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과 의미
1-38장까지의 예언의 말씀이 이루어진 역사 서술이 39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9장은 예루살렘 성의 파괴와 왕실에 대한 징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주전 586년의 일입니다. 40-44장은 유다 땅에 남아 있던 백성들의 계속되는 죄악과 혼란, 그들 가운데 계속 고난받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레미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의 끝은 예레미야가 자신의 예언을 책으로 기록한 비서 바룩에게 말한 축복의 이야기입니다. (예루살렘의 최종 멸망인 586년보다 20여 년 전 605년-여호야김 왕 4년-에 한 위로의 말입니다. 바벨론으로 다니엘 등이 끌려간 심판의 시작 때에 한 위로의 말입니다. 예언의 성취의 역사 기술이 마지막에 예언서 저자에 대해 말하는 이유는 이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뜻, 예언자들의 말씀이 이루어졌음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슬픈 역사(39-44장)를 예언의 말씀(1-38장, 45장)이 둘러 싸고 있습니다. 그 역사적 사건들은, 예언에 나타난 하나님이 뜻과 작정, 예정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도는 그 백성을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언약관계 안으로 다시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언약에 신실하심과, 그 언약 말씀의 견고함을 생각하며 슬픈 역사를 하나님의 기쁨이 감싸고 있습니다.
1. 예레미야의 계속되는 예언사역: 바벨론의 시위대장이 예레미야를 석방하여 유다 총독에게 보냄 (1-6절)
1절: “그 말씀—예레미야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온”으로 시작합니다. 36:1 (여호야김 4년, 605년), 37:1 (시드기야 왕 때, 588년경)에 했던 그 같은 표현의 제목을 반복합니다. 멸망 이전에 예레미야에게
말씀을 주셨던 여호와 하나님은 멸망 후에도 계속 주십니다. 예언이 말씀은 실제로는 42장에서 시작됩니다. 예언의 말씀의 제목과 실제 예언 말씀 사이에 40-41장의 역사 서술이 나옵니다. 계속 되는 슬픈 역사를 눈여겨
보신 하나님이 42장에 가서야 백성에게 다시 예언의 말씀을 주십니다.
1절: 바벨론 군대의 시위대장, 일종의 총사령관이 예레미야를 사슬로 결박해 가다가 라마에서 풀어 주었습니다.
이미 바벨론 군대는 예레미야가 유다 왕궁에 구금돼 있던 것을 풀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령관은 그냥 두면, 남아 있던 유다 백성들에 의해 예레미야의 생명이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여 그냥 포로들
중에 함께 데리고 간 듯합니다.
2-3절: 군대 사령관은 예레미야가 해 왔던
그 예언의 말씀을 자기 입으로 반복하여 예레미야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하나님이 이 곳(예루살렘)의 재앙에 대해 말씀하신 대로 행했소. 왜냐하면 여러분이 하나님께 범죄하고 그 목소리를 듣지 않았기 때문이오.” 그의
말의 내용은 진실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어느 정도 모욕하는 뉘앙스도 있습니다. 고대에는 정복한 나라는
정복당한 나라에 대해 “너희들 신이 너희를 멸망시켰다”고
말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120여
년 전 히스기야 왕 때 예루살렘을 포위한 앗시리아 군사령관도 다음과 같이 조롱하며 심리전을 폈습니다. “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은 여호와의 뜻이다.”(사
36:10) 그때 경건한 왕 히스기야는 이사야를 통해 하나님께 겸손히 간구했고 하나님은 앗시리아를 쫓아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예루살렘이 실제 멸망당해서 이방인에 의해 조롱받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하나님은 이방인 군사령관을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을 책망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도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조롱하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동기는 불순하지만 비판하는 내용들은 하나님이 성경에서 하신 말씀을 반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적으로 이 시대의 교회도 바벨론 포로 시대가 아닌지 돌아 봅시다.
4-6절: 군대 장관은 예레미야를 석방하면서
말합니다. “바벨론으로 함께 가든지, 아니면 유다 땅 어느
곳이든 원하는 곳에 살든지, 자유롭게 선택하시오.” 5절, 예레미야가 돌이키기 전에 “돌아가시오 총독 그달랴에게”라고 말합니다. 예레미야도 돌아갈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령관은 예레미야에게 “양식 (아루하)와 선물”을 주어서 돌려 보냅니다.
“양식”은 52:34에, 이미 바벨론에 포로로 가 있던 여호야긴 왕 (597년에 바벨론으로
감)을 바벨론 왕실은 감옥에게 나오게 하고 쓸 것(아루하)”을 공급했다는 것에 반복됩니다. 예레미야가 받은 양식과 호의는 미래에
바벨론이 하나님의 왕과 백성에게 해 줄 호의를 그림처럼 상징하는 상징예언입니다.
“예레미야가 남아 있는 백성 가운데 거했다”(5,6절)를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이미 예레미야 자신은 “바벨론에 항복하는 자는 복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유다 땅에 남아
있는 자에는 재앙이 있을 것이다.”(29:16, 그리고 23장) 예언자 자신은 재난
당하는 백성들과 함께 있으며 고난에 참여하며 계속 말씀 사역을 합니다.
2. 왕실 서기관 출신 그달랴 총독 중심으로 남은 백성이 모여 듦, 살해와 분쟁의 징조 (7-16절)
1) 남아 있는 하나님의
백성은 그달랴 총독에게로 다시 모이고 포도를 수확함 (7-12절)
7-10절: 바벨론 왕은 유다 왕실의 서기관 그달랴를
총독으로 세웠습니다. 그달랴의 아버지는 오래 전 609년
경(여호야김 즉위 초, 26:1)에 왕이 예레미야를 살해하려
할 때 예레미야를 왕 앞에서 변호해서 살려 준 적이 있습니다.(26:24)
바벨론은 유다 땅에는 가난한 사람들과 그 가족만 남겨 두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은 파괴되었기 때문에, 그달랴는 그 북쪽에 있는 미스바에서
총독으로 다스렸습니다.
아, 미스바! 수 백년 전 하나님은 블레셋이 침공할 때, 사무엘 사사를 통해서
백성을 바로 이곳 미스바에 소집했습니다. 제사를 드리고 감사하며 기도할 때, 기적으로 블레셋을 물리쳤습니다.(삼상 7:6-14) 그러나, 이제 바벨론이 유다를 식민지로 다스리는 총독부가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다의 지방 군대 장교 등
바벨론을 피했던 장군들이, 그와 함께 한 사람을 데리고 마스바로 그달랴에게 왔습니다. 그달랴는 그들에게 바벨론을 함께 섬기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8월경 포도와 여름 과일 수확기이므로 그것을 수확하여 여러
성읍들에게 거하라고 말합니다.
11-12절: 모암, 암몬, 그 외 여러 지역으로 피난갔던 유다 백성이 그달랴에게 돌아왔습니다. 총독을 중심으로 모인 백성들은 포도와 여름과실을 많이 수확했습니다. 이제
남은 백성이 함께 번성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2) 총독 그달랴의
암살 음모 (13-16절)
유대의 군대 장관들이 총독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유다 왕족인 이스마엘(41:1)은 암몬으로 도망 갔다가 오면서, 암몬 사람의 조종을 받고 있습니다. 당신을 암살하려 합니다.” 총독은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군대 장관 중 요하난이 다시 혼자서 비밀리에 그달랴 총독에게 제안합니다. “제가 이스마엘을 암살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총독님이 그에게 의해
죽임을 당한다면, 모든 유다 백성이 다시 흩어지는 불행한 일이 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달랴는 “당신이 이스마엘에게 하는 말은 거짓이오” 하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달랴는 온화한 성품으로 남을 의심하지 않는 순수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지혜롭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총독은 이스마엘에 의해 암살 당하고, 남은 백성은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41장)
그러나,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은밀한
섭리 가운데 행하시는 일입니다. 바벨론에게 순순히 항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징벌을 달게 받지 않은 남아 있는 자들에 대해 예언한 대로
하나님은 칼과 여러 재앙을 내리십니다.
믿고 복종할 일
하나님은 언약 백성이 신실하지 않고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돌아오지 않을
때, 그들을 결국은 징계하십니다. 세상 사람의 입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책망합니다. 오늘날 우리 각자를 향한 세상 사람의 비판이나, 교회를 향한 세상의 비판을 귀담아 들읍시다. 그들의 입에서 성경
말씀의 판단이 들려진다면, 두려워합시다. 교회가 바벨론 포로를
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위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 말씀에 복종함으로써, 오히려 세상이 “너희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인간적인 지혜로 편한 길을 선택하지 맙시다. 예레미야처럼
소명의 길에 나타나는 고난을 피하지 맙시다.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징벌을 받는 하나님의 백성, 그 교회와 함께 있고, 함께 고난받으며 교회를 세웁시다.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었는데도 자기 의를 주장하면서 분쟁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합시다.
순수하게 사람을 대하면서도, 사람들의
악을 잘 간파해서 그들이 교회를 혼란케 하고 우리 영혼에게 해를 주는 일을 예방합시다.
그러나 그 혼란기에 예레미야와 함께 하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합니다. 그 어려움 가운데 신실하게 예언한 예레미야의 예언 활동과 예언서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다니엘은 그 예언서를 읽으면서 믿음을 지켰습니다.(단 9:1-4) 우리가 목사로서 말씀을 신실하게 전하고, 성도로서 말씀을
잘 배우고 복종할 때, 우리의 삶의 자취들은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