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집을 벗어나다
장의순
비개인 하늘이 눈부시다
마스크는 언제 벗어 버리나 하늘이 열리듯 시원하게 숨쉬고 싶다.
달팽이 집을 벗어나 모처럼 문우님들과 함께 가평 김용언 고문님 농막으로 1박2일 미니여행 길이다.
조선형 회장님이 운전 하시고 조수석에 김어영 선생님, 뒷자석에 홍정기선생님과 내가 나란히 탔다
초복 중복이 들어있는 7월은 일년중 기온이 높은 한여름이라 달리는 차창 밖은 짙푸른 산과 들,
무성한 가로수 나뭇잎들이 바람에 일렁인다. 길가 낮은 언덕에 이름모를 노랑 풀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억세게 쏟아져서 여행이 불확실해 보였거든,
하느님이 보호하사 모처럼의 우리여행을 도와 주셨다 오히려 미세먼지를 말끔히 씻어내어 깨끗
해진 도로위를 심호홉을 하며 달린다
이런 때 신에게만 감사하다니, 햇빛이 쨍하여 몹시 더운 날씨였다 두 여인이 따라 붙었지만
우리를 태우고 운전 하시는 회장님께 시원한 음료수 한병 준비하지못한 철부지였다.
신천지를 찾아가듯 하늘 아래 수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김고문님의 가평 농막은 여러 종류의 수목으로 둘러쌓인 아름다운 별장이었다.
미켈란 젤로의 근육질의 다비트 조각상과 풍만한 르노와르 여인의 나신상이 여기저기 숲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름다운 詩도 함께 새겨져 있어 예술촌이란 이름이 꽃향기처럼 코끝에 확 다가왔다.
명지천에서 보얗게 피어나는 옥색 물안개를 내려다 보면서,
신비스럽도록 줄줄이 詩를 쓰시는 대시인의 시심이 연상 되었다
대자연과 시인, 마치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처럼 궁합이
잘 맞는 만남이라, 자연도 임자를 잘 만나야 그 진가를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 문우님들은 여장을 풀고 야외 식탁에 둘러 앉아 축배를 들었다.
고문님께서 따뜻한 밥까지 준비해 놓셨고. 임원진이 야무지게 준비해온 음식으로 만찬을 즐겼다.
어스름이 깔려올 즈음, 詩를 낭송하고 노래부르고 춤도 추고 진한 어둠이 우리를 에워쌀때 까지
한덩어리가 되어 출렁 거렸다. 인생에서 노래와 춤이 가장 즐거운 것이라고 했지,
시 낭송은 시인만이 할수있는 격조높은 행위 예술이다.
여흥으로 단잠을 이루고, 다음날 자두와 보리수 열매따기를 처음으로 해봤다
에덴동산에서 발가벗은체 사과를 깨물었던 이브가 되어 보았다
붉고 푸르고 달콤한 이 열매처럼 예쁘봤으면, 탐스러워서 두봉지가 되도록 땄다.
명지천 3행시 열전
명. 명지천 물안개를 한눈에 담아 보았네
지. 지성의 탄천문우님들 한자리에 앉아서
천. 천진스런 옛날로 돌아가 육십년은 젊어가네
앞서, 가나다라 이름 순서로 발표한 문우님들의 삼행시가
모두 재밌고 좋아서 나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아차상을 탔다
상중에 아차상이 으뜸가는 행운상이거던
상품도 소담스러운 하트형의 동향료기다. 나의 글향기가 온누리에 퍼져 전달될수 있는
향료기엔 작은 하트의 숨구멍이 가득하다. 상품을 받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소리 쳤다
'고문님이 날 사랑해서 주신 선물이다'
순간 의기 양양해졌다
사랑의 징포! ㅎㅎ비밀로 주셔야 했는데.
행사를 빛내기 위해 아끼시든 골동품을 미련없이 내 놓으신
김 고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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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식어버린 가슴에도 마지막 사랑이란 의미의 불씨가
남아 있어 나는 아직도 펜을 놓지못하고 있다.
* 주페(Franz von Suppe, 1819년 ~ 1895년)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며 지휘자.
첫댓글 우리동네 산책길에 청매실이 여기저기 떨어져, 연전에 이맘때 쯤일꺼라 생각되어,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그날의 즐거움을 다시 음미해 봅니다.
다시 방이 따스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손 들었습니다.
오 시인님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읽어 주시는것 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번번히 작품마다 댓글까지 달아 주실려니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댓글은 정을 나누는 사랑방과 같은 역활을 하지만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신경이 많이 갑니다. 이참에 댓글 안달기운동을 해 보면 어떨까요? 카페방이 삭막해지겠지요.
어느해인가 몹시도 더운날 행사가 있었던 듯합니다.
사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감이 배어있는 희망적希望的인 글에 머무르다 갑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건필健筆하소서.
청호 시인님 제가 쓴 글의 내용을 다시 읽어보니 7월이었네요. 한여름이지요. 한자를 즐겨 쓰시니 근엄한 모습을 하고 계실것 같아 어렵게 생각됩니다. 안 그러신가요?
오ᆢ역시 장의순시인님이십니다ᆢ감성과 정감이 넘치는 시선으로 그리신 ᆢ재작년 여름 ᆢ가펑 ᆢ
그때가 그립습니다
살짝 슬퍼지네요 ㅠㅠ
비아 시인님과 함께 즐겼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초원 위에서 우리 문우님들과 함께 들썩이던 그때가 눈물 나도록 그립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