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 벼슬의 가르침
장영환
벼슬 얻은 자들
남의 것 탐내고
가진 것 다 가지고
제 몸만 챙기는데
벼슬 있는 그대
꽃이 떨궈주고
흙이 베풀고
사람이 주는 것만 얻어도
기꺼이 한 몸 바치니
이 어찌 청백리의
본보기라 아니할까
*청백리(淸白吏):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어
곧고 깨끗한 공직자
백합 같은 내 친구
장영환
내 친구는
입가에 걸린 잔잔한 미소입니다
술잔에 넘쳐 흐르는 정입니다
열심으로 살아가는 땀방울입니다
뒷정리도 빼지 않는 모범입니다
둘도 없는 효녀입니다
천사 같은 내 친구
손끝에 힘부치는 것 같아 부활절 끝나면
나랑 살짝이 좀 쉬자고 했어요
왜 여태 안 오는 거지
내가 너무 힘들게 했나
친구야 미안해
앞으로 노래 더 잘 할게
부활절 지난 다음 날도 그 다음 날에도
친구는 더 이상 나를 만나러 오지 않았고
불 꺼진 성전 홀로 남은 내 텅 빈 가슴에는
그녀가 남긴 백합꽃 향기만 춤추고 있습니다
된장 같은 마누라
장영환
잔소리 늘어가도 싫지는 않아지고
코 골이 깊어 가도 밤잠은 안 설치네
이제는 어쩐 일인지 든든해진 마누라
가끔씩 방귀소리 정답게 느껴지고
똥배가 불룩해도 귀엽게 보이는 건
우리네 한 장독에서 묵힌 지가 얼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