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것들
人山 김만옥
고 부드러운 두 손으로
지구를 받쳐 들고 있다가
한 순간에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
고 조그만 입술 속에
몰래 숨기고 있다가
일시에 푸른 세상을
토해내는 나뭇잎들
고 예쁜 색깔들을
어떻게 빚어내는지
온 산천을 화려하게 수놓는 단풍들
고 가벼운 것들이
폴폴 날아 내려서
거대한 세상을
하얗게 기절시켜 버리는 함박눈들
돌
人山 김만옥
나는 어떤 돌이었나를
생각하는 시간
둥근 돌도 있고
모난 돌도 있고
탑을 받치는 편편한 돌도 있지만
있는 곳과
쓰임새에 따라
돌의 이름은 달라진다.
누구에게
걸림돌이 된 적 있는가!
누굴 위한
디딤돌이 된 적 있었던가!
세상의 수많은 돌들 중에
힘든 세상 건너 갈
징검다리 돌이라도 되었으면
흑백사진
人山 김만옥
잘난 척 고민하지 마라
절망할 일 아니다
붉은 옷을 입어도
푸른 옷을 입어도
언제나 검게 나오지만
흰 구름이 지나가든
먹구름이 지나가든
항상 검은 그림자뿐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은
사진 속 당신의 마음은
검지 않고 여리다는 것
아름답게 살아요
人山 김만옥
저녁노을 곱게 물든 강가에 앉아
흘러가는 물처럼
우리 아름답게 살아요
새소리 즐거운 숲길을 거닐며
자유로운 바람처럼
우리 아름답게 살아요
마음 편히 손을 잡고
웃음으로 마주보는
그리운 마음 되어
모든 사랑
모든 정성 다 바치며
우리 아름답게 살아요.
고귀한 행복
人山 김만옥
내 삶이
예고도 없이
아득한 순간이 올 때
문득
떠오르는 한 사람 있어
편안히 눈 감을 수 있다면
이보다
값진 행복
또 어디에 있으랴
사랑하는 마음
人山 김만옥
너에게
소식이 닿지
않으면
스치는 바람소리도
외롭다
난
金萬玉
아호 人山
시인․시조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
공무원문예대전(時調)행정안전부장관상수상(2009)
국보문학 제11회 예원문학상 대상수상(2016)
(사)한국국보문인협회 부산광역시 지회장
실상문학 작가회․시가람 낭송문학회 편집장
부산문인협회․부산불교문인협회․부산시사위예술회 회원
부산시조시인협회․솔잎시조회 회원
시집 『당신이 내게 빌려준 시간동안』
공저 : 『내 마음의 숲』『초록별』『풍경소리』동인
관세사(부산경남지역 본부세관 정년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