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교육장님!!!
오늘이 금년 마지막 날입니다.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오셨습니다. 망년회는 하셨는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과 달려 온 한 해를 돌아보면서 망년회를 합니다. 잊고 싶은 일들을 툭툭 털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그만큼 인간은 실패가 많고, 계획한 일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존재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래서 한 해를 돌아보면 낯이 뜨뜻해지는 일들이 많습니다. 실수하고, 잘못된 일들을 돌아보면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다시는 이러한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다짐’과 ‘결심’이 많아져야 하는데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히려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은‘점점 익숙해진다’는 병입니다. 연말마다 생기는 병이라고 슬슬 마음에 면역성이 생깁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그랬고, 또 그그 전에도 그랬는데 금년에만 새삼스럽게 후회하고 새롭게 결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라는 면역성이 생기는 것이 병중에 큰 병입니다. 365일을 12달로 나누어, 12달을 1년이라는 주기로 정하여 지키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하나의 이정표입니다. 이정표에서 걸어 온 자신의 발걸음과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확인하기도 하고, 잘못한 부분은 채찍질하기도 해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정표를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도록 만드는 면역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틈엔가 잠들어 있는 자신을 깨우는 시간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병은‘좌절’입니다. 내가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사회인으로서, 공무원으로서, 교원으로서 역할을 다 했는가? 나 때문에 가정과 직장에 웃음꽃이 많아졌는가? 더 즐거워했는가? 한 해 동안 최선을 다 했는가? 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고개를 들 수 없음은 또 다른 축복입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음은 앞으로 마음만 먹으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세월이 인간들에게 날마다, 귀가 아프도록 들려주고 싶은 말은 아마도‘겸손 하라’는 말이 아닐까요? 다른 말로‘너의 수준을 알아라,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분수를 알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머리를 숙입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자신에게 많은 흠이 있음을 압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 덕분에 자신이 이 자리에 서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고, 섬길 줄을 압니다.
1년이라는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은‘나는 제가 먹을 밥 한 숟갈 때문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돌아볼 만한 그런 정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혹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왔다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명예와 주변의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했던 일일 것입니다.’마음 깊은 곳으로 부터 내가 이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일 년을 마무리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도 돌아보니 엄벙덤벙 살아 왔고, 바쁘게 떠밀려 왔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걸려 넘어지는 또 다른 병은 “,,,,, 만 해 주면”이라는 병입니다. 다른 말로 조건과 핑계입니다. 가령 가정에서‘당신이 조금만 더 잘 해 주면 나도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병입니다. 사회에서도 ‘상대방이 ,,,,해 주면 나도 할 수 있는데’라고 조건을 내 세웁니다. 내가 지키지 못하고, 하지 않은 것은‘내가 하지 안했기 때문’이 아니고 ‘상대방이 먼저 지키지 안했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댑니다. 학교에서의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도, 국가도, 사회도, 상급기관도, 교장선생님도 직원들에게 없는 것에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내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해 달라는 것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지키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한 일들의 책임이 결국 나의 나태함과 게으름, 그리고 핑계에 있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수준을 아는 만큼 실수는 줄어들고,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모르는 사람도 속 썩이고, 기대했던 사람도 속 썩이고, 더 많이 아팠고, 사방에서 얻어터지고, 뭐 하나 제대로 된 일이 있습니까? 그러나 낙심하지 않는 것은 금년 한 해 우리가 흘렸던 눈물들과 우리가 질렀던 비명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나로 인하여, 아니 단 한 사람이라도 위로를 받고, 즐거워한다면 얼마든지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선생님들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삶이라고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의 감동어린 칭찬과 격려의 말. 따뜻한 눈 빛, 머리쓰다줌이 아이들의 가슴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그 사랑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만질 수도 없습니다. 만졌다가는 손이 화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지구촌 곳곳에 내란과 기근, 테러와 숙청, 데모와 욕심 등으로 세상이 어지럽게 보이지만, 세상의 중심에는 사랑이 자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은 사랑만이 세상을 다스리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거짓말이라고요? 아닙니다. 그럼 지금 실험해 보십시오. 멀리 가실 필요 없습니다. 당장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지를 눈여겨보십시오. 가정이 곧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매입니까? 폭력입니까? 따뜻함입니까? 사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무한한 에너지입니다. 그 힘이 얼마나 센지 원수를 형제로 맺어 오순도순 살아가도록 만들어 줍니다.
이제 2013년이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고 사라집니다.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교육장님!!!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2013. 마지막 날에 강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