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어트의 낚시여행 - { ( 달천강.청풍호 봄 붕어 낚시 ) - 편 }
그리움이나 추억 같은 것도 질량을 가진 무게가 될 수 있는걸까
봄기운 완연한 강가에 펼쳐 놓은 낚싯대 몇 개
생각 없는 생각으로 주변을 서성이다
지난밤 다하도록 내 가슴에서 밟히고 짓누르고 부대끼게 하였던
그리움 하나를 애써 내려놓는다
무게를 가진 것이란 내려놓으면 뿌리 내려 움 돋아 자라는 것
마음은 언제나 그 이유를 묻는데
추억이나 그리움은 부서지기 쉬운 꽃의 무게
이제 막 싹 틔운 민들레 무리에 반쯤 몸을 가린
퇴색된 가랑잎 하나가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
|
|
|
청초하고 순박하게 생긴 '애기똥풀" 꽃말이 좀 부르기 어색하지만, 이 꽃은 누구에게나 포근한 이 땅의 늦은 봄을 느끼게 한다
농번기가 시작될 무렵 초록의 들판에 오래도록 피어서 봄을 길고 길도록 잇는다. 가끔은 가을까지 들판에서 피어 있는 것들도 있다
그것은 끈질긴 이 땅의 낚시꾼들 같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듯하다.
낚시터에 두고 온 바람과 그리움. 홍매화가 활짝 필 때 웃으며 다시 찾으리라던 그 약속들... 아마도 지금은 부처님 품처럼 머물고 싶은
곳이 되어있겠지. 그예날 청춘 시절의 빛나는 내 청춘처럼
낚시도 좋아하지만 그 이전에 그 주변 환경을 좋아하기에 돌단풍 예쁘게 피어 나는 이시기에는 늘 설레고 흥분이 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던가? 올해는 이 말에 정말 공감하고 실감한다.
지난해 이 시기에 즐거웠던 조행의 추억이 있는 곳을 찾아 주말이면 어김 없이 떠났는데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언제나 비와 바람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밤새 기다려도 바람은 잘 줄 몰랐다
보통 예년 같으면 이 시기는 강을 원천으로 하고 있는 가지수로나 수심이 비교적 얕은 강가에 씨알 좋은 붕어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산란 시기도 예년보다 조금 늦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악천후에 조금이라도 바람의 영향을 덜 받고 낚시할 장소를 찾는 것이 요즘 꾼들에게는 제일 큰
과제였다.
오지 산속에 있는 소류지를 찾아 보기도 하고
선발대를 보내 탐색도 해보았지만 낚시하기에 적당한 소류지 찾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청풍호 인근의 수심이 비교적 낱은 낚시터들을 찾아보았지만 대부분 개장도 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알려진 낚시터는 앉을 자리가 없다. 넓지 않은 장소에 장박꾼과 자리 박기한 꾼들을 제외하면 정말 몇 자리 없고
주말에는 아예 엄두조차 못낼 상황이다.
정말이지 이제 이 땅에 주말에 한가한 낚시터는 없는 듯하다.
남한강이나 북한강 상황도 여의치 않기에 조금 거리가 있는 섬강, 달천강, 주천강 계를 찾아보았다.
섬강이나 주천강은 포인트는 좋지만 현지 사정을 모르는 상황이라 선뜻 출조가 내키지 않는다.
결국 지난해 좋은 추억이 있는 달천강을 찾아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지만 그것도 주말이면 속단하기는 어렵다. 먼저 오셔서 낚시하시는 꾼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요즘은 낚시도 전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남한강) 강가 얕은 물속에서 낚시하는 모습
물은 흐르고 바람은 심하게 부는 늦은 봄의 주말은 그저 불안하기만 합니다.
4월도 중순, 이제 제법 그늘이 그리워 지는 계절 여름이 지척에 가까이 온듯하다
차 창밖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로 올라간다. 오솔길을 지나고 비탈길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이 뭉클뭉클 솟아오른다. 굽은 능선 위로 생각의 실마리들이 날아다닌다
무엇이었더라? 무엇이었을까?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生을 깨닫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生은 오리무중이고 생각이 깊을수록 생은 첩첩산중이다.
이젠 그저 흘러가고자 한다. 강물처럼 유유하게 말이다 혹여 바위가 막고 있으면, 스미듯 넘쳐나리니
바람이 흔들리면 엎드렸다 가만히 치솟아 자리하고 날씨가 추워 물이 얼면 다시 녹을 날 있으리니
흐르다 넘쳐나 흘러가면 또 어떠하리 가고 옴이 막힘이 없을진대 자유자재, 무념무상 나 또한 묶지도 막지도 말아주오
운전석 옆에 앉아 가끔 졸기도 하다 깨어나면 허투른 상념에 잠기기도 하면서 봄의 꽃길을 따라 목적지로 향합니다
표지판과 묘한 부조화 ^^
가끔 꿈꾸어 보는 나의 이상향 같은 집 봄 경치와 잘 어울려 멋지게 보입니다.
바람은 가는 도중에도 심하게 불어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숲이 우거진 강가를 찾아야 할 듯
어느 봄날의 낙화 그 진하고 은은한 복사꽃 향과 함께 온 몸 가득 봄기운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자연의 축복이 아닐까합니다
금괴불 꽃
자연으로 가는 길, 사람들은 그 길이 너무 거칠고 험하게 막혀 있어 힘들게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고단하게 찾아가는 그 길은 어느 방향으로나 언제나 아름답게 열려 있는 듯해서 좋다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달천강 중류가 우리가 오고자 하였던 장소다.
비교적 한적한 곳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처럼 한갓진 곳을 자주 찾게 되는데 선구자적 낚시이기 때문에 실패할
확율이 높은 편이다.
서둘러 채비를 준비하고 낚시 준비를 하는 일행
수초의 끝 언저리 부근 1미터 내외 지역이 주 포인트다
물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 병은 불치병인 "낚시병"
홍매화가 산에 피니 좀 이상해 보인다
봄의 야생화꽃 향기가 낚시터 주변을 진동시킬 정도로 진하게 퍼져온다
분위기 자체는 짱이다. 저녁만 되면 계절풍처럼 바람이 몰라 칠텐데, 걱정이다
텐트 치고 낚시할 수 있는 자리를 선택한 베스트님, 조과는 보장이 안되는 곳임
하지만 발품을 좀 판다면 이렇게 괜찮은 자리도 있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말풀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낚시터 뒷산에는 진달래가 자취를 감추고 철죽이 자리했네요 시간의 흐름이 참 빠르다는 생각입니다
막 자라 오르는 나무들의 새순과 민들래, 쑥, 들꽃들, 잊고 지내던 내 영혼의 노래를 다시 불러내어 흥얼 거린다
눈에 새롭게 비치는 봄을 맞는 저 들녘의 아른거림과 밭을 가는 농부들의 순박한 모습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건 그나마 감성의 그림자가 남아있기 때문 이리라
으름 덩쿨 위에 핀 으름꽃의 보라빛 색도 아름답습니다
강변 수심 얕은 곳에 자리잡은 왜가리 꾼
바람이 불기 전이라 그런지 오후 시간에 붕어 입질이 있습니다
달천강의 봄 분위기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마치 유년 시절 뒷동산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동요의 가사처럼 꽃동네 속에서 낚시하는 기분이 드네요
한 두마리 살림망에 붕어가 모이기 시작합니다
강변의 오후는 도시와 다르게 좀 더 일찍 찾아오는가 봅니다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지만 불안한 기운이 감지됩니다. 예보도 바람과 비가...
달천강은 초저녁에서 자정 부근 시간대가 특급 타임
요즘은 월척이 넘는 씨알이 대부분이며 간혹 사짜급도 낚인다
달천강도 상류 칠성댐의 방류에 따라 수위 변동이 있고 이에 따른 조과도 연동 된다고 보면 된다
달천강의 금요일 밤은 깊어만 갑니다
강건너 마을의 야경. 새벽 1시 이후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다 아침녘에는 폭우처럼 비가 내립니다
강의 수위가 점차적으로 불어 납니다
비 내리는 아침입니다. 폭우 수준. 더 이상 이곳에서 낚시할 상황이 아닌 듯합니다
고민이 큽니다. 어렵게 찾은 포인트를 두고 철수를 하려니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철수하기로 한 일행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차선으로 토요일 낚시는 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충주호 좌대 낚시를 택하였습니다
비에 젖은 산 위로 산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습니다
청풍대교를 건너 연론리 방향으로 향합니다
예전에 학현리 계곡에서 산메기를 잡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연론리 끝자락에 있는 김기호 낚시터를 찾았습니다
충주호의 수위가 많이 내려가 있습니다
"김기호 좌대"는 갈수기에 위력을 발하는 곳으로 경치가 좋고 낚사 또한 잘 되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수온이 조금 더 오르면 노지에서 낚시도 가능할 듯합니다
비는 안 오는데 바람이 조금 이는 듯한 분위기
이곳에 주차하고 배를 이용하여 상류 자대로 이용합니다
김기호 낚시터에서 바라본 청풍호의 전경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림 같이 호수에 떠있는 좌대의 모습
비가 내린 후라 자칫하면 차가 진흙탕에 빠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좌대에서 하룻밤 낚시는 어떤 느낌일지 설레기도 하고 긍금하기도 합니다
낚시터 주변에 핀 개두릅 ( 일명 엄나무 순)의 모습
수상 좌대에서 낚시하고 있는 꾼의 여유로운 모습
지금 정도의 분위기라면 오늘 밤 기대가 될 것 같은데 예보에는 바람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김기호 낚시터 총무님의 안내로 일행은 좌대로 향합니다
어쩌다 보니 벌써 오후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른 좌대에서도 낚시 준비를 하시는 꾼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충주호의 시즌도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낚시 준비를 하는 일행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잡어 입질은 있네요
챔 질 준비
우리 일행이 있는 수상 좌대 바로 뒤에 있는 산골 마을의 모습
식사 준비가 완전하지 않아 일부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체합니다
산속에 있는 호수라서 그런지 밤이 되니 제법 쌀쌀합니다
각자 배낭에서 먹거리를 꺼내 저녁 식사를 준비합니다
조촐한 식사와 담소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예비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식사 후 일행인 누치님이 입질을 받고 있는 모습
닉네임처럼 누치가 잡힌 듯
일단 비를 피해 찾아 온 청풍호의 밤에 누치 한 수는 하였습니다
밤이 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붕어는 안 나오고 누치만 잡히네요
헉~! 배스가 지렁이를 먹고 지렁이 먹은 배스를 끄리가 잡아 먹은 상태에서 또 다시 사람에게 잡히는 특이한 모습입니다
바람이 불고 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는 탓에 붕어는 몇 수 보지 못한 채 결국 새벽이 왔습니다
새벽 시간의 짝궁님
3~4마리 정도의 붕어를 낚는데 그친 청풍호 수상 좌대 낚시
좀 더 기온이 오르면 본격적인 충주호의 시즌이 시작되리라 생각됩니다
악천후로 계획에 없었던 청풍호 김기호 좌대 낚시를 ㅁ마치고 이제 서울로 돌아 갈 시간이 된 듯합니다
비에 젖어 말리고 잇는 카메라 장비들
봄날이면 아주 가끔은 허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곳의 모든 것은 슬픔을 머금는다.
비가 내리기 전 분주한 움직임이나 예감처럼 운명은 언제나 스산한 바람과 흙내음으로 스며
먹구름처럼 나를 휘덮고 어느 것 하나 나의 무거움을 덜게해 줄 그 아무 것도 마련되지 않아
나는 버릇처럼 봄날 오후 회한의 숲을 거닐곤 한다.
이제 낚시를 마치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미련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에서 주어지는 조그만 자유 시간을 시간을 이용하는 주말 낚시가 정말 소중한 것이지
매일 낚시만 한다면 지금처럼 아쉬운 미련 같은 게 지겨움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기호 낚시터" 총무님이 우리 일행을 철수 시키기 위하여 좌대로 오셨다
비와 바람의 악순환 속에 그나마 낚시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개인별로 낚시를 즐기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거기에서 얼마나 큰 휴식과 만족을 느끼느냐도 다르겠지요
주말의 악천후, 안'에 갇혀서 '밖'을 보았다. '밖'은 광란이었고 '안'은 안온하였다.
고작 투명한 유리 한장의 경계로 나뉜 극과 극의 두 세계. 그 알량한 두께의 안온함, 그것이 도모한 초현실적 분리.
유리창에 비친 안온함의 그림자속에 '타자'가 된 내가 있었다. 평생 내가 투쟁해야 할, 내부의 적이 있었다.
선택했던 곳 밖의 미련은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남겨 둔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 멋진 포인트는 아직도 생생하게 눈 앞을 가립니다
굴곡이 없는 길은 편하지만 긒은 맛이 없다는 어느 노조사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는 이번 조행은 쉽지 않았지만
의미 있었던 여행인 것 같습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서울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옛모습의 발견에 마음이 저려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즌이 도래한 듯합니다
서울로 가는 차창 밖을 보면서 가슴 가득 피어 올라오는 기억들을 뽑는다
봄꽃들은 바람에 겨워 마음 접고 아껴 두었던 언어들로 조금씩 향을 만들어 거짓말처럼 다가온 새로은 계절에 대한
그리움을 적신다, 시도 때도 없이 돋아나는 잡초처럼 추억을 동반한 그리움이라는 빈혈로 일어나는 어지러움일까
긴 동면의 끝 낯선 햇살의 무게도 허전함으로 남는 기억이 되어 모질게 끊어버리고 싶은 고통이다
하지만 이제 추억의 시간을 응시하며 때 없이 일어나는 그리움을 탓하지는 않으리다.
봄기운 완연해진 4월 한적한 시골 강과 호수를 빈 마음으로 찾은 낚시 여행은 좋은 경치와 생각 밖의
조과에 평소 출조를 같이 하는 조우들과 즐거움을 같이한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조/황/문/의
내 사 리 사 공 낚 시
043-855-3193 HP : 010-9097-8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