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2일 월요일, 맑음. 덥다.
새벽에 눈이 떠진다. 자동은 아니다. 알람이 울린다. 한국에서와 같이 늘, 어디서 자던지 4시에 일어난다. 자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어나는 시간은 늘 일정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볼로냐로 이동하려고 한다. 자고 있는 아내가 깨지 않도록 혼자서 꿈지럭 댄다. 날이 밝고 식사 시간이다. 7시 30분 식당으로 내려간다. 참새가 귀찮아서 실내에서 식사를 한다. 아주머니 둘이서 주방에서 서빙을 한다고 분주하다.
호텔 운영 가족들인 것 같다. 카프치노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찾아봐야할 피렌체 궁금한 구경거리를 찾아 나섰다. 동네 산책이다. 산 로렌초 광장(Piazza di San Lorenzo)에 들어섰다.
광장 이름은 이곳에 위치한 같은 이름의 성당에서 유래했다. 광장이라기보다는 성당에 딸린 마당 같다. 서기 393년에 이곳에 성당이 세워졌다. 이 광장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성당에는 예술가 안드레아 로기가 제작한 네 점의 청동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모두 치워져 보이지 않았다. 텅 비어있어 아쉬웠다.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이 전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 명소인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이다. 메디치가의 묘지이기도 하며, 이곳에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단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로, 도시의 주요 시장 지구 중심에 위치해 있다.
코시모 1세부터 코시모 3세에 이르기까지 메디치 가문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묻힌 장소다. 성당 앞에는 조반니 델레 반티 네레(Statua di Giovanni delle Bande Nere) 장군의 석상이 있다.
조반니 델레 반데 네레(1498~1526)는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용병대장 중 한 명이었다. 메디치 가문의 일원이었던 그는 교황 레오 10세 서거 후 그의 부하들이 착용한 검은 완장에서 '검은 반데 네레'라는 별명을 얻었다.
골목길을 걸어서 피렌체 대성당을 다시 만났다. 반가웠다. 대성당 앞에 세워진 십자가 기준, 기둥 석이 눈에 들어온다. 도시만큼 오래되 보인다. 골목길을 빠져 나가니 레푸블리카 광장(Piazza della Repubblica)이 나온다. 공화국 광장이다.
우아한 카페가 늘어서 있는 보행자 전용 광장에 전통적인 회전목마가 어울리지 않게 자리 잡고 있다. 19세기 전통 양식으로 만들어진 회전목마다. 언제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멋진 건물들에 둘러싸인 광장에는 풍요의 기둥(Colonna dell Abbondanza)이 광장을 지키고 있다. 여신의 조각상이 얹어져 있다. 개선문(Arco di Trionfo)을 갖고 있는 웅장한 건물을 지나간다. 로마시대에 포룸(광장)자리에 세워진 건물이다.
마치 피렌체가 스스로에게 대문자로 말을 거는 듯한 모습이다. 한때 비좁은 중세 시장과 유대인 게토가 있던 자리에 빈첸초 미켈리는 1890년대에 개선문을 세웠다. 그 아래에는 회랑이 늘어선 긴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거친 석조 기단, 거대한 기둥, 깊은 처마 장식, 그리고 비아 델리 스트로치 거리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아치는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알려준다. 개선문 상단에는 "도시의 오래 된 중심지가 수세기의 황폐함에서 새로운 삶으로 부활했다."고 기록되어있다.
네 개의 석조 예술 작품은 여전히 정면에 남아 있다. 그 아래에는 카페, 체인점, 거리 공연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곧장 시네마 오데온(Giunti Odeon – Cinema)을 찾았다. 영화관이고 서점인 이색적인 공간이다.
1층 서점은 공간이 여유롭고 중앙 앞 쪽에 무대와 스크린이 있어서 흑백 상영물을 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시네마 좌석이 있어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있는 렐루서점(Livraria Lello)이나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 서점이 생각난다. 여기가 지금의 목적지다. 다시 돌아간다. 개선문 바로 전에 스트로치 궁전(Piazza Strozzi) 이 있다.
미술 전시 홍보물이 줄지어 붙어있다. 메디치 가문에 대항하기 위해 은행가인 스트로치가 세운 궁전이다. 청동 멧돼지 상(Bronze Wild Boar Statue)이 있는 포르첼리노 시장(Mercato del Porcellino)에 가보지 못해서 아쉽다.
분수대의 청동 멧돼지 상 코를 문지르면 플로렌스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해서 방문객들마다 코를 문지른다. 우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청동 멧돼지 상의 코를 만진 적이 있다. 그래서 피렌체에 다시 왔나보다.
청동 멧돼지 상은 피렌체와 결연을 맺은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볼 수 있다. 플로렌스(Florence)는 피렌체(Firenze)의 영어 이름이다. 숙소로 서둘러 돌아왔다. 이제는 볼로냐로 출발이다. 아침 9시 트램 2번을 타고 노벨라(Novella) 역으로 왔다.
10시 05분 기차다. 기차표는 미리 예매해 두었다. 플랫폼을 안내해 주는 전광판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복잡한 역 벽면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지암파올라 탈라니(Giampaolo Talani)가 그린 파르텐체(Fartenze, 출발)라는 프레스코 그림이다.
Venchi 라는 초콜릿 가게가 화려하다. 선물용으로 점 찍어 두었다고 아내는 들어가 구경한다. 기차가 들어왔다. 이탈로(italo)를 탄다. 이탈로는 이탈리아의 고속철도 브랜드다. 우리나라 KTX와 비슷한 개념이다.
고속철도 브랜드 레 프레체가 있지만 이와는 별개의 브랜드이며 운영사도 다르다. 레 프레체(Le Frecce)는 이탈리아의 고속철도 브랜드다. 이탈리아 국철 트레니탈리아(Trenitalia)가 운영한다.
대신 이탈로는 레 프레체와는 달리 기존선 통행이 적고, 트렌니탈리아와 환승할인이 되지 않는다. 기차는 튼튼하고 깨끗해 보인다. 이제 볼로냐로 향해 간다. 볼로냐는 원래 여행 게획에 없던 도시다.
이탈리아 남부 바리(Bari)를 가려고 하는데, 피렌체에서는 기차가 많이 없고 복잡하다. 볼로냐로 가면 기차가 많고 원활하게 열려있다.
그래서 볼로냐를 여행 계획에 집어 넣게 되었다. 터널이 많고 길다. 기다리고 속도도 느리다. 결국 볼로냐 역에 도착하는데 예정시간보다 50분 정도를 연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