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 시인의 '네 켤레의 신발'을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네 켤레의 신발
시인 이기철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먹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안나 카레니나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헬 수 있는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 곧 가족이고 식구인
네 켤레의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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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기철 시인의 시'네 켤레의 신발'은 가정의 소소한 일상과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정겹게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유대감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나직한 지붕은 전통적인 한국 가옥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안정감과 평온함을 상징하며,가족이 모여 있는 따뜻한 공간임을 암시한다.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저녁을 먹는 시간은"
가족 구성원의 닮은 모습을 강조하며,혈연으로 맺어진 끈끈한 유대감을 나타낸다.저녁 식사는 가족이 함께 모이는중요한 시간임을 표현하고 있다.
"얼마나 따뜻한가"
이 행은 독자에게 감정적 울림을 준다.앞선 두 행에서 제시된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재확인하며, 가정의 온기를 강조한다.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가정의 세심한 관리와 정성을 드러낸다.반짝이는 찻잔과 깨끗한 마루는집안의 청결함과 정돈된 상태를 상징한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바람에 소리를 내는 창문은 오래된 집의 특징을 나타내며,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인가족의 역사를 암시한다.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는 긴 시간 동안 쌓인 신뢰와 사랑을 상징한다.이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그 시간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온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문학 작품을 함께 이야기하는 부부의 모습은 지적인 교류와 정서적 유대감을 나타낸다.이는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부부의 관계를 보여준다.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휘파람 소리와 별빛은 자연의 소리를 담고 있으며, 이는 시적 분위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가정 내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조화로운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헬 수 있는"
아들의 머리카락을 세는 부모의 모습은 자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낸다.이는 부모가 자녀를 세심하게 돌보며 사랑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밤의 아늑함을 강조하며, 가족이 함께하는시간의 소중함과 평화를 표현한다.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소박한 저녁 식사와 이를 함께 나누고 싶은사람을 떠올리는 시간은 가정의 소소한 행복을 나타낸다. 이는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서적인 풍요를 강조한다.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마음속으로 누군가를 떠올리는 시간은 정서적인 여유와 풍요로움을 의미한다. 이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나타낸다.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곧 가족이고 식구인"
흙이 묻은 신발은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이다. 이는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가족의 유대를 상징한다.
"네 켤레의 신발"
네 켤레의 신발은 가족 구성원의 상징이다.이는 각각의 신발이 모여 하나의 가족을 이루며, 서로의 존재가 소중함을 나타낸다.
이기철 시인의 '네 켤레의 신발'은 가정의 소소한 일상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시인은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사랑을 세심하게 묘사하며, 독자에게도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 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법을 알려주는 동시에,독자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이 작품은, 그 따뜻한 시선과 정서적 울림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