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아차산에서부터 서울의 강 경강이 되어 서쪽으로 흐른다.
경강은 한양을 감돌아 서쪽으로 흘러 덕양산(德陽山)에 이른다.
덕양산은 서울의 외사산중의 하나이다.
덕양산이 서쪽에 외백호로 턱 버타고 있어 한양이 명당인 것이다.
서울의 외사산은 북쪽에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810.5m), 동쪽에는 외청룡인 아차-용마산(348m)
서쪽에는 행주산성으로 널리 알려진 외백호인 행주의 덕양산(124.8m),
남쪽에는 서울의 조산인 관악산(629.1m)이 겹으로 둘러싸 든든하게 보호하고 있다.
덕양산은 서울의 외사산의 하나로써 서울을 감싸고 방어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산이다.
“늦봄이니 복어 국이요, 초여름이니 웅어회라.
복사꽃 가득 떠내려 오면, 어망을 행호(杏湖) 밖에서 잃겠구나.”
겸재 정선의 벗 사천 이병연은 그의 시에서 덕양산 앞 한강 행호의 웅어회를 격찬한다.
매년 음력 4월이면 행주까지 올라와 그 지역 어부들에게 만선의 기쁨을 선물했던 한강의 대표적인 담수어 웅어.
예로부터 행주 지역에서 웅어의 인기는 대단했다. 왕에게 진상을 하기 위해 개별 관청인 위어소를 두었는가하면
오직 웅어를 위한 보관 창고인 석빙고까지 만들었을 정도.
현재 행주 웅어를 기억하는 사람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웅어의 옛 명성은 과거 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웅어는 한강, 금강 등 서해로 흐르는 큰 강 하구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대부분의 강은 하구둑으로 막혀버렸고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는 한강도 하천 정비 사업과 골재 채취,
수중보 설치 등으로 강 주변 환경이 파괴되고 말았다.
갈대밭을 찾아와 산란한다고 해서 위어(葦魚)로도 불릴 만큼 웅어에게 갈대밭은 중요한 생존 조건.
각종 개발사업과 하구둑 공사로 갈대밭은 사라지고 여기에 수질오염까지 더해져 강을 거슬러 오르는 웅어를
만나기는 어느 강에서든 쉽지 않다고 걱정이다.
지금의 서울 앞에 도달한 한강물은 북쪽에 우뚝 솟은 북한산, 옛 이름 한산(漢山)을 마주하게 된다.
이 땅에 지리도참설이 도입된 이래 산의 남쪽·강의 북쪽, 즉 산남수북지(山南水北地)를 '양지(陽地)'라 불러왔다.
'한양(漢陽)'은 '한산 이남, 한수 이북의 땅'이라는 뜻이다.
이 땅에 한양군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은 것은 풍수지리설 도입 초기인 8세기의 일이라고 한다.
한반도 내 많은 지명이 풍수지리적 사고와 관련되어 있으나 이토록 분명하게 '양지'임을 표시한 이름의 도시는
한양 말고는 없다.
한강물은 용산에서 서북쪽으로 꺾여 양천 앞에 이르면 맞은편의 수색, 화전 등 저지대를 만나
강폭이 갑자기 넓어진다. 안양천과 불광천이 강 양쪽에서 물머리를 들이미는 곳부터 서호 또는
동정호 등으로 불렀다. 창릉천(昌陵川)이 덕양산 산자락을 휘감아 돌며 한강으로 합류하는
행주(杏州) 앞에 이르러서는 그 폭이 더욱 넓어진다. 이 곳을 행호(杏湖)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