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8일/우리들의 세 번째 여행.
***방태산 이야기***
*그 첫째날 저녁....
퇴근하기가 무섭게 후다닥 버스타고 시장들러 오징어와 적당한 야채를 사서 부리나케 집으로 왔다.
아~~이런 우리 아~가 없다..
야가 간을 봐 줘야 하는데 도데체 이기 어데간겨~~전화하니 친구만나 영화본다나 어쩐다나...
아씨~ 몰라 알아서 예전에 나의 실력(?)을 발휘해서 조심스럽게...일단 그리짜게는 말고 소금과 조미료를 가꼬 가서 간을 맞추면 되지머...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약속시간이 빠듯하다..에궁
10시에 군자역에 가니 여자들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하고 촌장님과 마징가님 그리고 촌장님친구분인 선달님이 계신다..
베낭을 차에 싣고 곧 우리 여보야가 왔고 바이스님이 오시면서 전원이 모두 모였다..
군자역을 출발하여 차안에서 약간의 맥주가 오가고 잔 듯 안잔 듯...방태산입구 자연 휴양림입구에 도착하니 1시좀 넘었다...
*그 둘째날 새벽부터...
조금 자도 되겠다싶어 대충들 알아서 자리를 잡았지만 도데체 잠이 오지 않는다..
배고프다 했더니 마징가님도 그렇다며 라면을 먹겠냐고 묻는다..당근이쥐~~
바이스님을 제외한 남자세분과 여자는 나하나...넷이서 라면3개를 삶았다.
빨리오라는 소리에 김치를 들고 후다닥 갔는데 그만 마징가님이 실수로 라면을 아스팔트위에 폭~쏳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세상에나~만상에나~아아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참을수 없는 절규가 그 새벽에 방태산을 뒤흔들었다..
이럴수가이럴수가..세상 이런일이...이렇게 슬픈일이...으아아아~~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일도 이보다 더 슬픈일은 엄쓸껴~~세상에서 가장 으뜸으로 슬픈일이 아스팔트에 라면쏳는 일이여어~~~~
촌장님이 빨리 담으라신다..허걱~
후다닥 코펠에 담더니 계곡물을 쫌더 떠서 넣고 다시끓인다...나는 얼른 바닥에 남은 라면을 한젓가락 집에서 내컵에 담았다..
가끔식 양념처럼 모래알이 씹히는 라면은 그래도 어찌나 맛나던지....아~허접하여라~~모든거 다아 포기해도 "쪽"만은 포기 못했던 나인데...ㅜㅜ
밤이었으니 망정이지...낮이었다면 어찌 그런 허접한 짓을 할수 있었겠는가...
이제 오늘 마징가님은 둑었다...내가 서울올때까지 라면쏳은거 구박하고 핍박할테니까...ㅋㅋ
*
2시쯔음...
다들 잠도 올 것 같지 않고 대충 준비해서 올라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배낭을 꾸리고 차에 둘것과 산에 가져 갈 것을 분리하고 먹을 것을 챙기고 라면을 3개 삶아 먹어 버렸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할꺼라고 일단 먹는 것은 다 가지고 가자고 촌장님이 그러신다..
잉..?!.그럼 저 내 머리보다도 큰 수박은 누가 가꼬 가나...?!...ㅎㅎㅎ
내가 준비해간 오징어볶음은 촌장님이 지고 가시겠다고...휴~~겁나 무거운거 져 주신다니 감샤~~
날이 맑았다면 달이 휘영청~밝은 터인데...그것이 초큼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운치있다..
조금 걷다 랜턴을 끄고 걸었더니 그래도 달빛이 조금 있는지라 걸을만 했다.
경은님은 랜턴없이 걸으니 더 분위기있고 좋다고 하신다.
파란이 앞에서 뒤도 안돌아 보고 저만치 앞서간다..놀려줄 마음으로 다들 랜턴을 끄고 조용조용 따라가는데 수군거리는거 다 들린다고 오히려 우릴 놀린다.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는 도시에서 오염되었던 귀를 정화해 주는 듯 하고 바람불면 숲속에서 나뭇잎 스닥거리는 소리는 마치 낮동안 보아둔것들을 밤이 되자 저들끼리의 언어로 속삭이는 것 같았다..
처음 들머리는 완만하고 걷기도 좋은 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음~내가 좋아 하는 길이군...흐믓~
적당한 곳에서 쉬면서 간단하게 과일을 먹고 다시출발하고....
촌장님은 우리끼리 가는 길이니 스적스적갈꺼라는 언약은 어따 팽개치고 앞에서 걍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씨~
하긴 믿었던 우리가 바보지..쩝..
*
서서히 오르막 길이 나타난다..
하긴 산이 약간의 오르막은 어느산에나 있는 것이쥐이~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오르막이 끝도 없이 이어지다 어느순간에 길이 아예 코에 닿을 듯이 가파르다..아고 힘드러~헥헥~
방태산이 이렇게 힘들고 가파른 구간이 있었단 말인가..?!
누군가 뒤에서 얼마나 올라가면 되느냐고 묻자 바이스님이 그 특유의 느린 말투고..“1시간 반정도는 걸~릴~껄~요~”하신다..
허거거걱~한시간 반~?!
이 무슨 자다 날벼락...?!
아~쓰파~큰일났다...지난번에도 농담처럼 3시간 하셨는데 진짜 세시간이었다..그럼 이번에도 진짜 한시간반이상 이렇게 가파른 산을 올라가야 하는게 맞는걸꺼다...
내가 기겁을 했더니 1500고지정도 되는데 그럼 그정도 안 올라 가냐신다...헉~1500고지..?!
아니 방태산이 언제 그렇게 높이까지 올라갔는데...한800고지 정도가 아니었나..?!
이런 겁을 안먹고 왔는데 큰일났다..미리 겁을 먹어야 힘이 안드는데 일케 산에 드와서 겁을 먹으면 아무 소영 없는디...ㅜㅜ
진짜 끝도 없는 오르막이 지칠질 모르고 계속이어진다.
더 복장 터지는건 왼쪽으로 하늘이 보이는데..그리로 가면 정상일 것 같은데 우린 걍 그림에 떡처럼 처다만 보며 위로위로 게속 올라가는거다.
촌장님은 약속도 저버리고 후다닥 달려(?)가시고 뒤에서 몇몇은 거의 초죽음으로 따라가고 맨 뒤에선 바이스님이 서두르지도 독촉하지도 않고 사브작사브작 따라 오신다..
또다시 사기당했다는 생각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땅은 비가 온 관계로 젖어있고 그래서 조금 미끄러워 종아리에 힘이 바짝 들어간다.
어른 거리는 랜턴 불빛에 또다시 속이 울렁 거리기 시작한다...
*
얼마만큼 올라 갔을까...
새벽이 밝아 오면서 숲은 또 다른 얼굴로 우리를 맞이한다.
잔뜩낀 안개속에 걸어가는 팀들의 뒷모습이 신비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역시 새벽을 산에서 맞이하는건 너무 멋지고 좋은 경험인 것 같다.
무박을 많이 가고 그때마다 맞이하는 산에서의 어슴푸레한 새벽은 내게 언제나 가슴벅찬 신비감을 느끼게 했었다...지금도 마찬가지의 느낌이다.
아마 비단 나뿐만 아니라 산에 다니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리라~~
능선올라서서 0.5km정도 가면 정상이고 우린 정상쪽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다들 베낭을 벗어 두고 정상까지 갔고 나와 해피님과 마징가님만이 남았다..
아씨~마징가님은 왜 정상에 안가는 걸까...가면 먼가(?)를 쩜 해결할까 했는데...쩝~
한참을 기다려도 정상에 갔던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마치 우리를 들으라는듯이 절규와 감탄하는 소리만에 바람결에 들린다..이건 또 무신 심술이냐고...우이씽..
갑자기 정상을 가지 않은게 살짝 후회가 되기 시작 했지만 우리도 나름 멋진 구름을 감상할수 있었다..음~이렇게라도 위로위로~
서서히 한기가 들기 시작할 무렵 정상에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우리가 후회하기라도 하라는 듯이 너무 좋았다고 연신 감탄사를 남발한다...아씨~이런 된장~미네랄~
자리가 좋으니 아침을 먹자는 파와 쫌 더 가자는 파와 수수방관파로 갈렸다..난 언제나와 같이 수수방관파다..^^
그리고 일단 자리가 좋으니 그곳에서 먹자는 의견이 더 많아 자리를 잡았다.
*
각자 준비해온 소박한 음식들이 베낭에서 나왔다...
그리고 내가 준비해간 오징어 볶음을 마징가님이 볶았고 바이스님이 싸오신 콩밥..그리고 김치와 오이지와 빵과 가장 중요한거...술~~~^^
맛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다들 맛이게 먹어 줬고 촌장님의 칭찬에 난 거의 무아지경에 이르러서 난리도 아니었다..ㅋㅋㅋ
내가 언제 음식으로 이런 칭찬을 들어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맨날 우리 아~가 하는 음식을 구박받으며 얻어먹고 산 세월이 5년정도 되어가다 보니 그저 진짠지 거짓인지도 모르고 칭찬에 뻑이 가서....ㅉㅉㅉ
진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맞는거 같다..히~~
하긴 그산속에 무엇을 먹으면 안 맛있겠는가....^^
파란이 와서 짝이 안맞아 마니또 게임을 못한다 했다고 파란님이 해피님을 향해 분개해 했고...
연비낮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촌장님이 꿋꿋이 역시나 많이 드셨고 술좋아하는 바이스님과 해피,파란,나,마징가님은 모든게 안주이고...우리여보야와 경은님 촌장님은 정상주정도로...
그렇게 한참을 아침먹는 시간에 할애한 우리는 쭉~이어지는 능선길따라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힘든 구간이 끝나고 나니 몸도 마음도 여유롭다.
야생화를 즐기고 숲을 즐기고 모두 좋은 사람들과 온 것을 만족해 하며...
유달리 주황색 동자꽃과 모시잔대가 많다...
언제 보아도 그 소박하면서도 자세히 세심하게 보아야만 그 화려하고 아름다음이 보이는 꽃이 우리의 야생화 인것 같다.
*
송신탑이 보이고 전망대가 세곳이 설치되어있는 곳에 도착했다.
해피님은 오자마자 바로 일단 졸린다고 누웠고 다른 사람들은 그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조망에 다들 감탄사가 연발이다.
구름이 마치 폭포수처럼 솧아지는듯 올라가고 금방 나타났다 사라지고...아~자연의 신비로움을 어찌 글로써 표현하겠는가..
이렇게 다리품을 팔지 않으면 절대로 만날수도 즐길수도 없는 풍경이리라..
티비로도 사진으로도 그어떤 장비들로도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직접 보는것과는 비교할수 없으리~
한참을 사진찍고 즐기고 마주오는 부부께 우리 단체 사진도 부탁하고....
썬크림도 덧 바르고...
걍 대충 늙어야지 하면서도 암튼 용써 볼때까진 써 보는게 여자의 심리인가 보다..
백두대간할때 이미 까맣게 타서 더 이상 망가질 것도 엄꾸만...그래도 썬크림을 바르는 내 모습이라니..에궁~~
*
그곳에서 헬기장 지나면 길좋은 임도가 나온다..
바이스님이 산길로 가자 했는데 누군가가 임도길을 한 30분정도 가면 된다한다...(촌장님이 강력히 의심됨...ㅋㅋㅋ)
우리는 또 민주주의 원칙에 의하여 다수결로 임도를 택하여 걸었다..
처음 길 좋던것은 "손님은 왕이다"..식으로 과대광고였고 자갈 바글바글한 길이 거의 사람을 진을 다 빼게 만든다..
그마나 초큼 위로가 됐던건 내려오면서 조롱조롱 달렸던 다래순을 만난것과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한것 정도랄까..ㅋㅋㅋ
구불구불하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이 커브하나 돌면 또 하나..가도가도 끝이없다.
그렇게 얼마나 내려 갔을까...찦차가 한대 서 있고 남자들이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아침가리를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기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또 서두른다..
쓰파~멀 쩜 멕여 가꼬 델꼬 댕겨야 할꺼 아니냐고오~~하긴 위에서 여자들끼리 복숭아를 뚝딱 해치우긴 했지만....부족해~부족해~
우리가 지치지만 않았다면 방태산이 그렇게 방태하지만 않았다면 그 임도길은 참으로 걷기 좋은 길이었겠단 생각이 든다.
숲우거지고 흔히 볼수 없는 식물과 계곡 물소리를 즐기며..스적스적~~
하지만 우린 많이 지쳐 있었고 경은님은 방태산이 이럴줄 알았다면 안왔을거라고...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경은님과 산에 다니며 처음 들어 보는 불만의 소리다...^^
*
끝도 없이 내려 오면서 놀란거는 길이 수해로 인해 아주 형편없이 망가졌다는 거고 어떤곳은 걸어가는것이 조심스럽고 힘든곳도 많다는 거다.
근데 저 위에 있던 차의 정체는 먼데....?!
대체 이길을 어떻게 차로 올라 갔을꼬.........?!
차를 베낭에 넣고 지고 갔나...?...ㅋㅋㅋ
미친넘이던지 차를 학대(?)하는 넘이 던지.....아님 거기까지 가믄 누가 머 준다 했다든지....
우리는 우리끼리 우리가 할수있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했지만...결국은 미친넘...인가보다로 결론 내렸다..^^
그렇게 지쳐 갈즈음 아슬아슬하게 무쏘한대가 벼랑에 걸려(?)있는게 보인다.
주변과 차가 올가미에서 탈출하려는 멧돼지 마냥 엉망이 되어 있다.
차를 끌때 쓰는 쇠줄이 보이고 나무에 걸려있는 슬링이 보이고 그 주변에 널부러진 파편들....기를 쓰고쓰다 그냥 포기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니까 이런 길에 차를 가꼬 온게 제정신이냐고...쪼끄만 아이스박스가 눈에 띤다.
아씨~이너므 호기심땜에 언제 헌변 봉변 당하지 싶다..
살그머니 열어 보니 먹던 치즈와 아이들이 먹는 가루 쥬스,육포...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눈을 사로잡은 건...."맥주"..다!!!
개눈엔 똥만 보인다더니....아씨~쓰파~내눈엔 왜 술만 보이는 거냐고...
카스맥주가 3갠이 아직 시원함을 간직한 표시로 송글송글 땀방울을 맺혀있는게...흐메~~
난 지난번 지리산에서도 그랬지만 가져오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히~
걍 여기 시원한 맥주가 3캔 있다고만 했다..그게 다다...그 이후엔 파란님이 다아~저질렀다..지~인~짜~다~
이걸 그냥 가져오면 진짜 양심에 털난 짓이고...돈을 내고 가져가자로 의견이 모아졌고 우린 맥주3개와 먹던 오징어 쪼거리를 갖고 거금(?)을 아이스박스에 넣었다.
다른사람이 가져간다면 그건 어쩔수 없는 거고 우린 할 도린 했다 이거지머...
그맥주 가지고 와서 살짝 야유를 했던 사람들이 더 즐겼뜸...우이씽~
*
그렇게 맥주를 베낭에 넣고 내려 오니 적당히 좋은 곳에서 쉬고들 있다.
경은님이 준비해 오신 회무침에 술한잔 하자 했더니 술이 별로 없단다..ㅋㅋㅋ
"걱정마아~~그럴쭐알고 우리가 맥주를 쪼꼼 사와떠어~~"
어찌된일이냐고 하길래 사실을 얘기했더니 한참을 웃더니 다시 지리산 소주 이야기를 한다..쩝~
아~~또다시 그 맥주와 회무침과 대추술로 인해 우린 또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가...^^
부디 무쏘가 무사히 구출(?)되길 소망하며...관셈보살~~아멘~
다들 지쳤던 다리가 그곳에서의 음식과 술로 충전되었고 거의 날아가다시피 속력을 낸다..
역시 술처럼 좋은 음식은 없는 거시여어~~
충전됐을때 부랴부랴 서둘러 걸었다.
진짜 많이 지쳐있다 술과 산에서 먹는 회무침은 거의 "아~트~"였다..(영어가 다 대네..ㅋㅋㅋ)
암튼 경은님...회무침벙개 함 합시다요..너무 맛있었거든요..^^
*
얼마나 내려 왔을까...드뎌 민가가 보인다.
아주 쪼꼬만 학교가 있고 밭에선 여자들이 잡초를뽑고 있다.
원래는 그곳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집채만한(?)개가 잡아먹을듯이 짖어 대는 바람에 다들 놀라서 걍 강가로 가서 먹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암튼 우린 아무짓도 안했는데 왜 짖고 지랄이야 지랄이...아씨~개가 왕왕거리며 짖으면 진짜 짱 이빠이 난다...ㅜㅜ
자리좋은 계곡 강가에서 자리를 잡고 남은 모든 음식을 털었다.
그중 으뜸은 마징가님이 준비해온 고기넣어만든 김치 부침개......아~지금 생각해도 침이 꼴깍넘어가네...담에 또 해줘이~~^^
담을 만한 마땅한 그릇이 없어서 깨끗한 돌을씻어 접시 대용으로 사용하고....
그렇게 다들 정신없이 먹는데 빗방울이 후두득후두득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론~비가 끝내 참지 못하고 오시네...에궁~
아주 잠깐 철수하나 어쩌나 고민했고 언제 비오는날 강변에서 비맞으며 부침개를 먹겠는가...그냥 끝까지 버티기로 했다.
강물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어찌나 싱그럽던지...
우산으로 버너만 살짝 가리고 우린 그냥 비를 맞으며 부침개를 먹는데..흐미~비에 젖은 부침개를 잡솨는 봤소?!
진짜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은 알수가 없는 멋진 추억이고 맛이고 낭만(?)이었다.
잠시후에 라면도 계곡물에 끓여 먹고 먹을거 다~털어 먹으며 비가 제법 오시는 관계로 오늘의 메인(?)이었던 아침가리는 포기하기로 정해졌다.
다들 너무 지치기도 했지만 비도 오시고..암튼 248가지쯤의 안갈수 있는 핑게를 대며 아침가리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암튼 지금도 잊지못할 맛..회무침과 부침개...^^
*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점심을 먹고 정리하고 다시 또 임도길 따라 걸었다.
오지라 밭에는 약초나 산나물을 재배할뿐...야채나 곡물같은 작물은 보이지 않는다.
찦차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곳에오니 여기부터 아침가리골이 시작 된다고 한다...
차를 탈수 있는 곳에 까지 가려면 저~고개길을 넘어가야 하는데...거의 산을 하나 넘는거와 마찬가지란다...큰일났다.
일단 대책이 없으니 걷기로 했다.
점점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늘어나고 있고 여자들은 거의 다 초죽음이다.
해피와 파란은 뒤에서 보이지도 않고 경은님은 그래도 선두 그룹에 합류했고 스케치님은 점점더 걸음이 느려지고 있다.
가도가도 끝이없는 임도길이 구불구불하게 지겹도록 나있다.
칡꽃이 진향향기를 내뿜고 있지만 너무 지친 나머지 그 향기를 칭찬해 주지도 못했다.
차가온다....후다닥 차를 세워 촌장님 친구분을 태웠다...짐이 많아 한사람 밖에 못탔다..그분은 차를 가지러 가야 했으므로 1순위다.
다음 2번째 차엔 촌장님....친구분과 함께 갔다 와야 하므로....
세번째 차엔 파란이 타고 있다...헐~~뛰는넘위에 나는 넘있네...뒤처져서 걱정 했더만...
그 다음차엔 해피님이 탔고...경은님 베낭이라도 싣고 가라고 실려 보냈다.
이제 우리가 아까 지나오면서 본 차는 다 지나갔다...이제 얻어탈 차가 없다...ㅜㅜ
*
경은님이 도저히 못 걷겠다고 저고개 정상에서 차를 가져올때까지 기다리자고 한다..
마징가님은 여기까지 안올꺼라하고 우린 올꺼라고 희망을 가지며 굳굳이 걸었다 .
바이스님도 조금 지치는지 이베낭이나 살려 보낼걸...하신다...바이스님이 짐탓하는건 진짜로 첨본다..ㅋㅋㅋ
차가오든 안오든 무조건 정상에서 퍼지자는게 다수의 의견이었고 그냥 배째란다...ㅋㅋㅋ
그래서 우리가 이름붙인 일명 "배째고개"...
커브하나 돌면 또하나 끝날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배째고개정상은 아득하기만 하다...길에 주저앉았다.
그때 차소리가 들린다.....다들 후다닥 일어나 트렁크에라도 태워달라고 할 참이었다.
사내아이하나를 데리고 여행하는 부부다..
태워달라 부탁했더니 아이를 앞자리로 옮기면서 태워주신다.
일단 경은님 스케치님과 바이스님 베낭을 실었다.
좁히면 한명더 탄다고 나에게 타라고 바이스님이 그러시는데 너무 좁아 안탄다 했더니 하두 타라야단이셔서 할수없이 탔다.
아~~그차를 억지로 라도 탄게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차로도 올라가도올라가도 배째고개는 나오지 않는다.
바이스님은 베낭이 없으니 뛴다...쩝~~
차안에서 우린 남아있는 바이스님과 마징가님을 걱정하며....태워주신 그분들께 지금도 감사를 드리며 어디서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빈다.
*
삼거리 오니 파란과 해피가 보인다.
촌장님과 친구분은 차를 가지러 가시고 그분들이 일부러 방태산입구까지 태워 주셨다고 한다...
역시 세상엔 나뿐사람보단 좋은 사람들이 훨씨더 많다...그래서 세상은 살아볼만 한 거겠지만...
죽으란 법은 없나 보다....이렇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 오는걸 보면...암튼 다시한번 그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꿉뻑~
잠시후에 차를 가져 오셨고 뒤에 남은 바이스님과 마징가님을 픽업해 오면서 우리의 방태산 산행은 끝이났다..
그곳 삼거리에서 그래도 즐거웠고 행복했음을 인정하며 가볍게 맥주한모금씩 마시고 숙소로 이동했다.
*
버섯처럼 생긴 이쁜 집에는 또 황소만한 개가 있다...ㅜㅜ
다행히 줄에 매여져 있는데....짖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치게 겁난다...우앙~
촌장님 친구분 부모님이 계시고 주변으로 갖가지 작물들이 심어져 있다.
저녁 준비를 하고 야채를 따고 손질하고.....훼미리가 떴다....같다고 스케치님이 그런다...그런 난 효리다!!ㅋㅋㅋ
내가 또 한 시골 스럽기때문에.....머 웬만한건 다아~~알자너...^^
아~~돌판위에서 구어지는 삼겹살,목살..마늘....무공해 야채와 씀바귀...매운고추....그리고 우리의 식탁을 늘 풍요롭게 해 주는 술..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저녁시간을 즐겼다.
공기좋고 안주좋으니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도 취하지도 않는다.
샤워를 해야 하는데 결정적으로다가 따뜻한 물이 안나온다..ㅜㅜ
난 여름에 서울에서도 따뜻한 물에 머리 감는데...했더니 경은님도 파란도 그렇단다...큰일났다.
일단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씻어야지 했는데...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
암튼 나도 경은님도 파란도 스케치도 해피도 다들 심장마비 일으키지 않고 무사히 샤워를 했다...^^
아쉬운게 있다면 약간 흐린 날씨로 인해 쏳아지는 별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지 못했다는것과 보름 다음날이라 날이 맑았다면 휘영청 밝은 달아래 우리의 저녁은 더욱 멋졌을텐데..
그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음달로 미루면 되지머...^^
촌장님 친구분이 내일도 산행하냐고 걱정스레 물으신다...ㅋㅋㅋ
힘드셨나보다.....^^
그렇게 우리의 저녁은 추억과 이야기와 기쁨이 범벅이 되어 저물어 갔다...
오늘밤은 누우면 그냥 잠이 들거 같다....
내일의 계획은 언제나와 같이 아직은 없다...일단 내일 일어나 봐서 상태(?)봐가며 결정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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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ZZZZZZZZZZZZZZZZZZ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