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ABO 의료봉사단’ 제9차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2016. 8.18 이정숙 소화데레사
‘마음의 영성’ 카페에서 ‘제9차 의료 봉사 답사’ 글을 읽으며 나도 저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안 신부님께 조심스럽게 문자를 드렸더니 초대해 주셨다.
의료와는 거리가 멀어서 다른 어떤 봉사든 할 마음이었는데 내과 보조를 하라신다. 작년 제주 도보 순례에 함께 하셨던 박 승근 선생님 보조라니 고마울 뿐이었다.
밑반찬, 침낭과 모기장, 세면도구, 미사준비, 흰T, 모든 준비를 하고 어떻게 완도까지 가야하나 했는데 풍덕천에 사시는 임 병우님이 상현성당까지 오셔서 편안히 고금성당까지 갔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김천에서 오신 분들과 인사를 나눈 후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일정항에 도착하여 금일공소로 갔다. 미리 도착한 부산팀들이 내일 진료를 위한 준비를 하고 계셨다. 제3피 반장이었던 엘리사벳과 동생 친구인 박사비나를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가웠다.
저녁 식사 후 참가자들 인사 소개를 하고 내일 진료를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찜통 같은 2층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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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토요일 아침 7시 미사를 봉헌하고 식사 후 8시30분부터 진료인데 식사 중에 벌써 많은 분들이 대기하고 계셨다. 서둘러 준비하여 흰T를 입고 나의 소임인 내과진료소에 갔다. 박 선생님이 가운을 입어라하시기에 흰 가운을 입었더니 나도 의료팀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문진을 하고 키와 몸무게를 재고 혈압과 혈당검사를 하고 초음파검사를 거쳐 내과로 오시면 내과 선생님은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 자세히 설명하고, 진찰을 하실 때 환자를 돕는 것이 나의 일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한평생 일을 한 후유증으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말씀하신다. 까맣게 그을고 거치른 손들을 보면서 인생의 훈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선생님이 오후에는 신부님 보조와 바꾸어 일을 해보라신다. 그래야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하신다. 내과 진료를 마치면 신부님께 와서 신앙상담을 하고 침을 맞을 것인지, 물리치료를 할 것인지 영양주사를 맞을 것인지 정해주시는 곳으로 간다. 선물로 드리는 상비약과 음료와 선물을 가지고... 진료카드에는 내과 선생님과 신부님만 알 수 있는 싸인이 있으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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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가 끝나고 신부님 차를 타게 된 우리들은(나와 반장 엘리와 홍콩에서 오신 척추신경과 전문의 박 린 선생님과 경희대 한의대생)행운이었다. 저녁노을이 분홍빛으로 보인다는 ‘분홍나루’에 와서 팥빙수와 차를 마시며 저 멀리 가우도를 바라보며 잠깐의 쉼을 가진 후 고금 성당으로 왔다.
제3피 때 만났던 제올지오 부부님이 음식봉사를 맡으셔서 한 자매님과 함께 식사를 제공해주신다. 함께 한 자매는 원불교 신자였는데 알고 보니 여고 후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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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주일 아침 7시 미사 때 공소에 키보드가 있어서 반주를 할 수 있었다. 진료는 공소가 너무 좁아서 고금도 체육센터에서 한다.
각자가 맡은 소임에 열심한 모습들이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미리 오신 분들이 있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시작한 문진팀. 나를 완도까지 태우고 오신 임 병우님은 뚱뚱한 체구에 오시는 분들의 키와 몸무게를 재느라 땀을 뻘뻘 흘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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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을 다음 파트까지 안내하는 강 베드로님의 아들과 장래의 며느리 너무 예쁘다. 간호팀에는 양정성당 후배이며 시인이자 간호사인 장 마리아고레띠와 고 데레사님과 부군 바오로님, 예쁜 가운을 입고 분주히 움직이는 간호사님들!
초음파 선생님 보조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데레사는 박 선생님의 딸인데 방학을 이용하여 한국에 와서 봉사에 시간을 할애했다. 척추신경과 박 린 선생님은 홍콩에서 오시고, 경희대 한방 침구과 교수님을 따라온 한의대생들의 손놀림도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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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명의 진료를 마치고 주먹밥을 하나씩 들고 ‘가우도다리’를 걸으면서 일몰을 보았다. 고금공소에서 이틀째 밤을 지내다.
8.15(월) 성모승천대축일 아침 6시 30분에 미사를 봉헌하고 식사 후 곧장 오전 진료할 곳 성전공소로 갔다. 어제 밤부터 이곳에 와서 세트를 준비하신 의료팀 총무님 부부 안드레아님과 헤드빅님, 그리고 강베드로님. 쉴 틈도 없이 1시가 넘어서 오전 진료가 끝나고 오후 진료는 신전공소로 가야되므로 고구마와 감자와 포도로 식사하고 신전공소로 갔다.
신전공소에서는 제대 위가 내과진료소다.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내가 할 일을 너희들이 하고 있구나” 하시는 것 같았다. 밀려오는 피로를 눈치 채신 박 선생님이 영양주사를 맞으라고 나에게 처방하신다. 30분 동안의 휴식이 다시 원기를 회복해 주었다.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진료가 끝났다.
박 선생님이 나보고 닉네임을 ‘작음’이라 하지 말고 ‘큰 작음’으로 하라 하신다. 문득 오래 전 어느 후배가 나더러 ‘작은 거인’ 이라고 부르던 일이 생각났다. 닉네임을 바꿔볼까...?
안 신부님의 조카신부님이 강진성당 주임신부님이신데 우리가 진료한 네 곳의 공소를 맡고 계신다. 홍콩에서 오신 린 선생님과 한방 선생님은 신전공소에서 귀가하시고 우리는 강진성당에서 준비한 저녁식사를 하고 성당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내일 출근 할 분들도 귀가하고, 넷 째 날 잠을 자다.
8.16(화) 7시30분 강진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다. 두 분 안 신부님과 두 분 노틀담 수녀님과 함께 식사를 하다. 수녀님께서 팀 총무 안드레아님이 수사님인줄 알았다고 하시니 부인 헤드빅이 어떤 분은 ‘어느 본당 신부님이세요?’라고 묻는다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정말 말없이 모든 일을 총괄하시는 총무 부부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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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께서 추천하신 ‘장흥 편백나무 숲’에서 좋은 공기 마시고, 탐진강 디딤돌에 가서 발도 담그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숲 안내를 잘못하여 우리를 뜨거운 도보 훈련시킨 바오로님이 사주신 차와 팥빙수를 먹으며 또 다음 봉사를 기약하며 강화도로, 김천으로, 부산으로, 서울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초음파로 발견된 갑상선에 물혹이 있는 할머니들, 신장에 물혹이 있는 어르신들,쓸개에 돌이 있는 할머니들,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는 할머니들, 더 이상 크지 않고 편안히 지내실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늙고 병들고 힘없고 병원이 멀어서 진료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봉사할 수 있는 건강을 주신 주님 감사드립니다.
※ 이정숙 소화데레사님의 글을 9월4일에 받았으나 박승근님의 글을 먼저
게재하느라 오늘에서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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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데레사님은 2015년 제3회 제주도보 피정 순례길(260Km)을
완주하였습니다.
첫댓글 소화데레사님의 열심히 하시던 모습이 다시 떠오르네요. 하루종일 진료보조를 하시는데 그렇게 많은 분들을 도운 것은 젊은 분들도 힘듭니다. 작은 체구로 묵묵히 성의를 다하던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작음' 속에 남을 위하는 '큰' 마음이 깃들어 있기때문이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제 삼피 동기인 소화데레사님의 의료봉사 후기를 반갑게 잘 읽었어요. "큰작음" 으로 바꾸시라는 박선생님 말씀처럼 소녀같은 모습에 강단이 느껴지는 외유내강의 모습을 자주 뵈면 좋겠어요. 파주 피정 때도 뵈서 반가웠어요. 찜통 더위에 건강하게 봉사하실 수 있어 감사하네요. 수고하신 뒤 휴식도 꿀맛 같아 보입니다.^^
오늘 아침 잔잔한 감동으로 이 글을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소화데레사님 성인의 작음을 닮아 말없이 작은 소임을 아름답게 잘 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늙고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신 보답은
주님께서 보상해 주실 것을 믿으며
그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느님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소화데레사님의 봉사에 감동을 받고 갈채를 보내드립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항상 말없이 하느님말씀을 실천하시는 우리구역 성체회장님의 모습이 보이는듯 합니다.
살아계신 예수님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