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를 안아준다 판미동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신현림 엮음
머리말 좋은 시들이 나를 깊고 따스한 길로 이끌었다
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은 내일이면 이미 죽은 자가 되어 있을지도
그들에게 빵 한 조각과 물 한 잔이 필요한 건 오늘입니다
밤
고독한 시간이 없으면
시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시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의미도 이해할 수 없다/타마로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의 삶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그의 고유한 것을 인정해주는 것도 포함된다/디즈레온리
밤/고이케 마사요 상처에서/새/비/종이에서/나를 반사판으로/폭포가 사람도
밤 속에서/앙리 미쇼 한 몸이/탄생/실오라기보다도 더 가는 밤 아래 밤
밤이 쓸쓸해/오가다 가메노스케 잠이 오지 않아서 깊어/전차가 매달려 대롱
달밤/요제프 꾸는 듯했어/바람이삭숲밤하늘/형혼은날개듣녘/집으로 날아가듯
한밤중/장새땅 깜깜한 밤하늘에/별....../고요히 잠들고 풀벌레 소리만
자장가/클레멘스 불러라 달의 노래 배우듯/샘물별들처럼/윙윙 소곤소곤 졸졸
무릎/정호승
너도 무릎을 꿇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이 되었느냐
너도 무릎을 꿇어야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느냐
차디찬 바닥에
스스로 무릎을 꿇었을 때가 일어설 때이다
무릎을 꿇고
먼 산을 바라볼 때가 길 떠날 때이다
밤에게 주는 시/부오나로티 예지/하늘로/피곤과 분노와 슬픔을 주어 잠들게
야생의 삶/웬델베리 세상에/나는/평온/별/내가
눈이 내릴 것 같다/잠 냅둬/눈물과 입맞춤/별에 이름을/냅둬
강에 뜬 달/강희맹 물결 따라/비어/회한도/소나무 늙은 등걸
왼손/도종환 횐손으로 오른손을//어둠속에서 눔물 한방울이 깜빡깜빡
떠도는 자의 노래/신경림 놓고 온 것을/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
비/래이먼드 카버 그 갈망/나를 맡기기로/반반이다
비가 내린다/기욤 사라진 여인들 목소리로/묶어놓은 인연의 끈이
거룩한 갈망 /괴테 열렬히/갈망이/불꽃 속으로/죽음이 성장임을/길손
작은 술집/밀레이 앉아/추위를/사그라지는 장작불을
고독
자기 자신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어찌 온전한 사람일 수
자신과 함께 있다는 것은 움켜쥐고 있는 던을 내려놓는 것
침북하는 것, 귀를 기울이는 것을 뜻한다/베네딕트
영감은 고독에서
당신이 사는 꿈꾸는 것은 모두 이룰 수 있으니
지금 시작하라/괴테
수치심과 시간낭비만 했다는 자책감에 극도의 외로움에
자신을 죽이고 살리는 게 무엇인지, 목표를 정하는 시간이다
고독은 저주가 아닌 은총, 섬세함 각성 결심 일의 순서
결심해서 얻은 고독은 약이고 선물이다,
자신의 영혼을 살피고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힘까지도!
깊은 계곡/인디언의 노래 새꽃구름/깃털꽃하늘처럼/시간과 영원 사이일 뿐
마음을 굳게 믿고/네루다 푸른 밤/동전처럼/멀리 있다/발치로/동상들 너머
기억은 어항이 아니라서/신현림 쉽게 만나/추억을 품고 싶어/모빌처럼 흔들
정화/웬델베리 쓸모없는 단어들/경이로움/낡은 것이 새것으로 피어납니다
풀과 물고기/고형렬 풀의 눈과 바람의 눈/서로 스며 생이 되고
영혼의 무게/외르크 파우치 21그램의 무게/내 꿈으로//그동안 마른 무게
고별의 블루스/휴스턴 휴오드 모든 시계를/이제 그 무엇도 필요 없으니/딴
기쁨과 슬픔/블레이크 섬세하게 엮여/옷으로//안전하게///희노애락애오욕/
길/윤동주 잃어/길을//끼고 돌담 저쪽/잃은 것을 찾는 까닭에
한 가지 기술/비숍 만물이 헛되니/이름꽃시계집도시/쟁앙처럼 보일지라도/나 경고/케스트너 뻔한 소리/어린애도/조금씩 나아/약이라도 올려야지/그냥
도취/니체 기쁨은 더욱 깊더라/깊고 깊은 것을 원하더라///
어떤 하루/케니언 그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먹고 산책하고 저녁/그러지
고독/체술라르 벽 틈에 자란 쐐기풀/지난날만은 멀어지도록/평안?/침묵
모든 울음은/이현호 구전되어 왓다면/혼자 우는 눈동자가 없도록 두 눈으로
질문하다가/네루다 뱀소금석탄꿀벌송오렌지연기별전갈거북인빗방울새이파리
눈물의 중력/신철규 굳어허물어질 때/너무 무거워서/엎드려 울 수밖에
시간이란 적/보들레르 폭풍우 햇살/잃어버린 피로 자라고 살쪄간다
슬퍼하고 기침하는/세사르 반만 열려 있음/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겨울 뿐.
사랑
사랑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거저 주는 것이지요./프란체스코
두려워 말라. 고통을 피하고 멀리하는 사람은 외톨이가 될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ㄹ보다 더 외로운 사람은 없다. 내가 모든 이를 위해
목숨을 내놓았듯이,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명을 내어준다면, 풍성한 수학을 얻게 될 것이다./로메로 대주교
시의 뿌리는 사랑이다. 시를 읽으며 사랑력을 키우다보면 감정이 섬세해지고 호기심과 인내심도 커진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 꽁과 나무, 바람과 별의 정령들이 모이는 밤 시간, 이 속에서 사랑의 길을 어루만지고 헤아리고 뜨겁게 달구는 시를 만나라. 횽혼 밑바닥까지 가닿는 사랑, 그 숨결을 만나라. 진정 사랑할 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만난다.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체로키의 노래 여행자/웃음/축복하기/발자국을/무지개
당신/한용운 주름살/그때대로/당신의 뜻대로만/나는 곧 당신이니
절반만 다가오세요!/팀 코너 이해/매듭/와준다면, 나는 그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여인/폴 엘뤼아르 내 그림자에/할 말이 없어도 말하게 한다
일하며, 사랑하며/칼릴 지부란 발걸음을 맞추어/하나의 노랠/꿈/삶의 비밀에
사랑은/오스카 해머스타인 종/노래/사랑도/사랑을 주기 전에는 사랑이
소네트 8번/루이즈 라베 물불삶은 슬픔과 기쁨/시들며 싹/차면 기울고
당나귀 두 마리/모르겐 슈테른 우리 함께/종종 그랬던 것처럼 둘은 즐겁게
신혼/장철문 스적인 것이 만져진다/살아온 내력이/같이 살자고 한 것이 언제
사랑이 끝났다고/톨스토이 썰물일 때 바다의 변절을/나의 자유를 그대에게
완다와 폭설/풀 짐머 사흘 내내/달콤한 달이/제설차가 도착했는데 슬프더군
너를 안으면/이승훈 어둠병불안감옥우울만성신경증/가슴에/너의 얼굴도/너나
높새바람같이는/이영광 몸맘/당신은 죽어가지만/나는 다시 생각/함께라면
아무것도 바라지/앨리스 워커 검소/동정/실망을 외투로/삶을 선물로 여기면
천사의 손길이/마야 안젤루 비겁해/두려움을/사랑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밤눈/김광규 노천역에서 서로의 집이/방이/눈 바람/밝을 때까지 서로의 바깥
축사/카트린 포지 등 돌리려 할 때/정신의 심지, 환영의 중심/지고한 사랑
감사
우리의 영혼이 활짝 피어나게 해주는 고마운 정원사/푸루스트
다른 이들에게 귀를 기울임으로써/자신의 내밀한 목소리에도 한결 민감해진다. 그 자체가 그 사람에게 하나의 선물이 될 수 있다/로버트 윅스
고마 곰 곱다도 당신은 대지의 신처럼 은혜로운 사람, 마르고 닿도록 써도
감사와 기도는 진정 자유로워짐이다. 겸손해져서 얻어지는 축복이다.
괴로움이 다 물러난다. 감사야말로 존재의 예술이다
행복/샌드버그 아내와 애들이 함께 노는 것을/맥주통과 손풍금을 곁에 두고
기도/헤세 다 냅뒀다가/파산할 때 당신이/슬픔과 불꽃과 고뇌를/당신의 품만
기다리렴/골웨이 키넬 시간을/작은 존재의 커다란 공허감/완전히/음악을
코끼리되기 전에/신현림 발/살아있음에 고마워하기/바람 부는 땅에 입맞춤
숨쉬기/괴테 들숨과 날숨/부풀고 줄어드니/밀어붙일 때도 놓아줄 때도 감사
살아있음에 대해/나짐 히크메트 농담/절실/애절/소중/궁금해 할 거야
강/이성복 남는 것이 삶이라면/마분지 조각이/미지의 중심 아픈 배를 비빈다
지나가는 사람은/갈린도 지나가는 사람/영원한 존재임을/신비로운 영혼임을
미열/이해인 그리 뜨겁지 않은/내 삶의 태도 역시/나를 힘들게 하네
그의 행복을/신동엽 머슴/목숨/끄나풀/순리로 합칠 날 있을지도
세월의 강물/장 루슬로 다친 달팽이/제자리를 떠난 별도/강물의 등을 떠밀지
오래된 기도/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기도하는 것이다
왼손/가슴 앞에/이름을/노을에 걸음을/지난 봄날을/
오래 씹기만/촛불/귀 기울이기만/눈 맞추기/걷기만/두 눈으로/어두운 부분을/발원지를/별똥별의 앞길/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나의 죽음은 삶과 동행/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눈가루/프로스트 까마귀/솔송//한 귀퉁이가/나의 울적했던 하루의
서시/브렌타노 무르익는/애원/씨앗바람동경가난이삭/사랑, 고통과 시간 영원
전설/에바 흔들림과 함께/오늘까지 울려온다고/소리 없이 말하는 소리 함께
네/주디 부라운 가능할 수도/무엇이 가장 중요/기쁨과 슬픔 그들에게 대답!
발작/황지우 이 별에 내린 자/쓴맛 단맛 다 보고/초록빛과 사랑, 이거 기적
민감한 길/쿤체 얼마나 많은 나무가/뿌리가 뽑혔던가,/우리들 마음속에서
피리와 같으니/루미 노래메아리/승패/사자들/바람이 있어 단신의 선물/그대
희망
이 망토는 우리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만날 때가지 우리가 빌린 거/토마스
삶이 예술이다
간소한 생활을 할 마음을 먹는다면
그대는 진정한 즐거움을 알 수 있다
절망하지 말자
인간이란 가능성의 바다에 뜬 섬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창가에 서면 나는 크게 숨을 쉰다. 이내 편안해진다.
햇빛 속에서 언젠가 잊었거나 잃어버린 무언가 돌아오는 느낌이다.
생의 목표를 다시 정하고, 새롭게 빛을 더하라
희망은 깊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 곁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멋진 풍경과 새로운 사람들 그림과 유물을 봐도 새 기운과 영감을 받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안정과 평화 속에서 또한 희망을 맛본다.
나는 기도한다. 기도함으로써 신성과 이어진다.
신성함 속에서는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니다
혼자라서 뭐든 이룰 수 있으며, 혼자 있어도
가득한 신적 사랑의 향기는 세상 속으로 퍼져간다.
가라앉지 말고/마사 기다리면 모든 게 나아질/당신 자신이 그런 사람이기에
아침의 릴레이/슌타로 캄차카멕시코/뉴욕로마/아침이/지구를/자명종 움켜쥐
너무 작은 마음/장루슬로 바람이 숲나무/바람 비/사람들 마음이 작기에
격려/비어만 무감각비참경악번아웃/침묵 초록빛이 터져/모두보고 알게디겠지
바람/파스테르나크 무의미한 허세나 목적 없는 분노/깊은 슬픔의 자장가를
내가 가진/권터 아이히 이것은 공책천막손수건/나의 실과 바늘이다
사람에게/후틴 땅? 존경/물? 채워준다/사람은 무엇으로? 스스로 대답해보라
어느 쪽?/휠러 윌콕스 죄인성자/호불호/빈부/겸손오만/행불행/짐 지우 덜어
풀잎/휘트먼 ?/푸른 희망깃발손수건어린아이/식물에서 태어난
아무르 강가/박정대 시간의 경계를/촛불나무로/초저녁별로/별빛을 향해 걷다
조춘/이싱영 그리 쉽게 망하진/개나리 한 뿌리가 저리 찬란한 봄을 머금고
미술관/헤스 공평한 풍경과의 사랑에/아이는 잠들고/껍질에서 싹이/다 가능
내가 가야할 곳/로스케 감으로 안다/느낌으로 생각/웅성거림이/천천히 깨다
나이 드는 법/메이 스웬슨 성취/시간의 마술/젊음을 인형처럼/축하/인형도
세수/이선영 내 손길로/늘 새것인 물을 흠뻑/어제는 잔주름만 남기고/다시작
희망/실러 나날/낡아가지만 또 새로워/깃발로/더 존 세상에 살기 위해 탄생
가치들/에바 좋은 것들은 가격이/공기물사랑을/낮다하면 더 크게 치루는 일
간식시간/가오리 맛동산녹차도넛설탕/성장건강용감/깨빨고맛핥씹으며 인간이
하나 됨/탁닛한
내가 죽는 순간/될 수 있는 대로 발리/네게로 돌아오겠다. 약속 하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내가 죽는 순간마다/ 이미 너와 함께 있거늘
그렇지 않느냐?/나는 순간순간 네게로 돌아간다./그냥 보아라. 내 현존을 느껴라
울고 싶거든/울어라. 울면서/내가 너와 함께/ 울고 있음을 알아라.
네가 흘린 눈물이/우리를 치료해주리라/네 눈물이 내 눈물이다
오늘 아침 내가 밟은 대지도/역사가 아니다/봄과 겨울이 한순간에 같이 있다
새로 돋은 잎과 낙엽이 실로 한 몸이다/내 발은 불사를 딛고/그리고 내 발이 네 발이다
지금 나와 함께 걷자/하나됨에 들어서서/겨울에 피는 벚꽃을 보자/ㅇ째서 우리가 죽음을 말해야 하느냐?
네게로 돌아가기 위하여/죽어야 할 필요가 내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