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45 - 탈저 치료법 (내치 vs 외치)
드라마 속에서는 백광현이 오규태의 탈저 부위를 잘라내었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과연 탈저에 저렇게 잘라내는 시술을 했을까?
혹은 잘라내는 것 외에 다른 치료방법도 썼을까?
우선 한국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한의학 의서인
동의보감의 탈저 치료법에 관해 살짝 살펴보자.
동의보감에도 탈저에 관절을 잘라내라는 말은 나온다.
治不衰 急斬之 否則死
치불쇠 급참지 부즉사
치료해도 병세가 사그라들지 않으면 급히 잘라내어라.
그러지 않으면 죽는다.
在指則斬 在肉則割
재지즉참 재육즉할
(독기가) 관절에 있으면 잘라내고 살갗에 있으면 도려내어라.
그런데 이렇게 탈저 부위를 잘라내는 시술에 대해서는
의가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우선 '잘라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가가 있었다.
그래서 잘라내는 시술 전후의 여러가지 처치법을 발달시켰다.
외과정종과 같은 의서가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렇게 잘라내는 시술이 때로는 과해지거나 혹은 후처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시술 자체 때문에 감염이나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월이 흐르자 잘라내는 치료법에 대한 비판이 맹렬하게 일어났고,
'잘라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가가 생겨났다.
잘라내는 시술을 대신하여 쓸 수 있는 먹는 약을 발달시킨 것이다.
외과증치전생집과 같은 의서가 여기에 속한다.
탈저 치료법의 발달은 외과술로 죽은 관절을 잘라낼 것이냐
혹은 내치법으로 어떤 약을 복용시켜서 죽은 부위를 어떻게 살려낼 것이냐
이 두 가지 접근법이 치열하게 발달해 온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드라마 속에서 백광현이 무릎 관절을 절단하는 것은
잘라내야 한다는 주장의 구현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무엇이 더 나은 방법인지는 각 의사들의 몫으로 남겨 두고 싶다.
의서에는 탈저에 관절을 잘라내지 말고 무슨 약을 먹이면 신효하다고 적혀있으나
내가 해 본 것이 아니기에 내가 가타부타 평할 내용은 아닌 것 같아서이다.
(46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