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잘 지내시죠?
어제 무사히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출국 하루 전에 서울, 인호인범이네서 묵고 새벽에 콜택시로 인천공항까지 갔지요.
제가 걱정했던건 필리핀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던지 영어를 공부해야한다는 부담 보다는
입출국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캠프 일행이 부모님과 동행해서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 어렵지 않게 마닐라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세관심사같은게 간단하기도 했고요.
필리핀 생활은 정말 즐겁습니다.
비행기 내에선 영어 자막이 깔리 한국 영화를 보며 맛있는 오무라이스(불고기와 오무라이스 중 택일)를 먹었습니다.
무척 만족스러운 비행(?)이었습니다.
겨우 이틀을 지냈을 뿐인데 한두달을 생활해온 기분입니다.
벌써 근처 시장에 두세번 다녀오고 한국의 대형할인마트와 비슷한 쇼핑몰도 구경하고 현지 선생님들과도 꽤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필리핀에 한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길을 걷다보면 사람들이 "아녕하세요!" 또는 "이쁘다." 라며 말을 겁니다.
필리핀 아이들은 눈이 참 맑습니다.
가끔 돈을 요구하며 봉투를 내밀기도 하는데 저는 아직 한화밖에 없어서 줄 수가 없었습니다.
환경은 열악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맑고, 다재다능하고, 붙임성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틀 지내고 별소리를 다하네요^^)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매우 즐겁고 만족스럽습니다.
너무 더워서 잘 수가 없다는 것만 빼고요. (그래도 지금이 가장 더울 시기라서 곧 괜찮아질거래요.)
마리사, 알버트 선생님과 대화할 땐 항상 바디랭귀지와 콩글리쉬를 사용하지만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영어에도 재미를 붙였습니다.
영어 실력이 (아주 많이)부족해도 계속 사용하다보니 오히려 한국말이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마리사 선생님께 한국의 여러가지 높임말을 설명할 때 '-입니다'와 '-요'의 차이점 같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정확히 설명해주어야겠어요.
물론 국어부터 제대로 공부해야겠지요^^
어젠 외식을 했습니다.
Jerry's라는 일종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종류의 필리핀 음식을 먹었습니다.
필리핀의 식사는 주 메뉴를 큰 접시에 담아 가운데 놓고 각자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입니다.
오늘은 고슴도치 같이 생긴 과일, '두리안'을 먹었는데 미묘한 맛입니다.
요리하지 않은, 생과일에서 어떻게 그런 맛이 나는지 신기할 정도로 독특한 맛이었지요.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말을 타봤습니다.
새로운 것 투성이입니다.
즐겁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담은 필리핀의 풍경을 글과 함께 올리려고했는데 제 노트북이 고장나서 당장은 올릴 수가 없게되었습니다.
지금은 피스캠프용 컴퓨터를 사용하고있는데 잭을 연결하려면 복잡하기 때문에 사진들은 나중에 '시선' 코너에 각각의 에피소드와 같이 올리겠습니다.
*^0^*
여태까진 지아(캠프 일행) 부모님께서 외식, 택시 요금, 그외 활동 비용들을 전부 부담하셨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마리사 선생님과 본격적인 영어 공부를 시작한답니다.
오전 세 시간동안 자유롭게(마리사 선생님 말마따르면) 채팅, 음악 듣기, 책 읽기 등을 통한 영어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시간은 스스로 계획해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은 각자의 용돈으로 부담하고요.
정말 즐겁습니다.
아마도 계속 즐겁고 행복할거고요.
엄마, 아빠, 영서, 두호, 똘똘이, 아기 다 잘 지내지?
가족들 모두 한국에서 나만큼 행복할거라 믿어.
그리고
할머니, 편하게 눈 감으셨죠?
그렇게 믿고싶고, 아니 반드시 그러셔야죠.
할머니께서 제가 행복하도록 도와주시는거죠?
요샌 행복한 일 투성이라 오히려 조금 두렵습니다.
캠프 일행 가족도 좋은 사람들이라 필리핀 생활을 적응하기가 편합니다.
(지나치게 친철한게 흠이지만.)
현지 선생님들도 무척 친절하고 재밌습니다.
예상보다 적응이 빠르고 영어에도 재미를 붙이고 모두들 친절하고......
저는 행복한 아이입니다.
할머니, 할머니도 행복하신가요?
와, 벌써 새 옷으로 갈아입으셨다구요?
한국에 돌아가면 당신을 만나보고싶네요.
한국에 돌아가면 당신의 피아노 연주 소리 들어보고싶네요.
한국에 돌아가면 당신의 빈 자리를 바라보며 조금은 그리워하고싶네요.
할머니!
고맙습니다.
지금 저는 무척 행복하구요
앞으로도 행복할 예정이에요.
할머니를 위해서 자주 기도할게요.
고맙습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내일은 제가 생활하는 필리핀을 담은 사진들을 올릴게요.
첫댓글 먼 길 떠난 영주인데 가까이 있는 듯 하구나. 어린왕자가 자기별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거네. 내 마음이 왜이리 설레고 찡한지. 우리 장한 영주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보내고 꿈 많이 꿔라.그 곳에서 새인연 잘 만들어 가길...
Looks like my Little Prince is having a good time. I am happy for you !
잘 지낸다니 엄마 아빠 모두 너무 기쁘고 고맙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 너무 들뜨지 말고 차분차분 익숙해가길 바래. 며칠 지내다 보면 힘들다고 느끼는 날이 올 수도 있으니 리듬 잃지 말고... 네 소식 보니 너무 좋다. 자주 자주 소식 전해주고 전화번호 알려줘~~
낯설음에 빨리 적응하는 영주가 기특하다. 어려움도 있을텐데 '기쁨'과 '행복'으로 표현한 말솜씨도 대단하고..젊음은 '할수있다'와 '도전정신'이 있이기 아름답단다. 열심히 하는 영주 하이팅!!
ㅎㅎㅎ 영주야, 왜 이렇게 글을 재밌게 쓰는거야. 배꼽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문득 영주가 필리핀 피스캠프 마치기 전에 태국에도 피스캠프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주가 올리는 글을 자주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영석샘은 도대체 말이야, 글도 안쓰고....
난 아직 영주가 필리핀에 있다는 게 실감이 안나. 첨부터 적응 잘 하는 것 같아 기분 좋고, 영주의 행복한 웃음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 맘껏 즐기고, 느끼고 돌아와라. 아마 필리핀에서 돌아오면 책 한권쯤 내야할 거 같구나...
어쩜 이리 이쁘니?!!!! 사랑이 많은 왕자님이 있어, 이 밤에 행복 담아 갑니다.
모두들, 잘 지내시죠? 보고싶어요. 당신들이 주신 사랑의 세 배를 한국으로 보냅니다. 꼭 받으세요! 곧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