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30일, 금요일, Torres del Paine 트레킹 제 4일, Las Torres Hosteria 캠핑장 (오늘의 경비 US $28: 숙박료 3,500, 캠핑장 사용료 3,500, 기타 10,000, 환율 US $1 = 600 peso) 오늘은 어제와 날씨가 비슷했다. 오늘은 Italiano 캠핑장을 떠나서 Las Torres Hosteria 캠핑장으로 옮기는 날이다. 가는 길은 바람이 전혀 없어서 땀을 나올 정도로 더웠다. 보통 6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데 나는 7시간 반이 걸려서 갔다. 가는 도중에 사진을 찍느라고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천천히 걸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호숫가를 걸었다. 그러나 경치는 지난 3일 동안 다닌 곳만 못 했다. 아침에 Italiano 캠핑장을 떠나올 때 조그만 문제가 생겼다. 캠핑장 한가운데 항상 잠겨있는 창고 같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 앞을 지나는데 누가 버렸는지 쓰레기 봉지가 몇 개 보여서 나도 쓰레기통이 있으면 버리려고 가지고 있던 쓰레기 봉지 하나를 버렸다. 몇 걸음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아차, 걸렸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뒤를 돌아다보니 창고 같은 건물에서 누가 나와서 내가 버린 쓰레기 봉지를 가리키며 다시 가지고 가랜다. 조용히 버렸으면 몰랐을 텐데 소리가 나게 버려서 건물 안에 있던 국립공원 직원 같은 친구가 나온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집어 들고 두 시간 거리인 Los Cuernos Refugio까지 들고 가서 그곳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같았으면 $250 벌금을 물었을 텐데. 그러나 버리지 말아야했다. 지친 몸으로 Las Torres Hosteria 숙소에 도착하니 캠핑장은 1.5km를 더 가야 한다. 더 걸어서 캠핑장에 도착해서 간신히 텐트를 치고 Las Torres Hosteria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저녁을 사먹을까 하다가 1.5km를 걷기가 싫어서 그만두고 참치와 치즈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Las Torres Hosteria를 지나올 때 조그만 매점이 있었는데 포도주나 한 병 사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생각을 못했다. 트레킹을 시작한 후로 마시는 물은 커피 외에는 냇물을 그대로 마셨는데 아무 탈도 없다. 휴대용 정수기는 떠날 때 짐이 되어서 가져오지 않았고 타는 약은 번거로워서 안 쓰게 된다. 캠핑장에서 보니 정수해서 먹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그냥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여행지도 호숫가 자갈밭, 수백만 년이 지나면 모래사장으로 바뀔 것이다 호숫가에서 쉬면서 고국의 친구들에게 하는 커피 건배 Las Torres Hosteria는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안에 있는 대표적인 호텔이다 2004년 1월 31일, 토요일, Torres del Paine 트레킹 제 5일, Torres 캠핑장 (오늘의 경비 US $12: 숙박료 3,500, 포도주 3,500, 환율 US $1 = 600 peso) 오늘은 Hosteria Las Torres 캠핑장에서부터 Torres캠핑장까지 8km 거리를 3시간 걸려서 갔는데 힘들었다. 어제 7시간 반 트레킹으로 지쳐있는 상태에서 오르막길이어서 무거운 배낭까지 지고 힘들게 갔다. 오늘 세 번째로 텐트를 쳤는데 그중 제일 잘 친 것 같았다. 텐트를 많이 쳐봤지만 매번 무언가 잘못되곤 한다. Italiano 캠핑장에서는 아래쪽으로 경사가 약간 져서 자는데 좀 불편했다. Hosteria Las Torres 캠핑장에서는 냇물이 너무 가까워서 귀마개를 하고도 시끄러웠다. 역시 경사가 있어서 자는데 좀 불편했다. 돌이 많은 곳을 택했는지 텐트 말뚝을 박는데 애를 먹었다. 몇 가지만 조심하면 잘 칠 수 있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러나 잘 못 쳐서 밤중에 텐트가 날라 간 적은 없었다. 오늘은 모든 것이 잘 된 듯 들어가서 누어보니 바람소리만 약간 날뿐 편하다. 첫날 버스 안에서 만났던 내 나이의 (어쩌면 50대 중반) 일본 여자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Torres del Paine 트레킹을 마치고 오늘 Puerto Natales로 돌아가는데 어제는 Chileno 캠핑장에서 바람이 어찌나 강했는지 텐트를 못치고 대피소에서 비싼 돈을 내고 잤단다. 일본에서 보험회사에 오래 다녔는데 감원을 당해서 여행을 하고 있는데 돌아가면 새 직장을 구해야하는데 경기도 나쁘고 나이도 많아서 쉽지 않을 것이란다. 이번 여행을 원래 친구와 둘이서 하기로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친구가 못 오게 돼서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단다. 영어가 서툴렀지만 통할 정도는 되었다. 오늘 지나간 Chileno 대피소 매점에서 포도주 한 병을 샀다. 예상하긴 했지만 너무 비싸게 받는다. 판매원이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서 Corea del Sur라고 (남한) 했더니 “세울”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남미에는 서울을 모두 “세울”이라고 발음한다. Seoul을 글자만 보고 서울이라고 발음 할 외국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다. 아예 “Seul”로 표기한 것도 보았다. 중국과 일본의 영어 표기법은 제대로 사용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영어 표기법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 Incheon 역시 인천이라 발음할 사람은 드물고 Hyundai는 “하이윤다이”라고 발음하는 외국인도 만났다. Daewoo도 문제고 Samsung도 삼숭으로 발음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대 기업 중에는 LG 만이 그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설악산은 “Seolaksan”이 아니고 “Soraksan”으로 표기하는 융통성을 보이면서 서울은 왜 “Soul”로 표기하는 융통성을 못 보이는가. 서울을 "Soul"로 표기하면 뜻도 좋고 외국인들이 거의 "서울"에 가깝게 발음할 것이다. 한국의 영어 표기법은 외국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니고 한국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남미에서는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서 Corea라고 대답하면 영락없이 "Norte o Sur? (북한, 남한?)" 하고 되물어온다. 북한 배낭 여행자가 있을 리 없지만 남미 사람들은 그런 것을 모를 것이다. 대부분의 남미 사람들은 남한 배낭 여행자도 우리가 처음이다. 항상 "Corea del Sur (남한)" 라고 대답하는 게 상책이다. 텐트를 친 다음에 좀 쉬었다가 Torres Mirador로 (전망대)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의 최고 경치라는 Torres del Paine 산 봉오리들을 보러 올라갔다. 카메라만 들고 올라가니 한결 쉬운데 경사가 심하고 돌 바위 길이라 걷기가 어려워서 한 시간이나 걸렸다. Torres del Paine 산들은 동향이라 아침에 보는 것이 제일 좋은데 내일 아침 혹시 날씨가 나쁠까봐 오늘 오후에 경치를 미리 봐 두는 것이다. 전망대에 올라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엄한 경치다. 그러나 오후 4시이고 해가 벌써 서쪽에 있어서 산에 그늘이 져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내일 아침에 날씨가 좋아도 다시 올라올 수 있는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저녁 식사도 참치와 치즈 파스타다. 가지고 온 음식을 알뜰히 해 먹는다.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의 상징인 장엄한 Torres del Paine 봉우리 Torres del Paine 봉우리와 호수 역광이라 사진이 잘 안 나왔다 좁은 1인용 텐트 안에서 앉은 채로 저녁 식사를 만들고, 먹고, 치우고, 잠자리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