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묘심화 법사. 그녀는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간호사를 거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82년에 영적인 병으로 접신되었다. 그후 불교로 귀의, 불교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현재는 구기동 소재 자비정사(391-4197)에서 집필과 영적인 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빙의’란 영혼이나 강력한 힘, 혹은 절대적인 신의 영향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인격이 나타나 평소의 그 사람의 행동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질병을 말한다.
지난 2002년 1월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된 ‘빙의’를 세상에 내놓아 빙의 환자들의 충격적인 체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빙의의 폐해를 제시하고 매스컴과 신문지상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묘심화 스님이 세 번째 산문집”빙의가 당신을 공격한다.”를 내놓았다.
14년간 빙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치료와 구병시식을 해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갖가지 빙의 사례를 소개하고 다양한 방법의 해결책을 찾고자 한 것이다.
귀신, 영혼은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누구나 영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묘심화 스님은 귀신은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라기 보다는 ‘사랑과 영혼’ ‘디 아더스’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빙의는 이러한 절대적인 신이나 귀신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전혀 다른 인격체로 변하는 것이다.
묘심화 스님은 요즘들어 빈번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인이나 유명인사의 자살도 빙의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졸속행정, 패권주의 등도 모두 빙의와 관계가 있다. “의식의 밑바닥을 보는 것이 인간의 정신세계인데 그 밑바닥을 잘못 보다가 한순간 빙의가 될 수 있다”고 묘심화 스님은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각종 기병, 난병으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물론 현대의학이 있어 질병 퇴치에 공헌하고 있지만 아직도 완치시키지 못하는 질병이 허다하다. 결국 현대의학이라도 맹점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암, 간경화, 간질, 정신질환, 낙태, 교통사고, 입시 실패, 줄초상, 크고 작은 가정사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
이같이 불행한 우환의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인간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중 가장 고통을 주는 것이 바로 ‘빙의’일 것이다.
육체를 통해 전혀 다른 혼백이 들어와 정신 사이를 교란시키고 지배하는 형상. 우주법계를 떠돌아 다니던 영체들이 사람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깊은 시간까지 잠 못들며 긴장의 생활이 연속되어 불안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매사에 자신이 없어진다. 또한 건망증과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데 대개는 가족 중 죽은 사람들이 자주 나타나 자신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꿈을 꾸거나 뱀이나 개, 고양이, 갓난아기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이같은 고질을 없애는 방법은 없는가. 빙의 퇴치는 의외로 간단하다.
이른바 ‘웰빙’을 추구하면 빙의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묘심화 스님은 “병을 구하는데 귀신에게 밥을 준다”는 뜻을 지닌 ‘구병시식’을 전파하고 있다.
‘구병시식’은 콩과 팥을 즐겨 먹도록 하는 것이다. 동지팥죽 등 귀신을 쫓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 콩과 팥은 실제로 현대인의 영양식의 백미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대범한 성격을 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들어서 나쁜 얘기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는 성품을 지니는 것도 정신건강을 위해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며 낙천적이고 의욕적인 사람은 빙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자신감과 융통성을 갖고 매사에 임하는 것도 좋다. 짜여진 인생계획을 조금씩 수정해 가며 답답하고 꽉 막힌 것을 벗어나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웰빙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묘심화 스님은 “종교적이고 잡기스럽다고 생각한 채 멀리 하지 말고 웰빙으로 치료해 보라”고 권한다.
묘심화 스님은 한때 본인도 빙의 환자였다고 털어놨다.
건강했던 육신이 갑자기 원인 모를 병으로 생사를 넘나들게 됐다.
비록 간호사였지만 그녀는 영적 체험을 통해 생명을 얻었고 그로 인해 불교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현재 묘심화 스님은 무학대사의 법성종 최고승인 ‘종정’자리에 있다. 원효사상을 좋아해 법성종을 택한 그녀는 세상의 번뇌, 망상을 겪어봐야 중생의 아픔을 같이 느끼고 보듬어 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최근 신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온나라가 시끄럽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전인 2002년 1월 묘심화 스님은 그의 책 ‘빙의’를 통해 청와대 이전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그녀는 21세기는 땅이 하늘이 되는 ‘지천태(地天泰) 시대’라고 한다. 여성이 하늘로 올라가는 시대라는 뜻이다. 이 시대에는 여성의 기운이 상승해 모든 문화현상이 여성위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경우 17대 총선에서 역력히 나타났다.
묘심화 스님은 여성지도자는 지금까지의 힘과 권위로 대변했던 제왕적 지도자의 모습과는 달리 부드럽고 온유한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민주적 지도자가 될것이라고 말한다.
묘심화 스님은 요즘 97년 일간스포츠 연재작 ‘인간과 영혼’ 집필 이후 현재 스포츠 서울에 ‘신과 영혼의 불가사의’를 연재중이며 자비정사에서 정신적으로 나약해진 환자들과 만나 대화와 치료를 겸하고 있다.
불도의 길로 전환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묘심화 스님은 명쾌하게 대답해 주었다.
영적인 병으로 접신된 후 신을 만나고 스스로의 꾸준한 수양을 통해 자신의 병을 치료하게 되었다. 그 후 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었고 이제는 중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었다.
주위에 신기가 있거나 접신된 이들이 그들 자신의 능력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그들은 처음과는 다르게 오만하게 변하고, 성격도 포악해지며, 속이 좁고 돈에 얽매이게 되어 결국 신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이들을 구도하고 자신의 수양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불도를 선택하였다.
묘심화 스님이 ‘빙의’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은 영적 치료에 치중하지만 의학적인 치료도 겸하고 있다. 그녀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3회 정도의 치료로 완치되어 돌아간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녀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불도의 길에 스스로의 정신적 수양은 물론 올바른 길을 걷지 못하고 방황하는 무속인들의 구도에 힘쓸 생각이며 이 분야에 대한 집필을 계속하려는 것이다. 특히 음기와 관계된 구체적 소재들과 힘든 이들을 위해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지침서들을 써낼 예정이란다.
묘심화 스님의 관심사 중에 하나인 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그녀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천도에 해당하는 국가적 대사이기에 통일한국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풍수연구가인 최창조 전 서울대교수의 ‘공주-연기로의 천도불가’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가능하면 남진보다도 북향이 바람직하다고 묘심화 스님은 힘주어 말했다.
취재 _ 김정수 기자
2004-09-12 23:5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