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경 제6권
21. 십팔불공법품②[18]
[제32의 일] 현재를 보는 지혜가 줄어들지 않고 거리낌 없이 통달한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 지진께서는 현재를 보는 그 지혜가 또 줄어들지 않고 거리낌이 없으시나니, 어떤 것을 본다고 하는가?
현재 시방세계 모든 국토의 많고 적은 수와 현재의 여러 부처님을 비롯한 모든 보살ㆍ성문ㆍ연각의 많고 적은 수와 성수(星宿)의 모양 또는 진행 운전하는 처소의 수와 현재의 모든 수목ㆍ약초ㆍ산림ㆍ계곡과 시방 토지 경계의 멀고 가까움과 낱낱 국토에 있는 먼지의 숫자까지도 그 한계를 다 분명히 보고 계신다.
시방의 모든 물을 털 하나로 찍어내 보아 그 물의 양이 얼마인지를 아시고,
시방의 모든 불이 어떤 경계에 일어나 다시 어떻게 꺼지며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도 다 아시고,
시방의 모든 바람이 어떤 형색으로 어디에서 일어나 오가고 돌아다니고 더하고 덜하는지도 다 아시고,
시방 허공의 멀고도 아득한 그 거리의 그지없고 즈음 없음을 다 아시어 그 한 터럭 한 티끌의 조그마한 것까지도 부처님께서는 다 아신다.
또 현재 중생들의 3품(品)의 행과 진퇴(進退)의 어렵고 쉬움과 근본의 깊고 얕음과 가르침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지를 다 아시고
현재 지옥의 중생들이 어떤 죄를 범하였기에 지옥에 떨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함으로써 지옥을 벗어날 것인지,
미래에는 어떤 곳에 태어날 것인지를 아시는 한편
다시 어떤 방편을 써야만 그 재앙을 제거하게 될 것까지 아신다.
또 현재 중생들 중에 기어다니고 헐떡이고 굼실거리는 종류의 그 행하는 업을 따라 이 고난에 떨어짐과 어떤 방편을 다 해야만 죄앙을 제거하고서 다른 곳에 태어날 것인지를 아시고,
다시 현재의 아귀들이 인색하고 탐욕스런 결과 이 환란에 떨어진 것과 어떤 방편으로 죄를 벗어나 결정코 다른 곳에 태어날 것인지도 아시며,
나아가서는 현재 중생들이 그 생각하는 마음에 따라 번뇌와 애욕의 병에 허덕임을 아신다.
또 현재의 모든 중생들이 어떠한 계율로써 개화를 받을 것인지,
어떤 사람은 그 계율조차 순종하지 않을 것이요,
어떤 중생은 인연에 따라 천상에 태어나거나 혹은 그 뜻이 물러나 다른 곳에 떨어질 것인지도 부처님께서는 다 아신다.
그러나 여래께서는 이러한 본말을 당초부터 일부러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거듭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그 둘 없는 지혜로써 중생을 위해 널리 경법(經法)을 설하시니,
이것이 이른바 여래의 제32의 사업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또 게송을 읊으셨다.
가장 수승한 여래의 지혜는
널리 두루하지 않음이 없고
한계 없고 한량도 없어
참으로 불가사의하여라.
그러므로 그 허공처럼 평등하고
허무하여 비유할 수 없으니
일체의 세간 사람으로선
누구도 따를 자 없네.
다시 시방
모든 중생들의
모든 현재의
행하는 업을
여래께서는 다 아시어
그 근원을 모두 펼쳐내시니
이 모든 부처님의 사업을
다 구창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