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보니>
신 현 득
이웃나라 관광객이 한국에 와보고,
<한국에 와보니>라는 한국 말을
먼저 배워 놓고
대여집에서 빌린 한복 차림.
대님 매고 도포 입고, 갓 쓰고
경복궁으로 모이다 보니
꽃치마, 꽃저고리, 입은 여성들과도 어울렸네.
“한국 민속 옷이 너무너무 좋다.”
그 말까지도 한국말을 배워서 주고받으며,
경복궁 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조선 임금이 한 번 돼 보고
광화문을 나서며,
“6·25 전쟁 때는 폭격으로 서울이 편편했다지?”
그 말까지 배운 한국말로 나누며,
한강변에 치솟은 빌딩을 둘러본다.
“기적의 나라야, 한강의 기적!”
그 말도 한국 말.
한국에 와서 살고 싶다는 말이
곧 나올 듯.
<책이 하는 말>
신 현 득
학교 도서관 서가에 나란히 꽂힌
책이 하는 말.
“심청이 여기 있다!”
“피노키오 여기 있다!”
온갖 공부거리, 책이
수두룩 있단다.
“여기도 저기도….”
란다.
“온갖 이야기가 책 속에 있지.”
한다.
“온갖 역사가 책 속에 있지.”
한다
“온갖 과학이 책 속에 있지.”
한다.
”온 세상 위인이 책 속에 있지.“
한다.
온갖 나라가 책 속에 다 있단다.
온갖 예술이 책속에 다 있단다.
온갖 동식물이 책 속에 다 있단다.
온갖 재미가 책 속에 다 있단다
온갖 길이 책속에 다 있단다.
학자가 되는 길.
과학자가 되는 길.
예술가가 되는 길.
그리고 길, 길, 길….
이 모두가 성공에 이르는 길이란다.
그리고 책이 하는 마지막 말은
-책을 읽어라! 읽어라!
<사람과 나무>
신 현 득
“고단하다.
오늘 하루 일을 쉴까?”
이건 사람의 말.
나무는 그런 말 없다.
꽃 피우고, 열매 키우는 일에
쉬는 일 없지.
하루에 하루치만큼 일을 하지.
나무를 바라보다 보면
크는 줄 모르게 동굴동굴, 내 열매도 크는 걸.
열매 키우는 그 재미, 그 재미.
익는 줄 모르게
내 열매도 익는 걸.
그때까지도 쉬잖는 나무.
“오늘은 짜증 나.”
꾀부리는 사람의 말.
짜증이라니? 나무에게는 그런 말이 없지.
나무가 자기를 이루어 가는 모습.
사람이 본받아야지 .<끝>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21021000758신현득- 보관문화훈장상 수상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