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분봉 산행은 연풍의 종산, 입석, 은티마을에서 각각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쪽에서 시작하더라고 쉽게 갈 수 있지만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은티마을에서 출발하면 비경을 감상하면서 은티마을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은티마을은 희양산, 구왕봉, 시루봉의 산행기점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은티마을의 유래비 앞을 지나 노송과 전나무가 있는 구판장 앞에 차를 주차하고 마을 가운데로 나있는 골목길을 따라 회관 노인정을 지나 마지막 농가 김남태씨집 앞으로 난 수렛길을 따라 큰 규모의 축사 두 곳을 지나 20분 정도면 북쪽 입석골에서 내려오는 계곡 갈림길에 다다르며, 여기서 길은 90도 북쪽으로 향하여 밭둑길을 따라 이어진다. 깊지 않은 계곡이지만 물은 늘 흐르고 있다. 5분쯤 지나면 밭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 들면 편한 길이 참나무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다. 산길로 접어든지 20분 정도면 오른쪽으로 큰 시루떡 같이 생긴 바위가 보이며 이런 바위가 연이어 두 곳 더 놓여 있다. 마지막 떡바위를 지나면서 길은 가팔라지기 시작하고 15분 정도면 입석골안부에 닿는다. 이곳은 입석에서 악휘봉으로 오를 경우에도 거치는 안부로서,사거리를 이룬다. 여기서 북쪽(오른쪽) 작은 봉을 넘어 15분정도 오르며 774봉의 삼거리에 서며 여기서 북쪽으로 갈 경우 굴참나무 숲의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60분 정도면 종산마을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마분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동쪽의 고사목 봉우리를 지나 일단 내려섰다가 곧추 세운 듯한 정상을 향하여 10여분간 세미클라이밍을 해야 한다.
정상주변에는 죽은 소나무 열댓 그루가 시야를 가리고 있으나 말똥처럼 생긴 바위에 올라서면 서,남쪽 산의 모습이 산꾼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특히 남쪽의 희양산을 중심으로 구왕봉, 시루봉이 고즈넉하다. 하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갈 경우 K.B.S 무인 중계 탑을 거쳐 종산마을로 40분정도 내려선다. 그러나 마분봉의 진짜 비경은 지도상의 등고선에서 보이듯이 동쪽으로 뻗은 능선길이다. 작은 봉우리 10여개의 바위봉우리를 오를락 내릴락하는 산행의 희열은 바로 이 길에서 맛볼 수 있다.
내려서는 길부터 심상치 않은 경치가 전개된다. 되돌아 올려다 보는 정상부의 단애를 이룬 바위와 노송이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든다. 10분정도 내려서면 바위에 줄이 매어진 5미터 정도의 암벽을 내려서고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면 깜짝 놀랄 만한 바위가 나타나는데 누가 보아도 U.F.O를 닮았다. 바위에서 바위로 바위와 바위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오묘하다. 감탄사를 자아내며 U.F.O 바위를 지나 10분거리에 이르면 은티 입석골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누구든 앞의 진풍경을 놓고 그냥 내려 서지는 못한다. 다시 봉우리를 넘고 넘어 675봉에 서면 692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단 안부로 내려섰다가 바위사이를 기어올라 보면 칼날 능선위에 올라서는데 마치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마법의 성으로 가는 길같이 칼날 위에 선 듯한 아찔한 기분이다.
그러나 이 길도 오른쪽으로 비켜가는 길이 있다. 길은 10분이며 692봉에 닿게 되는데 비로소 육산으로 편안한 노송길이 10분정도 남동쪽으로 이어지며 572봉까지 와서 경사진 마사길을 미끄러지듯 5분정도 내려오면 묘2기가 있는 밭의 끝에 서며 여기서 길은 수렛길로 이어져 마지막 축사 앞에서 올라가던 길과 만나 마을까지 20분이면 닿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