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지난해 11·18 ‘창가학회창립기념일’은 마키구치(牧口) 초대 회장이 순교한 지 70년의 역사를 새겼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생명존엄의 철리(哲理)를 꿋꿋이 지키다 옥사한 마키구치 초대 회장의 불굴의 투쟁은 도다(戶田) 제2대 회장과 이케다(池田) SGI 회장에게 이어져, 현재 세계로 넓혀진 SGI가 펼치는 평화 운동의 근간이 되고 있다.
여기서는 원폭 투하에서 70년이 되는 올해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글로벌안전보장 국제문제프로그램 담당자인 프란체스카 조반니가 창가의 민중운동에 관해 말한다.
프란체스카 조반니 /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1780년, 존 애덤스가 창립했다. 미국에서 훌륭한 전통을 자랑하는 연구기관으로 정부나 학술기관 등에 조언하고 있다.
역대 회원으로 조지 워싱턴, 벤저민 프랭클린, 에머슨 외 20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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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곤란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주변을 격려하며 ‘우리는 더 좋은 일을 이룰 수 있다. 더 좋은 생각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지도자를 원합니다.
핵무기를 둘러싼 문제에 바로 이 같은 모델이 필요합니다. 특히 마키구치 창가학회 초대 회장이 고찰하신 ‘가치창조’의 철학은 중요한 교육 사상으로, 핵군축 분야에 있어서도 상당히 유익한 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키구치 초대 회장과 도다 제2대 회장이 쌓은 업적은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핵무기는 지구적 규모의 문제이지 정부만의 문제도 아니고 비정부기구(NGO)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평화는 실현될 수 있다’고 믿고 싸우는 사람들이 평화를 실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키구치 초대 회장과 도다 제2대 회장에게 배울 뿐 아니라 그 투쟁을 이어받아 가까운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이룩하자’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다 회장이 1957년에 발표한 ‘원수폭금지선언’은 그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선언은 동서냉전 중에 발표되었습니다. 그 몇 년 전에는 소련이 매우 커다란 파괴력을 지닌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주목하는 점은 선언에서 도다 제2대 회장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까지 내다보며 핵무기 폐기를 주장한 점입니다.
핵무기의 존재는 우리의 ‘살 권리’와 정면으로 대립할 뿐 아니라 뒤를 잇는 사람의 ‘살 권리’조차 빼앗아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 문제에 절대로 ‘타협’하면 안 됩니다. 분쟁을 해결하는 전략(戰略)적인 도구 등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0(제로)’로 하자는 같은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그 목표에 도달할 것인가, 의견이 맞지 않습니다.
핵을 보유한 나라에 갑자기 ‘핵무기를 버리라’고 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보유국간에 또 세계에 대해 매우 깊은 불신과 공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이러한 생각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SGI가 상당히 커다란 사명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핵무기 폐기 문제는 ‘결국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문제와 깊이 관계하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몇 세기에 걸쳐 서로를 해치지 않으면서 안전을 유지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모든 국제시스템과 국제정치는 이러한 발상에서 성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면의 변혁이나 인간혁명을 통한 평화라는 발상을 국제정치의 무대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하며 많은 사람이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평화와 안전보장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문제입니다.
자기 변혁을 내세운 평화와 불신을 바탕으로 한 안전보장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 지금까지 인류는 늘 안전보장을 선택했고 평화를 선택한 적이 없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핵무기는 소멸되지 않습니다.
저는 SGI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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