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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글 긴여운 스크랩 여수보호소 참사 [연기속에 사라진 코리안드림]
정태하 추천 0 조회 40 14.09.18 12:1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연기속에 사라진 코리안 드림,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그 사람을 보여주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시신을 칼로 난도질해서 피범벅이 되어있었습니다.  부검한거라서 함부로 닦아도 안된대요....”]



일가친척과 동네사람에게 손까지 벌려가며 부푼꿈을 안고 찾은 대한민국, 돈을 벌기는 커녕 밀린 월급도 받지 제대로 받지 못한 어느 날 저승사자 같은 단속반원에 검거되어 끌려와서 보호가 아닌 감금되었던 여수보호소였다.

밀린 월급만 받으면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그들의 소박한 바램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연기속에 사라졌다.

  만리타향의 철창안에 갇혀 화마속에서 울부짖다 숨져갔던 9명의 외국인들은 얼마나 우리를 원망했을까?  한 맺힌 죽음으로 차마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을 그들에게 한국정부는 사인규명(?)이라는 미명으로 사고 다음날 전격적으로 부검을 해버렸다.  의문사도, 돌연사도 아닌데 무엇이 그리 급하건대, 유족들의 동의조차 없이 한 맺힌 몸뚱이를 또다시 난도질한단 말인가?

그들이 구미나 유럽인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못했을 거라고 몇 년간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을 했던 나는 경험상 확신한다.



외국인을 보는 두가지 시선,

지난 15일 참사현장인 여수출입국사무소와 영안실, 병원을 돌아봤다.

민중운동을 솔선하는 젊은 목사님과 함께 여수에서 이주노동자인권운동을 하면서 인권센터건립을 추진하다가 불쑥 서울로 올라온 후 이번 사건이 터지자 아쉬움을 넘어 죄책감까지 들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보호소내 이주노동자들의 체불임금해결과 고충처리를 했던 GS칼텍스 해고노동자는 생계문제로 얼마전 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2003년경부터 이주노동자인권운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게 되면서 나는 한국인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너무도 많이 목격했다.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보는 두 개의 시선, 강대국은  외국 분으로 약소국은 외국 놈으로 치부하는 비열한 한국인의 이중성을 말이다.

구미나 유럽의 백인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내놓고 불법체류자라고 해도 섣불리 단속하지 않고 설사 단속을 당해도 처우나 태도가 약소국이나 동남아인과 다르다.

일례로 구미나 유럽인들에게는 존대말을 자연스럽게 쓰지만 동남아인들에게는 반말이 일상사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텔레비전에 등장시켜 동정심을 애정으로 포장하는 상술에는 차마 얼굴이 화끈거린다.

경제적 우월성을 뽐내려는 저속한 상술은 이주노동자문제의 본질을 가리는데에 한몫한다.

결국 텔레비전을 볼 때의 그윽하던 사람들의 눈길은 브라운관을 떠나 길거리로 나서면 어느새 차가운 시선으로 뒤바뀐다.



대한민국 1%를 위하여

단일민족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에 어느새 등록, 미등록된 외국인이 전체국민의 1%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에서 결혼하는 비율의 30%는 외국인 처녀와의 결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이 국경을 넘은 순수한애정(?)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다.  때로는 보는이가 민망할 정도로 나이차가 많은 사람도 있어서,  경제력의 미명으로 약소국의 처녀성을 수입하는 것은 아닌지 가슴으로 반문도 해본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외국처녀와 한국인 가족들이 등장하여 성공사례(?)를 늘어놓지만 그것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을 감추기에는 낯이 간지럽다.


화면속에 비쳐지는 이주노동자의 뒷면을 보라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신음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3권은 차마 거론하기에 민망하다.  이주노동자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제대로 된 임금계산이 이루어지지않는것은 다반사고 의도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악덕 사용자가 있어서 ‘코리아’의 전체 이미지를 흐리게도 한다.  인권센터나 근로감독관의 전화한통만으로 해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체불은 대부분이 경영악화의 이유가 아니요, 기업주들도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사례는 극소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입국사무소에 감금수용된 이주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이 당국의 무책임속에 해결이 안되거나 지연되어 본국을 못가고 장기수용되는 사례를 볼때면 참으로 가슴이 미어진다.



공존의 그늘에 따스한 사랑을...


불법체류라는 죄목으로 이주노동자를 범죄인 다루듯 하는 정부와, 화재참사의 책임을 한사람의 방화사건으로 모는 언론에 강한 불만으로 여수참사 유족들은 한국말을 모르는 척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사고는 언제고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사건은 이미 경고되었던 사건을 우리의 불찰로 예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미 2005년 2월경 여수보호소에 있던 안토니는(Fizcal Antony, j. johnson leid)우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시에 있었던 화재사건의 보호소측의 대응을 보고 충격을 받아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경고했고 보호소는 물론 언론에도 공개되었었다. (최근 ucc동영상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서 애국가맨으로 유명한 사람)이번 화재참사는 제도와 시설, 대응과 방법의 부실이 낳았고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출입국사무소와 법무부에 있다.

신축한건물이라고 그토록 자랑하던 보호소측은 화재경보반도 먹통이었고, 스프링클러도 설치하지 않았으며, 방과 방사이의 천정부근은 터져있었고 방과 방을 나누는 벽면은 시멘트가 아닌 나무등 가연성 소재로 되어있었다.

또한, 정상적인 근무위치에 근무자가 있어서 초동대응을 하거나 수용자를 대피시켰다면 설사화재가 발생해도 절대 인명피해는 발생할 수 없었다.

이번사건의 핵심은 어느새 우리사회의 일원이 된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올바른 시선의 정립이며 이주노동자 정책과 제도,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보호정책에 대한 자기반성이다.

청주와 공주, 여수등에 있는 대규모 보호시설은 최소한, 근로감독관이 상주하거나 파견되어서 체불임금을 우선 해결하여 무려 3년씩이나 보호소에서 장기체류할 수밖에 없는 사례는 만들지 말아야한다.  보호자가 외부와의 소통이 자연스러워야하고 통역과 상담이 충분히 이루어져야한다.  보호시설 근무자의 인권교육이 정례화 되어야 하고 근무자의 근무복에는 명찰패용을 의무화해서 인권유린사례를 막아야한다.

이번 사건을 국제적 망신을 우려하여 축소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사건자체가 망신이 아니라, 숨기고 축소하고 본질을 외면하는것이 더 큰 망신이 된다는것을 알아야한다.


화재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 재발방지책과 아울러 이주노동자 정책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대적인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것이다. 

우리사회 모두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 기여한 현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해야한다.

한국사회에 공존의 그늘, 이주노동자에게 따스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자!



이준상 (전 여수이주노동자인권센터(준)대표,  전 민주노동당 전남도당위원장

            현 발전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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