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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 체험
영수는 한 달에 한번 친구들과 만나는 ‘달모임’이 있다. 삼십오년 세월이 흘러 다들 머리가 하얀 나이라 자연 부부모임이 되었다. 이번 모임은 특별한 모임이었다. 거제 군항포에서 1박2일 어촌 체험을 위한 모임이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은 어촌체험을 할 집으로 들뜬 마음으로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였다. 여름이라 반바지 차림으로 가지고 온 짐들을 숙식할 방에 내려놓고 앞마당에 있는 정자로 나왔다. 바닷바람이 상쾌한 정자는 거제 군항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정자에는 새소리가 흩어지고, 항구는 호미 모양의 해안으로 논밭은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았다. 영수는 O여사와 나란히 정자 난간을 잡고 바다를 한 참 바라보고 있었다. O여사는 영수의 얼굴과 바다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여기 참 좋다. 그지요.”
영수도 옆에 있는 그녀를 의식하고 논밭과 바다가 어울려진 풍경을 응시하며 말했다.
“예, 참 좋네요. 바다 곁에 있는 논에 바닷물이 들어올 텐데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요.”
그녀는 영수가 묻는 말에 의문을 내 보였다.
“글쎄요. 농사가 어렵지 않을까요.”
영수와 O여사는 농사는 알 것이 없고 그저 좋은 곳이라는데 공감을 하고 같이 웃으며 “농사를 지을 수 있으니까 논이 있겠지요.”말하고는 같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친구들은 정자에서 바다를 보면서 저 마다 감상적인 말을 남기고 점심 준비를 하였다. 배낭에서 김밥과 라면, 김치를 꺼내고 코펠에 물을 떠와 바나에 불을 붙이고 라면을 끓였다. 라면이 끓여지고 김밥과 라면을 먹으면서 동동주를 한잔씩 돌렸다. ‘달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달수가 친구들을 둘러보면 말했다.
“야! 친구들아? 인생 별거 있나 웃으며 즐겁게 살아야 안 하겠나. 우리 친구들 모인 게 삼십오년인데, 친구는 우울할 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은 많이 가지는 게 안 좋나. 여기, 정말 잘 왔다. 생각 안 드나? ”
내륙지방인 거창에 사는 친구인 짧게 깍은 머리카락이 유난히 희게 보이는 선일은 둥근 얼굴에 흰 이빨을 보이며 친구들을 보면서 “그래 달수야? 우리 여기 정말 잘 왔다.” 며 “야! 강호야 잔 받아라? ”옆에 앉은 강호에게 술잔을 주었다. 강호는 두꺼운 얼굴 두툼한 입술, 약간 올라간 눈 꼬리에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선일이가 주는 동동주를 받으며 말했다.
“야 좋다! 바다라 그런지 공기도 맑고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여기 오니 기분이 상쾌하다”
선일이 옆에 앉은 머리카락도 검고 동안인 얼굴인 정우가 활짝 웃으며 말하였다.
“선일아! B여사가 앞에 보이는 바다를 보고 여기 강이 있네. 라고 말했단다. 거창에서 강만 보고 있다 바다를 보니 강처럼 보인 모양이지”
정우의 말을 듣고 있던 B여사는 동그란 얼굴에 활짝 웃으며 “나는 처음에 강 인줄 알았어요.”라며 대답한다.
강호가 달수를 보며 “달수야! 선장이 체험시간이 언제라고 하더나.” 묻자 ‘달모임’회장 달수가 웃음을 나누고 있는 친구들을 둘러보고는 “선장이 오후 5시 정도 물이 나갈 때, 바다에 나가 그물을 치고 땅기며 물고기를 잡는 체험을 해야 한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우리 뭐하고 있으면 좋겠나.” 의견을 물었다. P여사는 산책을 하자고 하였다. 정우는 “P여사야! 산책은 집에 가서 해라, 5시 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많으니 오랜만에 카드놀이나 하자‘”고 말하자 옆에 있던 선일이가 “그래, 정우 말 대로 카드를 하자.”는 말에 카드를 하기로 하였다. 정우는 부인에게 “O여사야! 카드를 가져 오라”고 하고 부인이 카드를 찾는 사이에 담요를 자리에 깔았다. 담요 위에 카드가 놓아지고 친구들이 앉는 자리 옆에 동동주와 술잔이 놓아졌다, O여사는 커피를 마시겠나요? 묻고는 보온병을 가져왔다.
정우은 “강호야! 우리 카드놀이 하는 것이 정말 오랜 만이다.”며 담요를 당기며 앉는다. 친구들도 담요를 중앙에 두고 둘러앉는다. O여사는 보온병에서 커피를 따라 친구들에게 한 잔씩 따라 준다. 영수는 O여사가 따라주는 커피 잔을 받아 들고 카드 놀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영수는 돈을 따는 쾌감과 돈을 지출하는 불쾌감으로 카드를 이기려고 애를 써야하는 카드놀이에는 영 취미가 없었다. 게다가 위장이 약하여 술도 마실 수도 없고 하여 일박을 할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창문이 많아 시원한 바람이 넘어오는 넓은 방이었다. 눈짐작으로 이십명 정도가 숙식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다른 방이 없는지 둘러보았다. 방이 끝나는 곳에 방문이 보였다. 방문을 열어보니 큰 방에서 달아 낸 작은 방이 있었다. 작은 방에는 장롱이 있어 장롱을 열어보니 이불과 베게가 있었다. 영수는 이불을 꺼내어 깔고 그 위에 엎드려 누워보았다. 새소리와 개 짓는 소리가 사방 창문으로 넘어 들어왔다. 영수는 그 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정말 잘 왔다. 고 생각했다.
영수는 메고 온 배낭을 풀어 책과 메모지를 꺼내었다. 친구들이 모이면 틀림없이 카드놀이와 술 먹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영수는 카드놀이와 술을 마시지 못하니 그 시간에 관심이 많은 어촌의 풍경을 그려보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 한다. 그림을 그린다든지 책을 읽는 취미. 그 기에다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취미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영수는 오늘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적고 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 창문이 많은 큰 방으로 친구 부인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O여사가 말했다. “남자들은 카드놀이를 하는데 우리는 고스톱이나 치자! P여사야! 화투를 가지고 와라, B여사야! 저기 있는 담요를 깔아라?” 요란한 소리가 그치자 고스톱을 치는 소리가 들러왔다. 방음이 되지 않은 방이라 영수가 누워있는 방으로 정겹게 건너왔다.
‘어 뻐꾸기네, 어떻게 먹어야 할 지 갈등이 생기네“ 하하 호호
“귀신이다” 하하. 호호
“아이고 우스워 죽겠네” 하하 호호
부인들의 맑은 바람처럼 상쾌한 목소리가 영수의 기분도 좋게 하였다. 때로는 떠들썩하게 때로는 낮게 화음을 이루는 음악같이 들렸다. 세상의 자식들을 낳고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에 직장을 가지고 있는 위대한 아주머니들의 소리가 너무 정겹게 들렸다. 늘 듣던 목소리지만 웃음이 가득 넘쳐흘러 옆방까지 밀러오는 시간이었다. 어촌체험은 체험이지만 이렇게 웃음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한 아름을 안고 있었다. 저렇게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은 모두에게 힐링 시간이었다. 부인들은 고스톱을 치면서 웃음을 연방 빵빵 터트리고 있었다.
“쪽이다”
“평소에 뽀뽀를 많이 해야 쪽쪽을 잘 한다는 데” 하하. 호호
“정말 좋네.” 하하. 호호
“하루 15초 웃으며 수명이 이틀 연장되고, 45초 웃으면 스트레스 고혈압을 물리칠 수 있다고 안 하나?”하하 호호
“웃으면 젊게 만들고 기억력을 향상시켜 성공을 가져다준다고 하니
많이 웃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안 하겠나?“ 하하 호호
웃음은 옆 사람에게 전염이 된다고 한다. 영수는 옆방에서 배를 잡고 웃으며 지내는 부인들의 소리를 들으니 그도 기분이 좋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말 그대로 꼬치친구 모임의 부인들이라 늘 듣는 소리지만 음악을 듣는 것처럼 즐겁게 들리어 왔다.
영수는 정우와 부인 O여사와 20대에 같은 직장에서 지냈다. 영수가 사회에 첫 진출 할 1975년대 당시 잘 살아보자고 새마을 운동이 불붙은 때였다. 첫 직장에서 삼만원의 월급이 약하여 보수가 조금 나은 곳을 찾다가 D사 모집에 합격하고 서울에서 한 달 보름 교육을 받고 내려 왔다. O여사는 머리가 긴 예쁜 여직원이었다. 방황이 많았던 영수가 술로 인해 경찰서에 있을 때, 면회를 온 O여사의 기억은 잊지 못한다. D사는 밤낮이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일요일도 찾기 힘들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 쓸 수 있는 일요일마저 관광이나 등산을 함께 가는 일이 많다보니 눈만 뜨면 늘 직장에서 같이 생활하는 회사였다. 자주 만나면 정이 든다고 했던가? 직장에 매여 살다 시피 하다 보니 사내 커플이 많았다. O여사와 정우도 직장에서 맺은 커플이었다. 영수는 주로 정우와 O여사와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추억을 먹고 사는 나이인 지금 생각하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직장이었다. B여사도 강호와 결혼하고 신혼 초에 영수가 수입대체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다닐 때 회사의 주거래 은행에 근무하고 있어서 업무상 자주 만나고 통화를 해야 하였다. 농담을 하면 “영수씨 도 그런 소리 할 줄 아세요.” 하며 풋풋하게 말하곤 하였다.
영수는 부인들이 고스톱을 치면서 웃는 소리와 같이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신에게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가지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기도 했다. 삶에 있어서 가치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그렇고, 공기가 그렇고. 마음이 그렇다. 영수는 이러한 소중한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고 싶어, 어촌의 맑은 공기 잔잔한 바다를 가슴에 듬푹 담아 가져 가야겠다고 생각하니 어촌에서 보내는 일박이일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P여사의 말이 들렸다.
“바다에 물이 많이 빠졌네, 물이 쏜살 같이 빠져 나가네,”
O여사의 말이 들렸다.
“물이 쭉쭉 빠지네. 5시부터 고기 잡는다고 안 하더나.”
영수는 부인들의 말을 남김없이 귀에 쓸어 담고 있었다.
P여사가 ‘달모임’회장인 달수와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 주었다. 어제 달수가 사업상 만난 손님과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고 하였다. 오늘 거제 체험장 간다고 했는데 회장이 그렇게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하였더니 달수가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거제 체험장에 안간다. 니나 갔다온나."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게 당신 계지 내 계인가 내가 왜 가나?” 하니까 “당신이 조용히 하려면 당신이 거제에 가는 게 조용히 하는 것이라며 당신이 거제에 가라?" 고 하던 양반이 여기 와서는 “잘 왔다”고 연발 한다고 하였다. P여사는 더 붙여 “하기야 술을 마시고 들어와 마누라 잔소리 들어야 하는 가정에서 이탈하여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자연 속에 들어 왔으니 잘 왔지“라고 말했다. 달수와 P여사 부부는 거제 어촌 체험장에 와서 무가치하게 흘러 보낼 뻔한 시간을 힐링하고 있었다. 부부는 여기 왔을 때부터 ”여기 잘 왔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P여사는 부인들과 쉼 없이 웃음의 연발 이었다. 하기야 둘이 집에 있었으면 어떻게 될까. 영수는 달수가 P여사와 결혼 전 연애 할 때 그를 집에 초대해 놓고 심하게 싸우던 것이 기억이 났다. 여기 오지 않았다면 집에서 얼마나 무가치 한 일을 놓고 다투었겠나. 생각이 들었다.
O여사의 목소리다.
“언니 좋아하는 거 알지예, 그것 내이소” 하하. 호호
“와 귀신이다. 한 장씩, 한 장씩, 어 좋다. 감사합니다.” 하하. 호호
“고도리 내가 접수 하겠습니다.”
“엄마야 쌌다.” 하하. 호호
한 참 재미있게 고스톱을 치다가 얼마 있지 않아 P부인이 고스톱 치기가 싫어 진 모양이었다. “나는 고스톱은 1시간 이상만 치면 머리가 아파 못 치겠다. 산책이나 하러 가자” P여사가 고스톱을 치다가 밖으로 나갔다. 얼마 안 있어 남아서 고스톱을 치던 부인들도 우리도 산책을 가자며 모두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미소만 보고 있어도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상대에게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데 웃음 넘쳐흐르던 방이 조용해 졌다, 영수는 혼자가 되었다. 영수도 적어가던 메모지를 덮고, 울목에 챙겨 놓고 밖으로 나왔다.
전망대에서는 친구들이 모여앉아 웃고 즐기며 카드를 하고 있었다. 영수는 카드를 하는 친구들 옆에 가서 바다를 보았다. 그렇게 한참 넘치는 웃음으로 고스톱을 치던 부인들이 어느새 갯가로 내려가 조개를 잡고 있었다. 잔잔한 바다와 여인들의 조개잡이 모습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영수는 그 그림 속에 들어가고 싶어 전망대로 내려가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영수가 바다로 내려가 부인들을 둘러보니 모두들 열심히 굴을 따고 있었다. 호미로 바위에 붙어 있는 굴을 떼어 내어 바구니에 담고 있던 O여사는 딴 굴을 바구니에 담으면서 싱싱하니까? 날 것을 먹어도 된다고 바닷물에 씻어 먹었다. 영수도 굴을 하나 따서 돌로 굴을 깨고 굴을 바닷물에 씻고 이것 초장에 찍어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며 먹었다. O여사는 여기 청전해역이라 그냥 먹어도 된다고 먹는 것을 보고 부인들도 생굴을 따서 바닷물에 씻어 먹었다.
굴이 들통에 가득차자, 부인들은 이제 호미로 갯벌에서 조개를 잡았다. 영수도 꽃삽으로 게의 생태를 보고 싶어 게 구멍을 파고 들어갔다. 그러나 집은 복잡하여 게를 잡기란 힘들었다. 안으로 파고들어 갈수록 게집이 넓어지고 여러 갈레의 길이 나왔다. 필시 자기 생명을 지키기 위해 퇴로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미로처럼 지어진 게 집을 보고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함을 알았다. 게 하나만 보아도 생명이란 생존을 위한 설계 본능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수는 게 잡는 것을 포기하였다. 영수가 열심히 갯벌을 파고 있는 것을 보고 O여사가 다가와서 영수씨? 무얼 하세요. 물어 보았다. 영수는 그냥 게를 잡을까 싶어 찾아보니 게집이 생각보다 복잡하여 포기 하였다고 하였다. O여사는 조개가 많이 잡히니 재미있지요. 물었다. 영수는 조개를 잡는 것 보다 이십대에 만나 한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친구들과 웃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말하였다. 영수는 O여사와 같이 웃으며 인생은 삶의 체험이라고 어촌 체험은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영수와 좀 떨어진 곳에서 O여사와 같이 조개를 캐던 B여사가 굴이 가득 담긴 들통을 가르키며 “영수씨 저 들통은 가져가세요.” 한다. 영수는 들통을 들고 숙소가 있는 집으로 올라오면서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텃밭을 가꾸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아주머니가 있는 밭 아래는 옥수수 밭이 있고, 그 옆에는 고추밭은 참깨와 같이 싶어져 있고, 고추밭 아래에는 논이 있었다. 영수는 밭을 한 참 가꾸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아주머니 농사를 많이 지으시네요. 먹는 것은 여기 농사만 하여도 충분히 자급자족이 되겠네요.”
허리를 구부리고 일만하던 아주머니는 허리를 펴고 햇볕에 검게 탄 얼굴을 보이면 영수를 보면서 말했다.
“여기는 육고기만 있으면 모든 음식은 자급자족이 되지요.”
영수는 자연이란 노력한 만큼 돌려준다고 생각했다. 산업사회 이전에는 유일한 생산수단은 토지였다. 국가 간의 전쟁도 생산수단인 영토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산업혁명 후 생산수단이 기계화 되고, 인간까지 기계화되어 가고 있다. 도시는 복잡한 기계처럼 얽혀져 있는 삶의 전쟁터이다. 사람들은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훌훌 벗고 노력한 만큼 돌려주는 땅과 같이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족 생계를 해결할 수 있을 때의 일이었다. 전원의 생활을 그리던 영수는 육고기만 있으면 먹을 것이 다 해결된다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영수는 고개를 들고 있던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바다에 굴 농사는 일 년에 한 번만 짓나요?”
아주머니는 말해주었다.
“굴 파종은 봄철에 하였다가 가을이면 알이 차서 거두어들입니다.”
영수는 어쩜 벼농사나 바다농사나 농사는 똑 같다고 생각하며 말을 턴 김에 물어보았다.
“여기서 캔 생굴은 먹어도 되는가요?”
아주머니는 호미질 하던 동작을 멈추고 걱정이 된다는 얼굴로 영수를 반히 바라보며 말했다.
“가을철이나 겨울에는 괜찮은데 여름철에 생굴을 먹는 것은 위험합니다. 요즘 텔레비전도 보지 않는가요.?”
영수는 염려하였던 것을 아주머니가 말해주어 조개를 잡고 있는 친구 부인들에게 큰 소리로 두 번 방송을 하였다.
“생굴을 먹으면 안 됩니다. 아주머니가 그러는데 생굴은 가을이나, 겨울철에는 괜찮아도 여름철에 생굴을 먹는 것은 위험하다니 먹지 마세요!”
부인들은 알아들었다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영수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왔을 때 친구들은 삼겹살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달수가 “영수야! 여기 소주 한잔해라” 며 소주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영수는 생굴을 먹은지라 반가 왔다. 얼른 소주잔을 받아 마시고, 선일이가 주는 삼겹살 한 점을 씹었다. 영수는 방금 굴을 먹었기 때문 소독을 해야 한다고 소주 한잔을 더 마시었다. 고추를 초장에 찍어서 먹고 있을 때 ‘달모임’회장 달수가 “친구들아! 이제 고기 잡으려 간다니까 내려가자.”하였다. 친구들은 아쿠아 신발을 신고 어촌체험 준비를 하고 내려갔다. 영수는 갯벌에서 조개를 잡고 있는 부인들이 생굴을 따 먹었다면 소주를 마시고 소독을 해야 한다고 소주병과 소주잔을 들고 내려갔다. 부인들이 있는 곳에 “자! 굴을 먹은 사람들은 소독을 해라.”면서 소주잔을 내 밀자 모두 생굴을 먹은 것이 맘에 걸렸는지 너도 나도 받아 마셨다.
선장은 갯벌에 모여 있는 친구와 부인들에게 배를 타려가자고 앞장 서서 선착장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갯벌을 지나 선착장 배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배에 올라타면서 말했다.
“2조로 나누어 한 조는 여기 남아서 밧줄을 당겨야 하고, 한조는 배에 타서 밧줄을 당겨야 하니 배를 타고 가자”고 하였다. 영수는 ‘달모임’회장 달수가 부인의 손을 잡아주고 배에 태우는 것을 보고 고기를 잡는 체험에 호기심이 가득 하였으므로 같이 배에 올라탔다.
선장은 그물을 푸는 법을 가르쳐 주고는 기관실로 들어가 엔진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선장은 배가 움직이면 그물을 풀어라고 하였다. 선장은 밧줄을 천천히 던지면 된다고 하면서 배를 앞으로 천천히 몰아갔다. 친구들은 잘 정리 해 놓은 그물의 윗부분의 밧줄과 아래 부분의 밧줄을 같은 동작으로 동시에 바다를 향해 던졌다. 승우는 밧줄이 풀리는 대로 밧줄을 바다에 던지면서 어느 직업이란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했다. 바다에 던져진 그물은 스스로 풀리어 바다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배는 항아리 모양으로 그림을 그리며 그물을 치고 있었다. 친구들이 탄 배가 갯벌에 가까이 갈수록 그물은 많이 풀렸고, 갯벌에서 밧줄을 당기는 조에서는 열심히 밧줄을 당기고 있었다. 갯벌에서 밧줄을 계속 당겨야 하는 친구들이 모두 허리를 구부리고 바닥에 발을 버티고 당기는 것을 보고 힘이 많이 들어 보였다. 배에 타서 밧줄을 다 풀고 밧줄만 잡고 있는 친구들은 미안하게 생각이 들어 “영차, 영차,” 왜치면서 밧줄을 열심히 당기는 척 하였다. 어느덧 출발한 곳으로 가까이 감에 따라 항아리 모양으로 그물이 쳐지자 선장은 갯벌에 내려서 밧줄을 당겨야 한다고 했다.
영수는 반바지에 아쿠아 신발을 신었으므로 서슴없이 바다로 몸을 던져 밧줄을 당기었다. P여사도 바로 영수의 뒤를 따라 바다에 몸을 던졌다. P여사는 재미가 있는지 바지와 윗도리가 다 젖는 것도 잊은 채 열심히 밧줄을 당기었다. 새벽에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남편의 몫까지 하느라고 전 힘을 쏟는 것 같았다.
선장은 그물을 끌어당기는 법을 말해 주었다. 한 쪽은 위쪽을 당겨야 하고 한 쪽은 아래쪽을 당겨야 한다고 하였다. 영수는 아래 밧줄을 잡았으므로 바닷물에 몸을 반 정도 담그며 앉은 자세로 그물을 당겼다. 친구들이 힘들게 그물을 당기는 것을 본 선장은 천천히 당기면 된다고 천천히 당겨 라고 하였다. 영수는 힘이 들어가는 것보다 더 큰 소리로 영차, 영차 하면서 그물을 당겼다. 그것은 너무 재미가 있어 기분이 고조된 탓도 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 드디어 그물의 마지막 부분이 다가오자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이 그물 안에서 파드닥 거리면 올라왔다. 선장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떼 내어 갯벌에 던지면서 물고기를 잡아 갯벌에 던져라 하였다. 영수는 그물에 걸린 팔짝 팔짝 뛰는 물고기를 잡으니 감촉도 좋았지만 물고기를 갯벌에 던지는 재미가 있었다. 물고기는 그물에 머리가 걸려 빠져나가려고 혼신으로 파닥거렸다. 아가미가 그물에 걸려 고통스러워 파닥 거리는 것 같은 물고기는 그물에서 풀어내려 하니 쉽지 않았다. 고통을 줄이면서 조심조심 그물에서 물고기를 떼 내어 육지에 던졌다. 순간 이 물고기들도 살려고 하는 생명인데 고통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수는 친구들에게 “물고기 새끼들은 회를 해도 한 점도 나오기 않으니 새끼들은 크도록 방생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계속 놓아 주었다. 친구들은 매운탕을 하면 맛있는데 잡은 고기가 양이 적을 것 같다면서 작은 물고기도 가져가자고 하였다.
물고기 잡는 것 하나에서부터 사람의 욕망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았다. 사업욕심이 많은 강호는 물고기가 작게 잡혔다고 하였지만 영수가 보기에 고기는 충분하였다. 그러나 친구들은 부족하다고 적은 물고기도 가져가면 매운탕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다 잡아가자고 하였다.
친구들의 말을 듣고 있던 선장은 물고기가 조금 부족할 것 같으니 다시 물고기를 잡으려가자고 하였다. 영수는 어촌 체험을 하나라도 더 하고 싶어 달수와 강호와 같이 배에 올라탔다. 선장은 스치로폴이 떠 있는 지점에 도착하자 스치로폴에 걸려 있는 밧줄을 당겼다. 배는 밧줄을 따라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선장은 밧줄 중간에 매듭을 해 놓았다. 선장이 밧줄을 끌어 올리자 통발이 올라왔다. 통발에는 물고기가 갇혀 있었다. 선장은 능숙한 솜씨를 통발을 위부분에서부터 아랫부분을 납작하게 하여 잡고는 통발을 털었다. 통발에 갇혀있던 물고기는 배 바닥으로 떨어져 파닥거렸다. 선장은 통발에 잡힌 물고기를 털어내고 빈 통발을 바다에 다시 던져 넣고 다른 밧줄을 당기며 배는 그물을 따라 미끄러져 갔다. 그물을 잡고 가다 매듭 한 그물을 건져 올리니 또 다시 통발이 나왔다. 영수는 “해삼이 많이 잡혔네” 하면서 털어내는 선장을 따라 산에는 산삼, 바다에는 해삼이라고 해삼은 몸에 좋은 것이 아니냐면 귀한 것이 잡혔다고 신나게 털어내었다. 달수와 그는 금방 통발에서 고기 잡는 것을 배우고 밧줄을 선장과 같이 따라 당겼다. 영수도 매듭이 나오는 곳에 그물을 당기니 통발이 나와 힘주어 끌어 올렸다. 통발 안에는 고기가 갇혀 있고, 더러는 해삼, 오징어가 갇혀 있었다. 선장은 “맛있는 오징어가 많이 잡혔구나.” 하였다. 강호가 건져 올리는 통발에서는 큰 문어가 올라왔다. 친구들은 “와! 문어다.” 라고 탄성을 지르면 문어를 털어 내었다. 배는 통발을 찾아 계속 미끄러져 가고 영수는 계속 통발을 건져 올렸다. 볼락, 게르치, 도다리, 장어, 많은 종류의 고기와 때로는 고동이 잡혀있고, 아무것도 없이 불가사리만 있는 통발도 있었다. 빈 통발은 바로 바다에 다시 던지므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고기가 많이 잡힌 통발은 계속 털어야 하니 시간이 걸리지만 통발 터는 재미가 솔솔 하였다.
통발에서 털려나온 물고기를 물통에 담자 지느러미를 힘껏 움직이었다. 영수는 배 바닥에 떨어지는 물고기 하나하나 주워 물통에 넣었다. 배가 어장을 한 바퀴 돌며 통발에서 잡은 물고기가 어느 정도 잡혔다고 생각한 선장을 배를 돌렸다.
갯벌로 돌아와서 그물로 잡은 고기와 통발에서 잡은 고기를 합치니 한 물통이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선장은 바다에서 갓 잡아온 물고기를 수돗가에 가지고 가서 바로 회로 쳐 주었다. ‘달모임’ 부부계원 14명 모두 둘러앉은 상위에 가져 온 술과 초장을 가득 풀어놓았다. 상 위에는 물고기 회가 푸짐하게 얹혀지고 마음도 푸짐해 지는 것 같았다. 도시에서 한 물통의 물고기 회를 사서 먹자며 여기에서 일박이일 어촌체험 비용 배 이상이 들 것 같았다. ‘달모임’회장 달수가 수고한 선장에게 같이 술 한 잔 하자면 합석을 시켰다. 달수가 선장에게 이런 곳에 있으면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고 하여 건강에도 좋고, 살기도 좋겠다고 하였다. 선장은 원래 마산에 살았는데 고기 낚는 것을 좋아하고, 분재 가꾸고 하는 것에 취미가 있어 이곳에 왔다는 것이었다. 와서 보니 이웃도 좋고 잘 왔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친구들은 모두 전원생활에 관심이 있어 이런 곳에 집을 한 채 사 놓고 싶다고 하였다. ‘달모임’회장 달수가 선장을 보고 사장님을 만나고 보니 이렇게 좋으신 분인데 내가 전화할 때 불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고 하였다. 선장은 달수의 말을 듣고는 이때가 되면 하도 문의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물어보는 말에 일일이 대답하기가 힘들어서 그랬다고 말을 하였다. 달수는 사장님 말을 듣고 보니 이해가 간다며 선장과 친구들에게 술잔을 권하고 웃음과 떠들썩한 식당이 되었다.
다들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며 여기에 너무 잘 왔다. 며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어촌체험을 가자고 한 O여사가 고맙고, 회장 달수는 알아본다고 수고 하였고, 강호는 음식 준비한다고 수고 하였으니 박수를 쳤다. 영수는 덕성을 갖춘 현명한 친구이면 더 좋겠지만 친구자체 이름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오랜 기간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거와 같은 친구도 있겠지만 자주 만나는 친구는 함께 할 수 있어 생의 활력을 주었다.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가? 물론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만 행복은 몸에 배어야 할 습관이라고 한다. 삶의 길에 깔려있는 작은 기쁨들을 발견하고 즐기는 습관을 가진다면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모임을 많이 가지고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는가 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둘 이상만 모이면 조직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직의 생활에서 같이 할 수 있는 이러한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인간은 조직을 통해 발전한다고 하지 않는가. 친구들은 화기애애한 웃음꽃을 피웠다.
친구들은 밤늦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지내는 사이 시계를 보니 11시가 넘었다.
강호가 갯벌에 낙지 잡으려 갈 시간이라고 하자 선장도 시간을 잊고 있다가 시간이 많이 되어 지금 물이 많이 들어 왔을 텐데 하였다. 친구들은 일단 내려가 보자고 물통과 플래시를 준비하고 갯벌로 내려갔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물이 다 들어와 갯벌은 보이지 않고, 바닷물만 일렁거리고 있었다.
강호가 문어가 야행성이라 플래시 불빛을 보고 기어 나온다며 플래시를 들고 방파제의 돌 사이 여러 곳을 비추면서 잘 보라고 하였지만 문어는 볼 수 없었다. 친구들이 가지고 온 뜰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친구들은 방파제에 묶여있는 뎃마 밑으로 문어를 찾다가 홍합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강호는 홍합이 달려있는 밧줄을 끌어 올리면서 친구들에게 보이면서 “문어는 없고 여기 홍합이나 따가자, 여기 있는 홍합은 자연산이라 끓여 먹으면 얼마나 시원하다고” 하면서 홍합을 땄다. 친구들은 문어대신 한 물통의 홍합과 끌채를 들고 어두운 길을 플래시로 비추며 밭길을 지나 숙소로 올라왔다.
달수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물통을 들고 올라 온 친구들을 보고 낙지 많이 잡았나 물어 보았다. 강호는 달수 앞에 물통을 보이면서 “여기 바라 낙지를 한 물통이나 잡았다. 한 번 봐라”며 보이자 B여사가 “어머나 낙지를 잡아서 한번 보자며 물통 안을 보고 ”낙지가 아니라 홍합이네.”하였다. 강호는 B여사에게 “B여사야! 홍합을 끓이라 술도 먹고 하였으니 국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자면 좋다.”며 홍합 통을 넘겨주었다. 강호와 친구들이 술잔을 나누고 있는 사이에 다 끓인 홍합이 나왔다. B여사가 그릇에 덜어주는 홍합은 껍질을 벗은 황색 알몸을 드려내고 하얀 국물이 시원하게 보였다. B여사는 홍합국물을 마시며 속도 풀리고 좋다고 국물을 마시라고 탁자 위에 올려주었다. 술을 마시던 친구들은 “아! 홍합 국물이 시원하다.”고 먹으면서 밤늦도록 담소를 나누다 새벽 1시가 넘는 것을 보고 자야겠다고 방으로 들어가서 지침을 하였다.
다음 날 아침에 친구들은 다들 일찍 일어났다. 다들 맑은 공기 속에서 즐겁게 지내다 보니 피로한 줄 모르고 지낸 모양이었다. 친구들은 싱그러운 풀 향기가 번져 나오는 전망대에서 바다를 보았다. 어제 저녁 낙지잡이 체험을 하려 갈 때 물이 가득 들어와 출렁이던 바다가 어디로 갔는지 갯벌의 알몸을 드려내어 멀리까지 물이 빠져 있었다.
달수는 친구들에게 “준비해온 음식이 많이 남아 있으니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였다. 승우은 “달수야! 그럼 우리 어제 하던 카드를 다시 하자,” 며 카드를 하기 위해 자리를 폈다. 친구들이 둘러앉는다. 카드가 그렇게 재미나는지 여기 와서 계속 술에 카드에 웃고 즐긴다. 영수는 카드에는 취미가 없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하여 바다로 내려가 보려 마당으로 나왔다.
마당에는 O부인이 정원을 다듬고 있었다. 정원에는 많은 분재와 곳곳에 야생화가 피어있었다. 선장이 정원 가꾸는 것이 힘드니까 관두라고 만루 하여도 O여사는 정원을 가꾸는 것이 재미가 있어서 그래요“ 하면서 계속 가꾼다. 영수는 선장에게 “사장님 분재를 아주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고 하니 선장은 “그저 취미삼아 가꾸고 있습니다.”고 하였다. 선장은 영수가 물어보는 낫선 풀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세풀서기. ‘일엽초’라고도 부르는데 거담작용이 있어 약초로도 쓰이는 나무라고 하였다. 영수는 지상의 일이란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곤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박사라 하여도 경험을 하지 않으며 알 수 없다. 오히려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도 직접 경험하며 박사보다 잘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수는 정말 아는 사람은 고요한 바다와 같다고 생각하며 선장이 한 주먹 따 주는 ‘오디’를 먹으면서 정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영수는 돈을 벌기 위해 땅 투기에 몰두하는 도시를 생각했다. 선장은 바다와 더 넓은 정원과 많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토지이지만 여기 토지는 평화가 있었다. 지구의 삼분의 이가 바다이고 강을 생각하면 바다는 얼마나 풍요와 자유가 보장된 곳인가?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 평의 땅을 가지고 다투고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의 가슴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가슴에 바다를 담고 유유자적 살아갈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세상을 품고 살지 않나 싶었다. 선장의 바다의 어장을 생각하며 얼마나 많은 토지인지 환산 할 수 없었다. 선장은 영수에게 담장을 타고 오르는 ‘방풀’과 그 옆에 정원수 ‘마사초’ ‘비파’에 대해 말해주었고, ‘오리방풀’은 어린잎은 따서 나물을 해 먹으며 박하 향기가 있어 입맛을 돋운다고 하였다. 선장은 바다와 정원 안에서는 박사였다. 삶은 경험한 만큼 산다. 고 삶은 체험이라고 생각하며 선장과 O여사 영수는 야생화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참 하였다, 사업욕이 대단한 정우의 부인 O여사는 "이런 곳에 살며 좋겠다고“ 호미 쥐 손을 놓지 아니하고 먼 바다를 한 참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