪解脫外因緣故則能增長是故汝言
내인연고생탐해탈외인연고즉능증장시고여언
一切諸法各有自性不因五塵生貪解脫無有是處
일체제법각유자성불인오진생탐해탈무유시처
그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5진의 인연으로 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쁜 각관(覺觀)인 연고로 탐욕을 내고, 선한 각관인 연고로 해탈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안의 인연으로 탐욕과 해탈을 내고, 바깥 인연으로 증장케 하나니,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각각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니라.
善男子汝言具足諸根乏於財物不得自在諸根殘
선남자여언구족제근핍어재물부득자재제근잔
缺多饒財寶得大自在因此以明有自性故不從因
괘다요재보득대자재인차이명유자성고부종인
緣者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衆生從業而有果報
연자시의불연하이고선남자중생종업이유과보
如是果報則有三種一者現報二者生報三者後報
여시과보즉유삼종일자현보이자생보삼자후보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모든 근을 구족하고도 재물이 없어 자재하지 못하기도 하고, 모든 근을 구족하지 못하였는데도 재물이 많고 자재하기도 한다'고 하며, 이런 것으로써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중생들이 업을 따라서 과보를 받거니와, 이 과보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현재에 받는 과보요, 둘은 다음 생에 받는 과보요, 셋은 후생에 받는 과보니라.
貧窮巨富根具不具是業各異若有自性具諸根者
빈궁거부근구불구시업각이약유자성구제근자
應饒財寶饒財寶者應具諸根今者不爾是故定知
응요재보요재보자응구제근금자불이시고정지
無有自性皆從因緣善男子如汝所言世間小兒未
무유자성개종인연선남자여여소언세간소아미
能分別五塵因緣亦啼亦笑是故一切有自性者是
능분별오진인연역제역소시고일체유자성자시
빈궁하거나 부자거나 근을 구족하였거나 구족하지 못한 것은 업이 각각 다른 까닭이니라.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근을 구족한 이가 마땅히 재 물이 부유하고, 재물이 부유한 이는 마땅히 근을 구족할 것이나, 이제 그렇지 아니하므로 결정코 제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요,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5진의 인연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있다'고 하는 것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義不然何以故若自性者笑應常笑啼應常啼不應
의불연하이고약자성자소응상소제응상제불응
一笑一啼若一笑一啼當知一切悉從因緣是故不
일소일제약일소일체당지일체실종인연시고불
應說一切法有自性故不從因緣梵志言世尊若一
응설일체법유자성고부종인연범지언세존약일
切法從因緣有如是身者從何因緣佛言善男子是
체법종인연유여시신자종하인연불언선남자시
왜냐 하면 만일 제 성품이라면 웃는 이는 항상 웃고, 우는 이는 항상 울어야 할 것이요, 한 번 웃고 한 번 울지 않을 것이니라. 만일 한 번 웃다가 한 번 운다면 이것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니,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어서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범지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이 인연으로 있다면, 이 몸은 무슨 인연이오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身因緣煩惱與業梵志言世尊如其是身從煩惱業
신인연번뇌여업범지언세존여기시신종번뇌업
是煩惱業可斷不耶佛言如是如是梵志復言世尊
시번뇌업가단불야불언여시여시범지부언세존
唯願爲我分別解說令我聞已不移是處悉得斷之
유원위아분별해설령아문이불이시처실득단지
佛言善男子若知二邊中間無礙是人則能斷煩惱
불언선남자약지이변중간무애시인즉능단번뇌
"선남자여 이 몸의 인연은 번뇌와 업이니라, 범지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몸을 쫒아서 번뇌와 업이 있다면 이 번뇌와 업을 끊을 수 있지않겠읍니까?" "그러하니라."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씀하시어서 제가 듣고 이 자리에서 모두 끊게 하시옵소서." "선남자여, 만일 두 끝과 중간이 장애되지 않는 줄을 알면 이 사람은 번뇌와
業世尊我已知解得正法眼佛言汝云何知世尊二
업세존아이지해득정법안불언여운하지세존이
邊卽色及色解脫中間卽是八正道也受想行識亦
변즉색급색해탈중간즉시팔정도야수상행식역
復如是佛言善哉善哉善男子善知二邊斷煩惱業
부여시불언선재선재선남자선지이변단번뇌업
世尊唯願聽我出家受戒佛言善來比丘卽時斷除
세존유원청아출가수계불언선래비구즉시단제
업을 끊을 수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사옵고 바른 법의 눈을 얻었나이다." "너는 어떻게 알았느냐?" "세존이시여, 두 끝은 색과 색의 해탈이옵고, 중간은 8정도(正道)이오며,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러하나이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두 끝을 잘 알아서 번뇌와 업을 끊었도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제가 출가하여 계를 받을 것을 허락하옵소서." 부처님께서 "잘 왔도다, 비구여" 하시니,
三界煩惱得阿羅漢果爾時復有婆羅門名曰弘廣
삼계번뇌득아라한과이시부유라라문명왈홍광
復作是言瞿曇知我今所念不佛言善男子涅槃是
부작시언구담지아금소념불불언선남자열반시
常有爲無常曲卽邪見直卽聖道婆羅門言瞿曇何
상유위무상곡즉사견직즉성도파라문언구담하
因緣故作如是說善男子汝意每謂乞食是常別請
인연고작여시설선남자여의매위걸식시상별청
즉시에 삼계의 번뇌를 끊어 버리고 아라한과를 얻었다. 이 때에 다시 홍광(弘廣) 바라문이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을 아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열반은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은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요, 곧은 것은 성인의 도니라."
"구담이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말씀을 하나이까?"
"선남자여, 그대가 항상 생각하기를, '걸식은 항상하고 별청(別請)은
無常曲是戶鑰直是帝幢是故我說涅槃是常有爲
무상곡시호약직시제당시고아설열반시상유위
無常曲僞邪見直謂八正非如汝先所思惟也婆羅
무상곡위사견직위팔정비여여선소사유야파라
門言瞿曇實知我心是八正道悉令衆生得盡滅不
문언구담실지아심시팔정도실령중생득진멸불
爾時世尊黙然不答婆羅門言瞿曇已知我心我今
이시세존묵연부답파라문언구담이지아심아금
무상하며, 굽은 것은 자물쇠[戶鑰]요, 곧은 것은 제석의 짐대'라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열반이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이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요, 곧은 것은 8정도니라'라고 하였나니, 그대가 먼저 생각하던 것은 법에 맞지 않느니라."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이여, 진실로 제 마음을 아시나이다. 이 8정도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멸하게 할 수 있나이까?"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께서는 이미 저의 마음을 아셨나이다. 제가 지금
所問何故黙然而不見答時憍陳如卽作是言大婆
소문하고묵연이불견답시교진여즉작시언대파
羅門若有問世有邊無邊如來常爾黙然不答八聖
라문약유문세유변무변여래상이묵연부답팔성
是直涅槃是常若修八聖卽得滅盡若不修習卽不
시직열반시상약수팔성즉득멸진약불수습즉불
能得大婆羅門譬如大城其城四壁都無孔竅唯有
능득대파라문비여대성기성사벽도무공규유유
묻는 것은 무슨 연고로 잠자코 대답하지 않나이까?" 이 때에 교진여가 말하였다.
"대바라문이여, 만일 세상의 가가 있고 가가 없음을 물으면, 여래께서는 항상 잠자코 계시고 대답하지 않으시오. 8정도는 곧은 것이요, 열반은 항상한 것이니, 8정도를 닦으면 곧 멸진(滅盡)함을 얻으려니와, 닦지 아니하면 얻지 못하는 것이오. 대바라문이여, 마치 큰 성이 있는데, 사면 성벽에는 모두 구멍이 없고, 오직
一門其守門者聰明有智能善分別可放則放可遮
일문기수문자총명유지능선분별가방즉방가차
則遮隨不能知出入多少定知一切有入出者皆由
즉차수불능지출입다소정지일체유입출자개유
此門善男子如來亦爾城喩涅槃門喩八正守門之
차문선남자여래역이성유열반문유팔정수문지
人喩於如來善男子如來今者雖不答汝盡與不盡
인유어여래선남자여래금자수부답여진여부진
한 문이 있으며, 그 문지기가 총명하고 지혜가 있어 분별하여서 출입할 이는 출입하게 하고 거절할 이는 거절하는데, 출입하는 이가 얼마인지는 알지 못하거니와, 모든 출입하는 이는 반드시 이 문으로만 드나드는 것처럼, 선남자여, 여래도 그와 같나니, 성은 열반에 비유한 것이고, 문은 8정도에 비유한 것이고, 문지기는 여래에게 비유한 것이오. 선남자여, 여래께서 지금 그대에게 멸진하고 멸진하지 아니함을 대답하지 아니하셨으나,
其有盡者要當修習是八正道婆羅門言善哉善哉
기유진자요당수습시팔정도파라문언선재선재
大德憍陳如如來善能說微妙法我今實欲知城知
대덕교진여여래선능설미묘법아금실욕지성지
道自作守門憍陳如言善哉善哉汝婆羅門能發無
도자작수문교진여언선재선재여파라문능발무
上廣大之心佛言止止憍陳如是婆羅門非適今日
상광대지심불언지지교진여시파라문비적금일
멸진하는 이는 모름지기 8정도를 닦아야 하오." 바라문이 말하였다.
"좋은 말입니다. 대덕 교진여여, 여래께서 미묘한 법을 잘 말씀하셨사오며, 저는 지금 성(城)을 알고 도(道)를 알며 스스로 문지기가 되려 하나이다." 교진여가 말하였다.
"훌륭한 일이오. 그대 바라문이 능히 위없고 넓고 큰 마음을 내었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교진여여. 이 바라문은 오늘에만
發是心也乃往過去過無量劫有佛世尊名普光明
발시심야내왕과거과무량겁유불세존명보광명
如來應正偏知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士調御丈
여래응정편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
夫天人師佛世尊是人先已於彼佛所發阿耨多羅
부천인사불세존시인선이어피불소발아뇩다라
三藐三菩提心此賢劫中當得作佛久已通達了知
삼막삼보리심차현겁중당득작불구이통달료지
이런 마음을 낸 것이 아니니라.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겁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보광명(普光明)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니라. 이 사람이 그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이 현겁에서 마땅히 부처를 지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법의 행상을 통달하여 분명하게 알았지만
法相爲衆生故現處外道示無所知以是因緣汝憍
법상위중생고현처외도시무소지이시인연여교
陳如不應讚言善哉善哉汝今能發如是大心爾時
진여불응찬언선재선재여금능발여시대심이시
世尊知已卽告憍陳如言阿難比丘今爲所在憍陳
세존지이즉고교진여언아난비구금위소재교진
如言世尊阿難比丘在娑羅林外去此大會十二由
여언세존아난비구재사라림외거차대회십이유
중생을 위하여서 현재 외도에 있으면서 알지 못하는 척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교진여여, 그대는 '훌륭한 일이오. 그대가 능히 이러한 큰 마음을 내었소'라고 칭찬할 것이 아니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아시면서도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아난 비구가 지금 어디 있느냐?" 교진여가 여쭈었다. "아난 비구는 사라숲 밖에 있사온데, 이 대회에서 12유순이 되오며,
旬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嬈亂是諸魔衆悉自變
순이위육만사천억마지소요란시제마중실자변
身爲如來像或有宣說一切諸法從因緣生或有說
신위여래상혹유선설일체제법종인연생혹유설
言一切諸法不從因生或有說言一切因緣皆是常
언일체제법부종인생혹유설언일체인연개시상
法因緣生者悉是無常或有說言五陰是實或說虛
법인연생자실시무상혹유설언오음시실혹설허
6만 4천억 마군의 요란함을 받나이다. 이 마군들은, 모두 여래의 형상처럼 몸을 변화하고서, 혹은 말하되, 온갖 법이 인연으로 생긴다 하고, 혹은 온갖 법이 인연으로부터 생기지 않는다 하고, 혹은 온갖 인연이 다 항상한 법이요, 인연으로 생기는 것은 모두 무상하다 하고, 혹은 5음이 진실한 것이라 하고, 혹은 허망한 것이라 하며,
假入界亦爾或有說言有十二緣或有說言正有四
가입계역이혹유설언유십이연혹유설언정유사
緣或說諸法如幻如化如熱時燄或有說言因聞有
연혹설제법여환여화여열시염혹유설언인문유
法或有說言因思得法或有說言因修得法或復有
법혹유설언인사득법혹유설언인수득법혹부유
說不淨觀法或復有說出息入息或復有說四念處
설부정관법혹부유설웊신입식혹부유설사념처
6입과 18계도 그러하다 하고, 혹은 12인연이 있다 하고, 혹은 네 가지 인연이라 하고, 혹은 모든 법이 환술 같고 변화한 것 같고 아지랑이 같다 하고, 혹은 들음[聞]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생각함[思]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닦음[修]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부정관(不淨觀)하는 법을 말하고, 혹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법을 말하고, 혹은 4념처관(念處觀)을 말하고,
觀或復有說三種觀義七種方便或復有說煖法頂
관혹부유설삼종관의칠종방편혹부유설난법정
法忍法世間第一法學無學地菩薩初住乃至十住
법인법세간제일법학무학지보살초주내지십주
或有說空無相無作或復有說修多羅祇夜毗伽羅
혹유설공무상무작혹부유설수다라기야비가라
那伽陀憂陀那尼陀那阿波陀那伊帝目多伽闍陀
나가타우타나니타나아파타나이제목다가사타
혹은 세 가지 관하는 뜻과 일곱 가지 방편을 말하고, 혹은 난법(煖法)·정법(頂法)·인법(忍法)·세제일법(世第一法)·학지(學地)·무학지(無學地)와 보살의 초주(初住)로부터 10주까지를 말하고, 혹은 공(空)·무상(無相)·무작(無作)을 말하고, 혹은 수다라(修多羅)·기야(祇夜)·비가라나(毗伽羅那)·가타(伽陀)·우타나(憂陀那)·니타나(尼陀那)·아파타나(阿波陀那)·이제목다가(伊帝目多伽)·사타가(闍陀伽)·
伽毗佛略阿浮陀達摩憂波提舍或說四念處四正
가비불략아부타달마우파제사혹설사념처사정
勤四如意足五根七力七覺分八聖道或說內空外
근사여의족오근칠력칠각분팔성도혹설내공외
空內外空有爲空無爲空無始空性空遠離空散空
공내외공유위공무위공무시공성공원리공산공
自相空無相空陰空入空界空善空不善空無記空
자상공무상공음공입공계공선공불선공무기공
비불략(毗佛略)·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우바제사(優波提舍)를 말하고, 혹은 4념처·4정근(正勤)·4여의족(如意足)·5근·5력·7각분(覺分)·8성도를 말하고, 혹은 내공(內空)·외공(外空)·내외공(內外空)·유위공(有爲空)·무위공(無爲空)·무시공(無始空)·성공(性空)·원리공(遠離空)·산공(散空)·자상공(自相空)·무상공(無相空)·음공(陰空)·입공(入空)·계공(界空)·선공(善空)·불선공(不善空)·무기공(無記空)·
菩提空道空涅槃空行空得空第一義空空空大空
보리공도공열반공행공득공제일의공공공대공
或有示現神通變化身出水火或身上出水身下出
혹유시현신통변화신출수화혹신상출수신하출
火身下出水身上出火左脅在下右脅出水右脅在
화신하출수신상출화재협재하우협출수우협재
下左脅出水一脅震雷一脅降雨或有示現諸佛世
하좌협출수일협진뢰일협강우혹유시현제불세
보리공(菩提空)·도공(道空)·열반공(涅槃空)·행공(行空)·득공(得空)·제일의공(第一義空)·대공(大空)을 말하고, 혹은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몸에서 물과 불을 내되, 몸 위로는 물을 내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몸 아래로는 물을 내고 몸 위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왼 옆구리가 아래 있고 오른 옆구리에서 물을 내며, 오른 옆구리가 아래 있고 왼 옆구리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옆구리로는 천둥을 내고 한 옆구리로는 비를 내리며,
界或復示現菩薩初生行至七步處在深宮受五欲
계혹부시현보살초생행지칠보처재심궁수오욕
時初始出家修苦行時往菩提樹坐三昧時壞魔軍
시초시출가수고행시왕보리수좌삼매시괴마군
衆轉法輪時示大神通入涅槃時世尊阿難比丘見
중전법륜시시대신통입열반시세존아난비구견
是事已作是念言如是神變昔來未見誰之所作將
시사이작시념언여시신변석래미견수지소작장
혹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나타내고, 혹은 보살이 처음 탄생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때와, 깊은 궁궐에서 5욕락을 받는 때와, 처음 출가하여 고행을 닦는 때와, 보리수 아래 나아가 삼매에 들던 때와 마(魔)의 군중을 항복받고 법수레를 굴릴 때와, 대신통을 보여 열반에 들 때를 나타내기도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아난 비구는 이런 일들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러한 신통 변화는 예전에 보지 못하던 것인데, 누가 짓는 것인가.
非世尊釋迦作耶欲起欲語都不從意阿難比丘入
비세존석가작야욕기욕어도부종의아난비구입
魔罥故復作是念諸佛所說各各不同我於今者當
마견고부작시념제불소설각각부동아어금자당
受誰語世尊阿難今者極受大苦雖念如來無能救
수수어세존아난금자극수대고수념여래무능구
者以是因緣不來至此大衆之中爾時文殊師利菩
자이시인연불래지차대중지중이시문수사리보
석가세존께서 지으시는 것이 아닌가' 하며, 일어나려 하여도 말을 하려 하여도 마음대로 되지 아니하 오며, 아난 비구는 마군의 그물에 들었으므로 생각하기를 '여러 부처님의 말씀이 각각 같지 아니하시니, 나는 이제 누구의 말씀을 받아야 하는가'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아난은 지금 엄청난 고통을 받사오며, 아무리 여래를 생각하오나 구원할 이가 없나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중 가운데 오지 못하였나이다."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薩摩訶薩白佛言世尊此大衆中有諸菩薩已於一
살마하살백불언세존차대중중유제보살이어일
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至無量生發菩提心
생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지무량생발보리심
已能供養無量諸佛其心堅固具足修行檀波羅蜜
이능공양무량제불기심견고구족수행단파라밀
乃至般若波羅蜜成就功德久已親近無量諸佛淨
내지반야파라밀성취공덕구이친근무량제불정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중 속에 있는 모든 보살들은 이미 한 생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나아가 한량없는 생에서 보리의 마음을 내어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사오며, 마음이 견고하여 단바라밀(檀波羅蜜)로부터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까지를 구족하게 수행하여 공덕을 성취하였사오며, 오래전부터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修梵行得不退轉菩提之心得不退忍不退轉持得
수범행득불퇴전보리지심득불퇴인불퇴전지득
如法忍首楞嚴等無量三昧如是等輩聞大乘經終
여법인수릉엄등무량삼매여시등배문대승경종
不生疑善能分別宣說三寶同一性相常住不變聞
불생의선능분별선설삼보동일성상상주불변문
不思議不生驚怪聞種種空心不怖懅了了通達一
불사의불생경괴문종종공심불포거료료통달일
범행을 깨끗이 닦았으며, 물러나지 않는 보리의 마음을 얻었으며, 불퇴인(不退忍)과 불퇴전지(不退轉持)를 얻었으며, 여법인(如法忍)과 수릉엄(首楞嚴) 등의 한량없는 삼매를 얻었나이다. 이런 무리들이 대승 경전을 듣고도 의심을 내지 아니할 것이며, 3보가 한 가지 성품과 모양이어서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아니함을 잘 분별하여 해설할 것이며, 부사의한 것을 듣고도 놀라지 아니할 것이며, 가지가지 공(空)함을 듣고도 마음으로 무서워하지 아니하며,
切法性能持一切十二部經廣解其義亦能受持無
체법성능지일체십이부경광해기의역능수지무
量諸佛十二部經何憂不能受持如是大涅槃典何
량제불십이부경하우불능수지여시대열반전하
因緣故問憍陳如阿難所在爾時世尊告文殊師利
인연고문교진여아난소재이시세존고문수사리
諦聽諦聽善男子我成佛已過三十年住王舍城爾
제청제청선남자아성불이과삼십년주왕사성이
모든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통달하고, 모든 12부경을 능히 지니고 뜻을 자세히 해설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12부경이라도 능히 받아 지닐 것이옵거늘, 이 대반열반경을 받아 지니는 것이야 무엇이 근심되오리까? 무슨 인연으로 교진여에게 아난이 있는 데를 물으시나이까?" 이 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들으라. 선남자여, 내가 성불한 지 30년쯤 지나서 왕사성에 있었더니,
時我告諸比丘言今此衆中誰能爲我受持如來十
시아고제비구언금차중중수능위아수지여래십
二部經供給左右所須之事亦使不失自身善利時
이부경공급좌우소수지사역사불실자신선리시
憍陳如在彼衆中來白我言我能受持十二部經供
교진여재피중중래백아언아능수지십이부경공
給左右不失所作自利益事我言憍陳如汝已朽邁
급좌우불실소작자이익사아언교진여여이후만
그 때에 내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여래의 12부경을 받아 지니고, 좌우에서 필요한 일을 공급하여 주며,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그 때에 교진여가 대중 속에 있다가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제가 능히 12부경을 받아 지니며, 좌우에서 시봉하면서 저에게 이익될 일을 잃지 않겠나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였노라. '교진여여, 너는 이미 늙어서
當須使人云何方欲爲我給使時舍利弗復作是言
당수사인운하방욕위아급사시사리불부작시언
我能受持佛一切語供給所須不失所作自利益事
아능수지불일체어공급소수불실소작자이익사
我言舍利弗汝已朽邁當須使人云何方欲爲我給
아언사리불여이후만당수사인운하방욕위아급
使乃至五百諸阿羅漢皆亦如是我悉不受爾時目
사내지오백제아난한개역여시아실불수이시목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할 터인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겠느냐?' 이 때에 사리불이 또 말하였다. '제가 능히 부처님의 온갖 말씀을 받아 지니오며, 필요하신 대로 시중들겠사옵고, 저에게 이익된 일을 하는 것도 잃지 않겠나이다.' 나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너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고자 하느냐?' 이리하여 나아가 5백 아라한들까지도 모두 이렇게 말하였으나, 나는 모두 받지 아니하였노라.
連在大衆中作是思惟如來今者不受五百比丘給
연재대중중작시사유여래금자불수오백비구급
使佛意爲欲令誰作耶思惟是已卽便入定觀見如
사불의위욕령수작야사유시이즉편입정관견여
來心在阿難如日初出光照西壁見是事已卽從定
래심재아난여일초출광조서벽견시사이즉종정
起語憍陳如大德我見如來欲令阿難給事左右時
기어교진여대덕아견여래욕령아난급사좌우시
이 때에 목련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이제 5백 비구들이 시중하려는 것을 받지 아니하시니, 부처님 뜻에 누구를 시중을 들게 하시려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문득 선정에 들어서 여래를 관하니, 마음이 아난에게 있는 것이, 마치 해가 처음으로 뜰 때에 빛이 서쪽 벽에 비치는 것과 같았다. 이런 것을 보고, 선정에서 일어나 교진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제가 여래를 뵈오니 아난으로 하여금 좌우에서 시중들게 하려 하더이다.'
憍陳如與五百阿羅漢往阿難所作如是言阿難汝
교진여여오백아난한왕아난소작여시언아난여
今當爲如來給使請受是事阿難言諸大德我實不
금당위여래급사청수시사아난언제대덕아실불
堪給事如來何以故如來尊重如師子王如龍如火
감급사여래하이고여래존중여사자왕여용여화
我今穢溺云何能辦諸比丘言汝受我語給事如來
아금예요운하능변제비구언여수아어급사여래
그 때에 교진여는 5백 아라한과 함께 아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이 이제 여래의 시중을 들어야 하겠으니, 이 일을 승낙하라.' 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큰스님들이시여, 저는 참으로 여래의 시중을 들 수가 없나이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존종하시기 사자왕 같사옵고 용과 불과 같사온데, 저는 더럽고 미약하오니, 어떻게 책임을 감당하오리까?'비구들은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은 우리 말을 듣고, 여래를 모시면
得大利益第二第三亦復如是阿難言諸大德我亦
득대이익제이제삼역부여시아난언제대덕아역
不求大利益事實不堪任奉給左右時目犍連復作
불구대이익사실불감임봉급좌우시목건연부작
是言阿難汝今未知阿難言大德唯願說之目犍連
시언아난여금미지아난언대덕유원설지목건연
言如來先日僧中求使五百羅漢皆求爲之如來不
언여래선일승중구사오백라한개구위지여래불
큰 이익을 얻을 것이오.' 두 번 세 번 이렇게 말하였으나, 아난은 말하였다. '여러 큰스님들이여, 저는 큰 이익을 구함도 아니오며, 진실로 좌우에서 시중드는 일을 감당할 수 없나이다.' 이 때에 목련은 또 아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그대는 아직 모르는구나.' '큰스님, 바라건대 말씀하십시오.'
'여래께서 저번에 대중 가운데서 시중들 사람을 구하시기에 5백 아라한이 모두 시중을 들려 하였으나, 여래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였소.
聽我卽入定見如來意欲令汝作汝今云何反更不
청아즉입정견여래의욕령여작여금운하반경불
受阿難聞已合掌長跪作如是言諸大德若有是事
수아난문이합장장궤작여시언제대덕약유시사
如來世尊與我三願當順僧命給事左右目犍連言
여래세존여아삼원당순승명급사좌우목건연언
何等三願阿難言一者如來設以故衣賜我聽我不
하등삼원아난언일자여래설이고의사아청아불
내가 정에 들어서 여래의 뜻을 살펴뵈오니, 그대로 하여금 시자를 삼으려 하시는 것인데, 그대가 어찌하여 받들지 않는가?' 아난이 이 말을 듣고는 합장하고 꿇어앉아 말했다. '여러분 큰스님들, 일이 그러하다면, 여래 세존께서 저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시면, 승가의 명령을 받들어 좌우에서 모시겠나이다.' 목련이 말하였다.
'세 가지 소원이 무엇인가?' 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하나는 여래께서 설사 낡은 옷을 저에게 주셔도 제가 받잡지 아니함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受二者如來設受檀越別請聽我不從三者聽我出
수이자여래설수단월별청청아부종삼자청아출
入無有時節如是三事佛若聽者當順僧命時憍陳
입무유시절여시삼사불약청자당순승명시교진
如五百比丘還來我所作如是言我等已勸阿難比
여오백비구환래아소작여시언아등이권아난비
丘唯求三願若佛聽者當順僧命文殊師利我於爾
구유구삼원약불청자당순승명문수사리아어이
둘은 여래께서 단월의 별청(別請)을 받게 될 때에 제가 따라가지 아니함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셋은 저의 출입이 일정한 시간이 없음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면 승가의 명령을 따르겠나이다.'
교진여 등 5백 비구는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아난 비구에게 권하였더니, 세 가지 소원을 말하면서 부처님께서 들어주시면 대중의 명을 따르겠노라 하였습니다.'문수사리여,
時讚阿難言善哉善哉阿難比丘具足智慧豫見譏
시찬아난언선재선재아난비구구족지혜예견찬
嫌何以故當有人言汝爲衣食奉給如來是故先求
혐하이고당유인언여위의식봉급여래시고선구
不受故衣不隨別請憍陳如阿難比丘具足智慧入
불수고의불수별청교진여아난비구구족지혜입
出有時則不能得廣作利益四部之衆是故求欲出
출유시즉불능득광작이익사부지중시고구욕출
나는 그 때에 아난을 이렇게 칭찬했노라. '훌륭하도다.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여 미리 혐의가 있을 것을 보았도다. 왜냐 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너는 의식을 위하여 여래의 시중을 드는 것이냐?' 하겠으므로, 먼저 낡은 옷이라도 받지 않고 별청에 따라가지 않겠다 한 것이니라. 교진여여,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였으니, 들고 나는 시간이 한정되면 4부 대중을 이익되게 하는 일을 널리 지을 수 없으므로,
入無時憍陳如我爲阿難開是三事隨其意願時目
입무시교진여아위아난개시삼사수기의원시목
犍連還阿難所語阿難言吾已爲汝啓請三事如來
건연환아난소어아난언오이위여계청삼사여래
大慈皆已聽許阿難言大德若佛聽者請往給侍文
대자개이청허아난언대덕약불청자청왕급시문
殊師利阿難事我二十餘年具足八種不可思議何
수사리아난사아이십여년구족팔종불가사의하
출입하는 시간이 제한되지 않기를 구하는 것이니라. 교진여여, 내가 아난을 위하여 그 세 가지 일을 허락하여 그 소원을 따르리라.' 이 때에 목련은 아난에게 가서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말대로 세 가지 일을 여쭈었더니, 여래께서 대자비로 모두 들어 주셨느니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큰스님이여,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셨으면 가서 모시겠나이다.' 문수사리여, 아난이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에 여덟 가지 불가사의한 것을
等爲八一者是我已來二十餘年初不隨我受別請
등위할일자시아이래이십여년초불수아수별청
食二者事我已來初不受我陳故衣服三者自事我
식이자사아이래초불수아진고의복삼자자사아
來至我所時終不非時四者自事我來具足煩惱隨
래지아소시종불비시사자자사아래구족번뇌수
有入出諸王刹利豪貴大姓見諸女人及天龍女不
유입출제왕찰리호귀대성견제여인급천용여불
구족하였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하나는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에 한 번도 나를 따라서 별청식(別請食)을 받지 아니한 것이고, 둘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한 번도 나의 옷을 받지 아니한 것이고, 셋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마침내 때 아닌 때에 나에게 온 적이 없는 것이고, 넷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번뇌를 구족하였으면서도 나를 따라서 임금과 찰리와 훌륭한 대갓집에 드나들면서 여러 여인과 천녀·용녀들을
보았지만 탐욕을 내지 아니한 것이고,
生欲心五者自事我來持我所說十二部經一經於
생욕심오자자사아래지아소설십이부경일경어
耳曾不再問如瀉甁水置之一甁唯除一問善男子
이증불재문여사병수치지일병유제일문선남자
琉璃太子殺諸釋氏壞迦毗羅城阿難爾時心懷愁
류리태자살제석씨괴가비라성아난이시심회수
惱發聲大哭來至我所作如是言我與如來俱生此
뇌발성대곡래지아소작여시언아여여래구생차
다섯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내가 말한 12부경을 받아 지니되, 한번 들은 것은 다시 묻지 아니하고도 병에 든 물을 다른 병에 붓듯이 한 것이다. 다만 한 번 물은 적이 있었으니, 선남자여, 유리(琉璃) 태자가 석씨들을 모두 죽이고 가비라성을 파괴할 때에 아난이 걱정하여 울면서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여래와 제가 함께 이 성에서 태어났고,
城同一釋種云何如來光顔如常我則憔悴我時答
성동일석종운하여래광안여상아즉초췌아시답
言阿難我修空定故不同汝過三年已還來問我世
언아난아수공정고부동여과삼년이환래문아세
尊我往於彼迦毗羅城曾聞如來修空三昧是事虛
존아왕어피가비라성증문여래수공삼매시사허
實我言阿難如是如是如汝所說六者自事我來雖
실아언아난여시여시여여소설육자자사아래수
같은 석가 종족이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화평한 얼굴이 평상시와 같으신데, 저는 초조하나이까?'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난아, 나는 공정(空定)을 닦았으므로 너와는 같지 아니하니라.' 3년이 지난 뒤에 다시 와서 나에게 물었다.'제가 지난번 가비라성에 있을 때에, 여래께서 공삼매를 닦으신다는 말씀을 들었사온데, 그 일이 진실하오니까?' 나는 대답하였다. '아난아,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여섯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未獲得知他心智常知如來所入諸定七者自事我
미획득지타심지상지여래소입제정칠자자사아
來未得願智而能了知如是衆生到如來所現在能
래미득원지이능료지여시중생도여래소현재능
得四沙門果有後得者有得人身有得天身八者自
득사사문과유후득자유득인신유득천신팔자자
事我來如來所有秘密之言悉能了知善男子阿難
사아래여래소유비밀지언실능료지선남자아난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하였으나, 여래가 드는 선정을 항상 안 것이고, 일곱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소원대로 아는 지혜[願智]는 얻지 못하였으나, 여러 중생들이 여래에게 와서는, 현재에 네 가지 사문의 과를 얻기도 하고, 나중에 얻는 이도 있고, 사람의 몸을 얻을 이와 천인의 몸을 얻을 이들을 분명하게 안 것이고, 여덟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여래의 비밀한 말을 다 안 것이니라. 선남자여, 아난
比丘具足如是八不思議是故我稱阿難比丘爲多
비구구족여시팔불사의시고아칭아난비구위다
聞藏善男子阿難比丘具足八法能具足持十二部
문장선남자아난비구구족팔법능구족지십이부
經何等爲八一者信根堅固二者其心質直三者身
경아등위팔일자신근견고이자기심질직삼자신
無病苦四者常勤精進五者具足念心六者心無憍
무병고사자상근정진오자구족념심육자심무교
비구가 이렇게 여덟 가지 부사의한 일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多聞藏]이라고 칭찬하는 바니라. 선남자여, 아난 비구는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여 12부경을 갖추어 지녔으니, 무엇이 여덟인가. 하나는 신심이 견고한 것이고, 둘은 마음이 질직(質直)하고, 셋은 몸에 병고가 없는 것이고, 넷은 항상 부지런히 정진한 것이고, 다섯은 기억하는 마음을 구족한 것이고, 여섯은
慢七者成就定意八者具足從聞生智文殊師利毗
만칠자성취정의팔자구족종문생지문수사리비
婆尸佛侍者弟子名阿叔迦亦復具足如是八法尸
파시불시자제자명아숙가역부구족여시팔법시
棄如來侍者弟子名差摩迦羅毗舍浮佛侍者弟子
기여래시자제자명차마가라비사부불시자제자
名憂波扇陀迦羅鳩村馱佛侍者弟子名曰拔提迦
명우파선타가라구촌태불시자제자명왈발제가
교만한 마음이 없는 것이고, 일곱은 선정과 지혜를 성취한 것이고, 여덟은 들음을 따라 생기는 지혜를 구족한 것이니라.문수사리여,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아숙가(阿叔迦)인데, 역시 이런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고, 시기(尸棄)여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차마가라(差摩迦羅)요, 비사부(毗舍浮)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우파선타(優波扇陀)요, 가라구촌타(迦羅鳩村馱)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발제(跋提)요,
那含牟尼佛侍者弟子名曰蘇坻迦葉佛侍者弟子
나함모니불시자제자명왈소저가섭불시자제자
名葉婆蜜多皆亦具足如是八法我今阿難亦復如
묭엽파밀다개역구족여시팔법아금아난역부여
是具足八法是故我稱阿難比丘爲多聞藏善男子
시구족팔법시고아칭아난비구위다문장선남자
如汝所說此大衆中雖有無量無邊菩薩是諸菩薩
여여소설차대중중수유무량무변보살시제보살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소지(蘇坁)요, 가섭(迦葉)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섭파밀다(葉婆蜜多)인데, 모두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는데, 지금 나의 아난도 이와 같이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이라고 칭찬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이 이 대중 중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있으나,
皆有重任所謂大慈大悲如是慈悲之因緣故各各
개유중임소위대자대비여시자비지인연고각각
鰯務調伏眷屬莊嚴自身以是因緣我涅槃後不能
일무조복권속장엄자신이시인연아열반후불능
宣通十二部經若有菩薩或時能說人不信受文殊
선통십이부경약유보살혹시능설인불신수문수
師利阿難比丘是吾之弟給事我來二十餘年所可
사리아난비구시오지제급사아래이십여년소가
이 보살들은 다 중대한 책임이 있나니, 이른바 대자대비니라. 이 대자대비한 인연으로 각각 일이 바쁘고 권속을 조복하고 몸을 장엄하여야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내가 열반한 뒤에 12부경을 선전하고 유통할 수 없으며, 어떤 보살이 혹시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으리라.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는 나의 동생이고, 나를 시중한 지 20여 년에
聞法具足受持喩如瀉水置之一器是故我今顧問
문법구족수지유여사수치지일기시고아금고문
阿難爲何所在欲令受持是涅槃經善男子我涅槃
아난위하소재욕령수지시열반경선남자아열반
後阿難比丘所未聞者弘廣菩薩當能流布阿難所
후아난비구소미문자홍광보살당능류포아난소
聞自能宣通文殊師利阿難比丘今在他處去此會
문자능선통문수사리아난비구금재타처거차회
들을 만한 법은 모두 구족하게 지니었으매, 마치 물을 부어 한 그릇에 담는 듯하느니라. 그래서 내가 지금 아난이 어디 있는가 물은 것은, 이 열반경을 받아 지니게 하려는 것이로다.선남자여, 내가 열반한 후에 아난 비구가 듣지 못한 것은 홍광(弘廣)보살이 유포할 것이요, 아난이 들은 것은 스스로 유통하리라.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가 지금 다른 곳에 있는데,
外十二由旬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惱亂汝可往
외십이유순이위육만사천억마지소뇌란여가왕
彼發大聲言一切諸魔諦聽諦聽如來今說大陀羅
피발대성언일체제마제청제청여래금설대타라
尼一切天龍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㲞羅
니일체천룡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
伽人與非人山神樹神河神海神舍宅等神聞是持
가인여비인선신수신하신해신사택등신문시지
이 회상에서 12유순이 된다고 하며, 6만 4천억 마군에게 시달린다 하니, 그대는 그곳에 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 '모든 마군들은 자세히 들으라. 여래께서 지금 대다라니(大陀羅尼)를 말씀하시나니, 모든 천인·용·건달바(乾闥婆)·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睺羅伽)·사람·사람 아닌 이[非人]와 산신·목신·강신·해신·가택신 들이
名無不恭敬受持之者是陀羅尼十恆河沙諸佛世
명무불공경수지지자시타라니십항하사제불세
尊所共宣說能轉女身自識宿命若受五事一者梵
존소공선설능전여신자식숙명약수오사일자범
行二者斷肉三者斷酒四者斷辛五者樂在寂靜受
행이자단육삼자단주사자단신오자락재적정수
五事已至心信受讀誦書寫是陀羅尼當知是人卽
오사이지심신수독송서사시다라니당지시인즉
이 지명(持名)을 듣고는 공경하여 받아 지니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이 다라니는 10항하사 부처님 세존들이 함께 말씀하시는 것이어서 여인의 몸을 전환시킬 수 있으며,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느니라. 만일 다섯 가지 일을 받되, 하나는 범행이요, 둘은 어육을 끊는 것이고, 셋은 술을 끊는 것이고, 넷은 5신채(辛菜)를 끊는 것이고, 다섯은 고요한 데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를 받고 지성으로 이 다라니를 믿으며 읽고 외우고 쓰면,
得超越七十七億弊惡之身爾時世尊卽便說之
득초월칠십칠억폐악지신이시세존즉편설지
이 사람은 즉시에 77억 더러운 몸을 초월하게 되느니라.'"
이 때에 세존께서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阿磨隷 毗磨隷 涅磨隷 瞢伽隷 醯磨羅
아마례 비마례 열마례 몽가례 혜마라
若竭裨 三曼那跋提 娑婆他娑檀尼 婆羅磨
약갈비 삼만나발제 사파타사단니 파라마
他娑檀尼 摩那斯 阿拙啼 毗羅祇 菴羅賴坻
타라단니 마나사 아졸제 비라기 암라뢰저
婆嵐彌 婆嵐磨莎隷 富泥 富那摩奴 賴綈
파람미 파람마사례 부니 부나마노 뢰제
爾時文殊師利從佛受是陀羅尼已至阿難所在魔
이시문수사리종불수시타라니이지아난소재마
衆中作如是言諸魔眷屬諦聽我說所從佛受陀羅
중중작여시언제마권속제청아설소종불수타라
尼咒魔王聞是陀羅尼已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
니주마왕문시타라니이실발아뇩다라삼막삼보
提心捨於魔業卽放阿難文殊師利與阿難俱來至
리심사어마업즉방아난문수사리여아난구래지
문수사리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다라니를 받잡고,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마군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마와 권속들아, 내가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다라니주를 말하는 것을 자세히 들으라." 마왕들이 이 다라니를 듣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마의 업을 버리고 아난을 놓았다. 문수사리가 아난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佛所阿難見佛至心禮敬卻住一面佛告阿難是娑
불소아난견불지심례경각주일면불고아난시사
羅林外有一梵志名須跋陀年百二十雖得五通未
라림외유일범지명수발타년백이십수득오통미
捨憍慢獲得非想非非想定生一切智起涅槃想汝
사교만획득비상비비상정생일체지기열반상여
可往彼語須跋言如來出世如優曇華於今中夜當
가왕피어수발언여래출세여우담화어금중야당
아난은 부처님을 뵈옵고 지성으로 예경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이 사라숲 밖에 수발타라는 범지가 있는데, 나이는 120세이다. 비록 5통(通)을 얻었으나 교만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을 얻고는 일체지(一切智)라는 마음을 내어 열반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느니라. 네가 거기 가서 수발타에게 말하였다. '여래가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오늘 밤중에
般涅槃若有所作可及時作莫於後日而生悔心阿
반열반약유소작가급시작막어후일이생회심아
難汝之所說彼定信受何以故汝曾往昔五百世中
난여지소설피정신수하이고여증왕석오백세중
作須跋陀子其人愛心習猶未盡以是因緣信受汝
작수발타자기인애심습유미진이시인연신수여
語爾時阿難受佛敕已往須跋陀所作如是言仁者當
어이시아난수불칙이왕수발타소작여시언인자당
열반에 들리니, 만일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 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아난아, 너의 말이면 그가 믿을 것이니, 왜냐 하면 네가 지나간 옛적 5백 세 동안에 수발타의 아들이 되었는데, 그 사랑하는 애정이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런 인연으로 너의 말을 믿을 것이니라." 그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수발타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마땅히 알라.
知如來出世如優曇華於今中夜當般涅槃欲有所
지여래출세여우담화어금중야당반열반욕유소
作可及時作莫於後日生悔心也須跋言善哉阿難
작가급시작막어후일생회심야수발언선재아난
我今當往至如來所爾時阿難與須跋陀還至佛所
아금당왕지여래소이시아난여수발타환지불소
時須跋陀到已問訊作如是言瞿曇我今欲問隨我
시수발타도이문신작여시언구담아금욕문수아
여래께서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실 것이니,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 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아난이여. 제가 지금 여래께서 계신 곳에 가겠습니다." 아난은 수발타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에 수발타는 문안을 여쭙고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물으려 하오니, 제 뜻을 따라 대답해 주소서."
意答佛言須跋今正是時隨汝所問我當方便隨汝
의답불언수발금정시시수여소문아당방편수여
意答瞿曇有諸沙門婆羅門等作如是言一切衆生
의답구담유제사문파라문등작여시언일체중생
受苦樂報皆隨往日本業因緣是故若有持戒精進
수고락보개수왕일본업인연시고약유지계정진
受身心苦能壞本業本業旣盡衆苦盡滅衆苦盡滅
수신심고능괴본업본업기진중고진멸중고진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발타여, 지금이 바로 그 때니,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나는 방편으로 그대의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구담이여,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말하기를, '온갖 중생들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음은 모두 지난날에 지은 업의 인연이니, 만일 계행을 지니고 정진하여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받으면 본래의 업이 없어지고, 본래의 업이 다하면 모든 고통이 멸하고, 고통이 멸하면
卽得涅槃是義云何佛言善男子若有沙門婆羅門
즉득열반시의운하불언선남자약유사문파라문
等作是說者我爲憐憫常當往至如是人所旣至彼
등작시설자아위련민상당왕지여시인소기지피
已我當問之仁者實作如是說不彼若見答我如是
이아당문지인자실작여시설불피약견답아여시
說何以故瞿曇我見衆生習行諸惡多饒財寶身得
설하이고구담아견중생습생제악다요재보신득
곧 열반을 얻는다' 하오니, 이 이치가 어떠하오니까?" "선남자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가 있으면, 나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런 사람에게 갈 것이요, 가서는 물을 것이다. '당신이 참으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그 사람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였소. 왜냐 하면 구담이여, 내가 보니 중생들이 나쁜 짓을 행하면서도 재물이 넉넉하고 몸이
自在又見修善貧窮多乏不得自在又見有人多役
자재우견수선빈궁다핍부득자재우견유인다역
力用求財不得又見不求自然得者又見有人慈心
력용구재부득우견불구자연득자우견유인자심
不殺反更中夭又見喜殺終保年壽又見有人淨修
불살반경중요우견희살종보년수우견유인정수
梵行精勤持戒有得解脫有不得者是故我說一切
범행정근지계유득해탈유부득자시고아설일체
자재한 이가 있으며, 또는 선한 일을 닦으면서도 빈궁하고 자재하지 못한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은 갖은 애를 써서 재물을 구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구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얻는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아니하여도 도리어 단명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살생을 좋아하여도 장수하는 이가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범행을 깨끗이 닦고 정진하며, 계행을 지니면서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얻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衆生受苦樂報皆由往日本業因緣須跋我復當問
중생수고락보개유왕일본업인연수발아부당문
仁者實見過去業不若有是業爲多少耶現在苦行
인자실견과거업불약유시업위다소야현재고행
能破多少耶能知是業已盡不盡耶是業旣盡一切
능파다소야능지시업이진부진야시업기진일체
盡耶彼若見答我實不知我便當爲彼人引喩譬如
진야피약견답아실부지아편당위피인인유비여
모든 중생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은 다 지난날의 본래 업으로 말미암는다고 합니다.' 수발타여, 나는 다시 묻을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과거의 업을 보았는가? 만일 과거의 업이 있다면 얼마나 되는가. 현재의 고행으로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하고 다하지 못함을 알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한다면 온갖 것이 다하느냐?' 저 사람이 '나는 진실로 알지 못하노라'라고 대답하면, 나는 그 사람을 위하여 비유를 말하겠노라.
有人身被毒箭其家眷屬爲請醫師令拔是箭旣拔
유인신피독전기가권속위청의사령발시전기발
箭已身得安隱其後一年是人猶憶了了分明是醫
전이신득안은기후일년시인유억료료분명시의
爲我拔出毒箭以藥塗傅令我得差安隱受樂仁旣
위아발출독전이약도전령아득차안은수락인기
不知過去本業云何能知現在苦行定能破壞過去
부지과거본업운하능지현재고행정능파괴과거
'어떤 사람이 몸에 독한 화살을 맞았을 때에 집안 권속들이 의사를 청하여 살을 뽑게 하였고, 살을 뽑은 후에 몸이 편안해졌다면 10년 후에도 이 사람은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오. 이 의사가 나의 독한 살을 뽑고 약을 붙여 주었으므로 나의 살 맞은 자리가 나아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그런데 당신은 과거의 본래 업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고행으로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아는가?
'
業耶彼若復言瞿曇汝今亦有過去本業何故獨責
업야피약부언구담여금역유과거본업하고독책
我過去業瞿曇經中亦作是說若見有人豪貴自在
아과거업구담경중역작시설약견유인호귀자재
當知是人先世好施如是不名過去業耶我復答言
당지시인선세호시여시불명과거업야아부담언
仁者如是知者名爲比知不名眞知我佛法中或有
인자여시지자명위비지불명진지아불법중혹유
저가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당신도 지금 과거의 본래 업이 있다고 하면서, 무슨 연고로 나의 과거 업을 책망하는가? 구담의 경전에서도 말하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호화롭게 자재함을 보거든, 이 사람은 지난 세상에서 보시하기를 좋아한 줄을 알라 하였으니, 이런 것이 과거의 업이 아닌가?' 하면, 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리라.
'그대여, 그렇게 아는 것은 비겨서 아는 것[比知]이요, 참으로 아는 것[眞知]이라 하지 않느니라. 나의 불법에는 혹은 인으로
由因知果或有從果知因我佛法中有過去業有現
유인지과혹유종과지인아불법중유과거업유현
在業汝則不爾唯有過去業無現在業汝法不從方
재업여즉불이유유과거업부현재업여법부종방
便斷業我法不爾從方便斷汝業盡已則得苦盡我
편단업아법불이종방편단여업진이즉득고진아
則不爾煩惱盡已業苦則盡是故我今責汝過去業
즉불이번뇌진이업고즉진시고아금책여과거업
말미암아 과를 알기도 하고, 혹은 과를 따라서 인을 알기도 하는 것이며, 나의 불법 중에는 과거의 업도 있고 현재의 업도 있거니와, 그대는 그렇지 아니하여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의 업은 없으며, 그대들의 법에는 방편을 따라서 업을 끊지 않거니와, 나의 법은 그렇지 아니하며, 방편으로 끊느니라. 그대는 업이 다하면 곧 괴로움이 다한다 하거니와, 나는 그렇지 아니하여 번뇌가 다하여야 업과 고가 다한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지금 그대의 과거의 업을 책망하는 것이라.'
彼人若言瞿曇我實不知從師受之師作是說我實
피인약언구담아실부지종사수지사작시설아실
無咎我言仁者汝師是誰彼若見答是富蘭那我復
무구아언인자여사시수피약견답시부란나아부
語言汝昔何不一一諮問大師實知過去業不汝師
어언여석하불일일자문대사실지과거업불여사
若言我不知者汝復云何受是師語若言我知復應
약언아부지자여부운하수시사어약언아지부응
저 사람이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거니와,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요, 스승이 이런 말을 한 것이므로 나는 허물이 없노라' 하면, 나는, '그대의 스승이 누구냐?' 하겠고, 저가 대답하기를 '부란나요' 하면, 나는 또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은 과거의 업을 아느냐고 낱낱이 묻지 않았느냐. 그대의 스승이 만일 나는 알지 못하노라 한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의 말을 믿으며, 만일 내가 아노라 하거든,
問言下苦因緣受中上苦不中苦因緣受下上苦不
문언하고인연수중상고부중고인연수하상고불
上苦因緣受中下苦不若言不者復應問言師云何
상고인연수중하고불약언불자부응문언사운하
說苦樂之報唯過去業非現在耶復應問言是現在
설고락지보유과거업비현재야부응문언시현재
苦過去有不若過去有過去之業悉已都盡若都盡
고과거유불약과거유과거지업실이도진약도진
다시 묻기를 (하품 고[下苦]의 인연으로 중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중품 고의 인연으로 하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상품 고의 인연으로 중품과 하품의 고도 받나이까?) 하지 않았느냐.만일 아니라 하거든, 다시 묻기를 (스승께서는 어찌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의 과보는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가 아니라고 하나이까?) 할 것이며, 또 묻기를 (이 현재의 괴로움이 과거에 있었나이까? 만일 과거에 있었다면, 과거의 업은 다 없어졌을 것이요, 만일 다 없어졌다면,
者云何復受今日之身若過去無唯現在有云何復
자운하부수금일지신약과거무유현재유운하부
言衆生苦樂皆過去業仁者若知現在苦行能壞過
언중생고락개과거업인자약지현재고행능괴과
去業現在苦行復以何破如其不破苦卽是常苦若
거업현재고행부이하파여기불파고즉시상고약
是常云何說言得苦解脫若更有行壞苦行者過去
시상운하설언득고해탈약경유행괴고행자과거
어찌하여 또 오늘의 몸을 받나이까? 만일 과거에는 없었고 현재에만 있다면, 어찌하여 중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 과거의 업이라 하나이까?) 할 것이니라.
그대여, 만일 현재의 고행이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안다면, 현재의 고행은 또 무엇으로 깨뜨리겠는가. 만일 깨뜨리지 못한다면 괴로움이 항상할 것이요, 괴로움이 만일 항상하다면, 어떻게 괴로움에서 해탈함을 얻는다 하겠는가. 만일 다른 행이 고행을 깨뜨릴수 있다면 과거에
已盡云何有苦仁者如是苦行能令樂業受苦果不
이진운하유고인자여시고행능령락업수고과불
復令苦業受樂果不能令無苦無樂業作不受果不
부령고업수락과불능령무고무락업작불수과불
能令現報作生報不能令生報作現報不令是二報
능령현보작생보불능령생보작현보불령시이보
作無報不能令定報作無報不能令無報作定報不
작무보불능령정보작무보불능령무보작정보불
이미 다하였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괴로움이 있는가. 그대여, 이런 고행은 즐거운 업으로 하여금 괴로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또 괴로운 업으로 하여금 즐거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업으로 하여금 받지 않는 과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현재의 업보로 하여금 다음 생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다음 생의 업보로 하여금 현재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업보로 하여금 없는 보[無報]를 짓게 할 수 있는가. 결정된 보로 없는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없는 보로 결정된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할 것이니라.'
彼若復言瞿曇不能我復當言仁者如其不能何因
피약부언구담불능아부당언인자여기불능하인
緣故受是苦行仁者當知定有過去業現在因緣是
연고수시고행인자당지정유과거업현재인연시
故我言因煩惱生業因業受報仁者當知一切衆生
고아언인번뇌생업인업수보인자당지일체중생
有過去業有現在因衆生雖有過去壽業要賴現在
유과거업유현재인중생수유과거수업요뢰현재
저가 만일 '구담이여, 그러할 수가 없노라'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여, 만일 그러할 수 없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 고행을 받는가. 그대는 결정코 과거의 업과 현재의 인연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할지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업을 내고, 업으로 인하여 보를 받는다고 했느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이 과거의 업이 있고, 현재의 인이 있음을 알아야 하나니, 중생이 비록 과거에 장수할 업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현재에
飮食因緣仁者若說衆生受苦受樂定由過去本業
음색인연인자약설중생수고수락정유과거본업
因緣是事不然何以故仁者譬如有人爲王除怨以
인연시사불연하이고인자비여유인위왕제원이
是因緣多得財寶因是財寶受現在樂如是之人現
시인연다득재보인시재보수현재락여시지인현
作樂因現受樂報譬如有人殺王愛子以是因緣喪
작락인현수락보비여유인살왕애자이시인연상
음식의 인연을 힘입어야 하느니라.그대가 만일 말하기를, 중생이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음이 결정코 과거의 본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는다 하면, 그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그대여, 마치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하여 원수를 없애고, 그 인연으로 재물을 많이 받았다면, 이 재물로 인하여 현재의 즐거움을 받는 것과 같나니, 이런 사람은 현재에 즐거운 인을 짓고, 현재에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왕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이고, 그 인연으로
失身命如是之人現作苦因現受苦報仁者一切衆
실신명여시지인현작고인현수고보인자일체중
生現在因於四大時節土地人民受苦受樂是故我
생현재인어사대시절토지인민수고수락시고아
說一切衆生不必盡因過去本業受苦樂也仁者若
설일체중생불필진인과거본업수고락야인자약
以斷業因緣力故得解脫者一切聖人不得解脫何
이단업인여력고득해탈자일체성인부득해탈하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이 사람은 현재에 괴로운 인을 짓고, 현재에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들이 현재에 4대(大)와 시절과 토지와 인민들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중생이 모두 과거의 본업만으로 인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였노라. 만일 업을 끊는 인연의 힘으로 해탈을 얻는다 할진대, 모든 성인이 해탈을 얻지 못함은 무슨 까닭인가.
以故一切衆生過去本業無始終故是故我說修聖
이고일체중생과거본업무시종고시고아설수성
道時是道能遮無始終業仁者無受苦行便得道者
도시시도능차무시종업인자무수고행편득도자
一切畜生悉應得道是故先當調伏其心不調伏身
일체축생실응득도시고선당조복기심부조복신
以是因緣我經中說斫伐此林莫斫伐樹何以故從
이시인연아경중설작벌차림막작벌수하이고종
모든 중생의 과거의 본래 업이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성인이 도를 닦을 때에, 이 도가 능히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업을 막는다 했느니라. 만일 고행을 받는 것으로 도를 얻는다 하면, 온갖 축생들이 다 도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요, 몸을 조복할 것이 아니니라. 이런 인연으로 나의 경전에서 말하기를, 숲을 찍을 것이언정 나무를 찍을 것이 아니라 하였으니, 왜냐 하면
林生怖不從樹生欲調伏身先當調心心喩於林身
림생포부종수생욕조복신선당조심심유어림신
喩於樹須跋陀言世尊我已先調伏心佛言善男子
유어수수발타언세존아이선조복심불언선남자
汝今云何能先調心須跋陀言世尊我先思惟欲是
여금운하능선조심수발타언세존아선사유욕시
無常無樂無淨觀色卽是常樂淸淨作是觀已欲界
무상무락무정관색즉시상락청정작시관이욕계
숲으로부터 공포가 생길지언정 나무로부터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몸을 조복하려면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라 하나니, 마음은 숲에 비유한 것이고, 몸은 나무에 비유한 것이니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나는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마음을 먼저 조복하였는가?"
"세존이시여, 제가 먼저 생각하오니, 욕계는 무상하고 즐거움이 없고 깨끗지 아니하옵기에 색계가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한 줄을 관찰하였사오며, 이런 관찰을 하여 마치니, 욕계의 결박이
結斷獲得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次復觀色色是
결단획득색처시고명위선조복심차부관색색시
無常如癰如瘡如毒如箭見無色常淸淨寂靜如是
무상여옹여창여독여전견무색상청정적정여시
觀已色界結盡得無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次復
관이색계결진득무색처시고명위선조복심차부
觀想卽是無常癰瘡毒箭如是觀已獲得非想非非
관상즉시무상옹창독전여시관이획득비상비비
끊어졌고 색처(色處)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색계를 관찰하니, 색계가 무상하여 등창과 같고 창질과 같고 독약과 같고 화살과 같사오며, 무색계가 항상하고 청정하고 고요하더이다. 이렇게 관찰하여 마치니, 색계의 결박이 다하였고 무색계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생각[想]을 관찰하니, 곧 무상하고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더이다. 이렇게 관찰하고는 비상비비상처를 얻었사오니,
想處是非想非非想卽一切智寂靜淸淨無有墮墜
상처시비상비비상즉일체지적정청정무유타타
常恆不變是故我能調伏其心佛言善男子汝云何
상항불변시고아능종복기심불언선남자여운하
能調伏心耶汝今所得非想非非想定猶名爲想涅
능조복심야여금소득비상비비상정유명위상열
槃無想汝云何言獲得涅槃善男子汝已心能呵責
반무상여운하언획득열반선남자여이심능가책
이 비상 비비상처는 곧 일체지며 고요하며 청정하여 타락함이 없고, 항상하여 변역하지 아니하오매, 그러므로 제가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어찌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다 하겠느냐. 그대가 얻은 비상비비상정도 오히려 생각이라 이름하는 것이요, 열반이라야 생각이 없는 것이거늘, 그대가 어떻게 열반을 얻었다 말하겠느냐. 선남자여, 그대가 먼저는 능히
麤想今者云何愛著細想不知呵責如是非想非非
추상금자운하애착세상부지가책여시비상비비
想處故名爲想如癰如瘡如毒如箭善男子汝師鬱
상처고명위상여옹여창여독여전선남자여사울
頭藍弗利根聰明尙不能斷如是非想非非想處受
두람불리근총명상불능단여시비상비비상처수
於惡身況其餘者世尊云何能斷一切諸有佛言善
어악신황기여자세존운하능단일체제유불언선
거친 생각을 꾸짖더니, 이제는 어찌하여 미세한 생각에 애착하느냐. 이 비상비비상처를 꾸짖을 줄을 알지 못하므로, 생각을 이름하여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의 스승인 울두람불은 영리하고 총명하지만 그래도 이 비상비비상처를 끊지 못하고 나쁜 몸을 받았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일까 보냐."
"세존이시여, 어찌하오면 모든 유를 능히 끊겠나이까?"
男子若觀實想是人能斷一切諸有須跋陀言世尊
남자약관실상시인능단일체제유수발타언세존
云何名爲實想善男子無想之想名爲實想世尊云
운하명위실상선남자무상지상명위실상세존운
何名爲無想之想善男子一切法無自相他相及自
하명위무상지상선남자일체법무자상타상급자
他相無無因相無作相無受相無作者相無受者相
타상무무인상무작상무수상무작자상무수자상
"선남자여, 만일 실상(實相)을 관찰하면, 이 사람이 능히 모든 유를 끊게 되느니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실상이라 이름하나이까?"
"선남자여,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之相]을 실상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모양이 없는 모양이라 하나이까?"
"선남자여, 온갖 법이 제 모양도 없고 남의 모양도 없고, 저와 남의 모양도 없고 인이 없는 모양도 없으며, 짓는 모양도 없고 받는 모양도 없고, 짓는 이의 모양도 없고 받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無法非法相無男女相無士夫相無微塵相無時節
무법비법상무남녀상무사부상무미진상무시절
相無爲自相無爲他相無爲自他相無有相無無相
상무위자상무위타상무위자타상무유상무무상
無生相無生者相無因相無因因相無果相無果果
무생상무생자상무인상무인인상무과상무과과
相無晝夜相無明闇相無見相無見者相無聞相無
상무주야상무명암상무견상무견자상무문상무
법의 모양도 없고 법 아닌 모양도 없으며, 남녀 모양도 없고 장정 모양도 없으며, 티끌 모양도 없고 시절 모양도 없으며, 자기를 위하는 모양도 없고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고, 자기와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으며, 있는 모양도 없고 없는 모양도 없으며, 나는 모양도 없고 내는 이 모양도 없으며, 인(因) 모양도 없고 인의 원인 모양도 없고, 과(果) 모양도 없고 과의 결과 모양도 없고, 낮과 밤의 모양도 없고 어둡고 밝은 모양도 없으며, 보는 모양도 없고 보는 이 모양도 없으며, 듣는 모양도 없고
聞者相無覺知相無覺知者相無菩提相無得菩提
문자상무각지상무각지자상무보리상무득보리
者相無業相無業主相無煩惱相無煩惱主相善男
자상무업상무업주상무번뇌상무번뇌주상선남
子如是等相隨所滅處名眞實想善男子一切諸法
자여시등상수소멸처명진실상선남자일체제법
皆是虛假隨其滅處是名爲實是名實想是名法界
개시허가수기멸처시명위실시명실상시명법계
듣는 이 모양도 없으며, 깨닫는 모양도 없고 깨닫는 이 모양도 없으며, 보리의 모양도 없고 보리를 얻은 이 모양도 없으며, 업 모양도 없고 업의 주인 모양도 없으며, 번뇌 모양도 없고 번뇌 주인 모양도 없나니, 선남자여, 이런 모양들이 멸한 곳을 진실한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온갖 법이 모두 헛된 가짜이거든, 그것이 없어진 데를 참이라 하나니 이것을 실상(實相)이라 하고, 법계(法界)라 하고,
名畢竟智名第一義諦名第一義空善男子是想法
명필경지명제일의제명제일의공선남자시상법
界畢竟智第一義諦第一義空下智觀故得聲聞菩
계필경지제일의제제일의공하지관고득성문보
提中智觀故得緣覺菩提上智觀故得無上菩提說
리중지관고득연각보리상지관고득무상보리설
是法時十千菩薩得一生實相萬五千菩薩得二生
시법시십천보살득일생실상만오천보살득이생
필경지(畢竟智)라 하고, 제일의제(第一義諦)라 하고,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실상·법계·필경지·제일의제·제일의공을 하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성문보리(聲聞菩提)를 얻고, 중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연각보리(緣覺菩提)를 얻고, 상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느니라."
이 법을 연설할 때에, 10천 보살이 1생에 실상을 얻었고, 1만 5천 보살이 2생에
法界二萬五千菩薩得畢竟智三萬五千菩薩悟第
법계이만오천보살득필경지삼만오천보살오제
一義諦是第一義諦亦名第一義空亦名首楞嚴三
일의제시제일의제역명제일의공역명수릉엄삼
昧四萬五千菩薩得虛空三昧是虛空三昧亦名廣
매사만오천보살득허공삼매시허공삼매역명광
大三昧亦名智印三昧五萬五千菩薩得不退忍是
대삼매역명지인삼매오만오천보살득불퇴인시
법계를 얻었고, 2만 5천 보살이 필경지를 얻었고, 3만 5천 보살이 제일의제를 깨달았으니, 이 제일의제를 제일의공이라고도 하고, 수릉엄삼매라고도 하느니라. 4만 5천 보살이 허공삼매를 얻었으니, 이 허공삼매를 광대(廣大)삼매라고도 하고, 지인(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5만 5천 보살이 불퇴인(不退忍)을 얻었으니,
不退忍亦名如法忍亦名如法界六萬五千菩薩得
불퇴인역명여법인역명여법계육만오천보살득
陀羅尼是陀羅尼亦名大念心亦名無礙智七萬五
타라니시타라니역명대념심역명무애지칠만오
千菩薩得師子吼三昧是師子吼三昧亦名金剛三
천보살득사자후삼매시사자후삼매역명금강삼
昧亦名五智印三昧八萬五千菩薩得平等三昧是
매역명오지인삼매팔만오천보살득평등삼매시
이 불퇴인을 여법인(如法忍)이라고도 하고, 여법계(如法界)라고도 하느니라. 6만 5천 보살이 다라니를 얻었으니, 이 다라니를 대염심(大念心)이라고도 하고, 걸림없는 지혜라고도 하느니라. 7만 5천 보살이 사자후(師子吼)삼매를 얻었으니, 이 사자후삼매를 금강삼매라고도 하고, 오지인(五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8만 5천 보살이 평등삼매를 얻었으니,
平等三昧亦名大慈大悲無量恆河沙等衆生發阿
평등삼매역명대자대비무량항하사등중생발아
耨多羅三藐三菩提心無量恆河沙等衆生發緣覺
뇩다라삼막삼보리심무량항하사등중생발연각
心無量恆河沙等衆生發聲聞心人女天女二萬億
심무량항하사등중생발성문심인여천여이만억
人現轉女身得男子身須跋陀羅得阿羅漢果
인현전여신득남자신수발타라득아라한과
이 평등삼매를 대자대비라고도 하느니라.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연각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성문의 마음을 내었고, 세간의 여자와 천상의 여자 2만억 사람들이 현재에서 여인의 몸을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었고, 수발타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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