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운 수필집 - 감자꽃 필 무렵
* 제 목 : 감자꽃 필 무렵
* 저 자 : 박용운
* 분 량 : 218쪽
* 가 격 : 10,000원
* 책 크기 : 148 x 210mm
* 초판인쇄 : 2021년 5월 29일
* ISBN : 979-11-89678-63-0
* 도서출판 명성서림
저/자/소/개
박 용 운(朴容雲)
● 아호(雅號) : 별빛(星光)
● 현대계간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 좋은 문학 창작예술협회 문학상 수상(2020)
● 좋은 문학 창작예술협회 수필 등단(2020)
● 좋은 문학 창작예술협회 단편소설 등단(2020)
● 좋은 문학 창작예술협회 시 부문 등단(2016)
● G-one vina co., Ltd C.E.O(베트남 하노이)
● World vina co., Ltd C.E.O (베트남 하노이)
● ㈜ 태화 전기조명 경영
● ㈜ 우진 종합전기조명
● 인천지방공업단지 의료보험조합
● 저서 : 시집『그리운 사람같이』
차 례
제1부 ■ 辛丑年을 시작하며
봄비가 내리는 날에 …… 12
‘섣달그믐’ …… 15
신 축년(辛丑年)을 시작하며 …… 19
작심삼일(作心三日) …… 23
잔인한 달, 4월 …… 28
제2부 ■ 하나님의 관점
‘하나님의 관점(觀點)’ …… 34
감사하는 가을 …… 39
그리운 아버지 …… 43
‘나잇살 먹고 나잇값 하는가?’ …… 55
‘새벽 기도’ …… 59
천국(天國)으로 가는 소망(所望) …… 65
제3부 ■ 즐거운孤獨
당신은 영원한 나의 사랑 …… 78
빈자리 …… 86
소래 포구(蘇萊 浦口) …… 93
이사 가던 날 …… 97
즐거운 孤獨 …… 102
제4부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박제된 천재’ 와 ‘살아 있는 바보’ …… 110
‘삶’ 이란 …… 113
슬픈 時代 …… 122
作家로 산다는 것 …… 134
한 눈뜨고 세상을 본다 …… 141
제5부 ■ 하노이에서 살아가기
내 안에 너 있다 …… 152
열무김치 …… 161
하노이에서 살아가기…… 167
제6부 ■ 감자꽃 필 무렵
가을 산행 …… 174
감자 꽃 필 무렵 …… 181
‘별이와 빛나’…… 188
시골 定着기…… 194
“짜장 예찬” …… 203
‘텅 빈 텃밭을 바라본다’ …… 212
책 머리에
제목을 <감자꽃 필 무렵>이라고 명명하고 나의 첫 수필집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용트림을 하던 때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한 것이 체기가 가시지 않은 듯 더부룩하게 며칠을 지내야만 했다. 과연 세상 밖에 내놓아도 되는 글들일까? 명확한 답을 구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갔다.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없다”라고 했다.
이 말 속에는 많은 뜻이 내포된 듯하다.
“누구나 쓸 수 있다”라는 말 속에는 수필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이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아무렇게나 써볼 수 있는 글이라는 뜻이다.
그러나“아무나 쓸 수 없다”라는 말 속에는 수필이 그리 만만치 않은 글쓰기이며 정말 농익은 글이 아닌 이상 섣불리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할 게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품격이 드러난다고 했던가?
분명 내가 구사하는 글 속에서 인격마저 뿜어져 나올 것이다. 나름대로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쓰겠다고 겁 없이 문단에 신고식을 하고 나니 처음에는 마치 금메달을 목에 건 스포츠 선수 같았으나 날이 가면 갈수록 힘들고 지쳐만 갔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쓰고 또 쓰려고 안간힘을 쓰며 애를 쓰다 우연히 책장에서 꺼내 본 책 속에서 작가로서의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는 나름의 정공법을 활용하라고 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듣고 많이 보아야만 마음의 문이 열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을 깨
달았다. 오래전에 보았던 논어 '위정편'에 실려 있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을 되새겨 보기로 했다.
이청득심 以聽得心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유래는 노나라 왕이 바닷새를 궁으로 데려와 술과 산해진미를 권하고 음악과 무희 등으로 융숭한 대접을 했으나 바닷새는 어리둥절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사흘 만에 죽었다는 일화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장자는 노나라 왕의 일화를 통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노나라 왕은 자신이 즐기는 술과 음악 그리고 좋은 음식이 바닷새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착각을 한 것이다.
경청과 배려는 의사소통의 기본일 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신뢰를 만들고 그로 인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경청은 나를 발견하게 하고, 상대와의 공감을 이루며, 모두를 위해서는 상생을 가져다준다.
옛 선인들은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라고 하여 말을 잘하기보다는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에 대한 험담은 자신의 쇠망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라 했다. 상대의 눈높이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내가 되고자 한다. 지난해‘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진면목을 깨우쳤던 것처럼 상대의 완전한 입장이 되어 이청득심을 실천하고자 한다.
시를 쓰는 것과는 달리 수필은 작가인 나를 온 천하에 드러내야 한다는 고민스러운 부분이 숙제이기도 했고 적어도 시보다는 많은 말을 한다는 것이 번뇌스럽기까지 했다.
수다스럽다고 행여 느끼지 않을까 하는 괜한 생각에 망설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용기를 내기로 결심을 굳혔다.
침묵으로 얻은 금을 값지게 써보고 싶었다.
언 위 심성 言爲心聖(말은 마음의 소리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과연 그렇다면 작가로서 얼마만큼 드러내 보일 것인지도 고민을 하게 되었다. 많은 말을 하다 보면 실수로 전달되어 작가로서 치명타를 입지나 않나 하고 괜한 고민을 하였었다. 그저 신변잡기에 지나지 않는 글들을 나열해놓고 괜한 걱정을 한다고 치부하다가도 글 속에 잠재된 연륜의 깊이와 글쓰기의 존중이 적어도 조금은 내재하여 있음을 깨달았다. 버릴 것은 아낌없이 버리고 내려놓을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한땀 한땀 이어온 인생의 각 순간순간이 모여있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한층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직도 완연하게 익지 않은 글들을 겁 없이 내보인다.
물론 완숙(完熟)한 부분도 있겠지만 설익은 부분도, 벌레가 파먹은 부분도 내 인생의 소중한 한 부분임을 인정하기로 했다. 종점을 향해 가면 갈수록 나의 인생은 차츰 익어만 갈 것이다. 다음에는 지금보다 좀 더 익은 글들을 기약해 본다.
우선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책이 나오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과 미숙한 글을 기다려 주는 몇몇 지인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또 한 늘 곁에서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는 아내에게도 감사드린다.
2021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