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도덕감각에 매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이다. 증인들은 정직성이나 성도덕과 관련해서 분명 민감한 감각을 지녔다. 매우 격려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어디 이러한 도덕적 삶을 중요시 하는 종교가 증인 하나 뿐이겠는가?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종교 가운데 증인만 유일하게 그런 것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도덕적 삶을 넘어서 금욕적으로 사는 종교도 있으며 그런 삶을 위해 사회와의 단절을 감행한 종교도 있다. (물론, 지나친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나의 다른 글에서도 일부 언급했지만, 얼마나 도덕적이냐 라는 명제 아래.... [정도의 차이]를 두고 신의 승인을 받는 유일한 조직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구차하고 웃기는 얘기인지는 말안해도 아는 스토리다.
이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증인들 각자의 내부에 가지고 있는 죄의식에 대한 일관성의 결여이다. 이것은 하느님 지향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신 적으로 아주 깨끗하다고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무슨 말인지 아직도 감이 안잡힐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2년전쯤으로 기억한다. 협회는 장로의 회 앞으로 일단의 서신을 발송하였다. 바로 외설물과 관련된 서신이었다. 물론, 더 구체적 지침을 협회는 순회 감독자에게 제공하였다. 서신의 내용은 외설물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그리고 그 외설물을 고의적으로 보게 되는 빈도수에 따라 회중에서 음란물과 관련된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에 대한 꽤 자세한 지시 사항이었다.
우스운 얘기지만, 일부 순회 감독자는 협회의 지침을 약간 확대햐여 적용하였다. 그래서 방문하는 회중들의 [종체 모임(장로와 봉사의 종의 모임)]에서 [만약, 단 한번이라도 외설물을 본 형제가 있다면, 그 사람은 장로 회에 그 점을 스스로 고백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사실, 나도 어쩌다가 인터넷 팝업창에 갑자기 이상한 게 뜨면 눈살을 찌뿌리면서 얼른 창을 닫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긴 하지만... 외설물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누군가 정한 자세한 [제한 규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내적으로 느껴서 생성된 개인적인 내적 의지에 의한 것이어야 함을 알고 있다.
협회의 서신과 순회감독자들의 확대 적용으로 한국에서 지난 2년간 해임된 장로와 봉사의 종의 수가 그 어느 해보다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들어서는 좀 뜸해 졌지만, 협회의 서신이 도착하고 그 바로 다음 있었던 순회방문이 있을 무렵, 한 순회구 내에서 심심찮게 해임된 장로와 봉사의 종의 수는 충격적일 정도 였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제 부터이다.^^ 그토록 [자세한 지침].. 그리고 순감들의 확대 적용.... 이로인해 뒤따라 온 특정형제 자매들의 특권 상실은 뒤로 하고라도... 수년간 혹은 수십년간 조직 내에서 쌓아온 포지션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죄의식을 간직한 채 내적인 은둔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느낄 자괴감은 우리가 일부러 언급하지 않아도 상상 초월일 것이다.
자신에 대해 느끼는 이러한 상대적 죄의식과 죄책감, 괴리감은... 이 조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이나 객관적인 시각의 통찰을 가리는데 아주 효과적인 도구가 되어 왔다. 그것이 의도적인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간에 말이다.
좋다... 다 좋다. 조직내의 사람들의 정신적인 도덕적 깨끗함... 이거 나쁜 거 아니다.(^^) 하지만, 하나만 물어보자. 음행이 더 심각한 범죄인가? 아니면, 살인이 더 심각한 범죄인가? 당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살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현 시스템 내에서 액션이나 스릴러나 전쟁영화를 볼 때보다 증인들은 다소 선정적인 하나의 장면이 나오는 멜로영화에 더 많은 촉각과 죄의식을 느낀다.
좀 비약해서 이야기 하자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보다는 선정적 장면이 한두번 나오는 잔잔한 멜로 영화에 더 많은 감정적 무게를 둔다는 사실이다. 장로인 나를 부담없이 생각하고 믿는 몇몇 자매들에게 물어봤다. ..ㅋㅋ정말 우습게도 그 자매는 이연걸을 좋아 한단다. 그의 깔끔한 마스크와 액션이 맘에 든단다. 또 어떤 자매는 007씨리즈가 좋단다.
알겠는가? 한 영화에서 수십명이 죽어 나자빠지고... 핸섬한 주인공이 해피앤딩의 결말을 맞으면... 그것을 보는 것은 둘째 문제고 그것을 즐기는 형제 자매도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어떤 순회 감독자들의 말처럼, 한번의 외설물도 장로에게 고백할 만한 것이라면... 빗발치는 총알에 사람들 여럿이 죽어 넘어지는 유의 영화를 한번이 아니라, 열번도 넘게 본 형제 자매들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여기에 바로 죄의식에 대한 일관성의 결여가 있다고 하겠다. 어떤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심각한 죄책감을 갖는 이유는 적어도 증인들에게 있어서는... 그 죄의 실제 심각함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받은 교육 때문이다. 그들이 받은 교육이 그들의 양심을 만들었다. 살인이 음행보다 더 심각한 잘못임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하다. 정신적 일관성의 결여와 내적 자기 정당화는 증인들의 직장 생활이나 거의 생활 모든 부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사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우스운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한 형제가 외설물 문제로 나를 개인적으로 찾아 왔었다. 나는 그 형제가 자청해서 고백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질문을 통해서 정보를 얻지 않았다. 그리고 형제가 어렵게 이야기를 끝냈을 무렵... 나는 그 고백한 형제에게 [그런 것이 정신적으로 깨끗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죠?^^ 그렇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시면 되겠네요^^]라고 말하고 그 형제를 다독이면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정신적 안정을 나에 대한 고백을 통해서 얻기를 나는 바랬다. 그 형제는 나중에 MTS를 졸업해서 지금은 장로로서 임지 생활을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형제가 하나 더 있었다. 이 형제 역시, 외설물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형제는 이 문제를 다른 장로 형제에게 가져갔다. 그가 가장 존경한다고 생각하는 장로였다. (나와 다른 장로를 비교하려는 의도로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형제의 고백이 있은 뒤, 회중적인 비공식적 조사가 이루어졌고, 조사 과정에서 이 형제의 외설물 시청이 반복적 자위행위와 결부되었음이 드러났다. 그 형제는 파이오니아와 봉사의 종의 신분을 박탈 당했다. 그리고 회중 내에서 어떤 유의 연설이나 부가적 특권도 가질 수 없었다. 물론, 비공식적 제재였지만, 형제의 특권 상실과 그 특권상실에 대한 공식적 광고가 집회 중에 있었으므로 [죄의 종류]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공식적인 책망과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와 다른 장로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 주위의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매우 인상적인 사건들이었다. 평생의 내적, 외적 [주홍글씨]를 나는 유능한 어떤 형제가 지고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 의해 필요 이상의 고통을 당하게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물론, 두 형제 모두 고백으로 인한 내적인 후련함이나 안정은 있을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나는 조직 내에 있는 순수한 영을 가지고 있는 형제 자매들을 사랑한다. 창조주와의 개인적인 관계에 의한 것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내적 자괴감에 시달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니고데모님의 글은 언제나 좋습니다. 건강하시길.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내용이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한다는 것 쉽지 않아 보입니다...그동안 증인시스템에 수많은 형제자매들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입니다
증인하면 자연적 명예 권력집착합니다 시스템이 그래 대잇죠 님글을보니 더이상 여증이 진리니 모니 할이유가 없내여 늘 갈등하면서 집안이 증인이라 고민입니다 다른증인들이야 모글타치고 가치사는 엄마가 답답스럽군요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약간 개인적인 글이군요^^ 실제로 폭력적인 장면과,,포르노중에,,,왜 포르노같은 음탕한거에 협회는 민감한가?살인죄가 음행보다 크지 않은가?란 논리시네요,,,둘다 좋진 않죠...흠,,근데,,살인은 폭력적인 장면을 봤다고 해서 ..자기도 누구를 죽인다거나,,기질적으로 폭력적인 사람들 빼고는,,쉽게 복사가 되지 않는 반면요.. 포르노같은 거는 머,,쉽게 ,,영향을 준다고 할까요?,,,제명되는 8-90%의 사람들이,,폭력이나 살인보다는,,음행이 원인이라는 말을 들은거 같은데,,맞는지는 모르겟구요.. 암튼,,비교가,,중요성 기준만이 아니고,,,확률이나,,가능성 위주로 보면,,,좀 시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포르노 보면서,,자위하는거요,,,그런거에 빠져드는거,,말인데요,,그러다가 대부분 첫 음행을 하거든요,,,나중 형제는,,어쩌면,,,책임을 잃긴 했지만요,,,좋은 경험과,,제명을 막는 예방주사를 맞은 건지도 모르겟네요,,봉종이나,,장로야 다시,,한3년 열심히 하면 되는거지요,,,이문제는 조직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요..다만,,이런,,극단적인 예는 아니더라도,,분명 조직내에서,,세세한 규칙을 ,,주장하는 ,,융통성 없는,,지나친,,원칙주의적 개인들때문에,,상처를 받는 일이 있다는 건,,저도 인정하고,,안타깝게 생각해요,,,님은 포용력 좋은 분이시네요,,그 포용력이 방종과 안이함을 낳지 않도록 균형잡힌 충고 필수^^
확률이나 가능성 때문에 폭력 보다는 선정적인 부면에 민감하다는 것은, 협회의 입장인지 개인의견인지 모르겠군요. 적어도 적지 않은 시간 조직 내에 있었던 제게는 처음 듣는 말인듯 합니다. 그리고, 어떤 조직 사회이든 확률을 근거로 제한 규정의 경중을 논하지 않습니다. 죄 자체의 경중을 통해 처벌의 많고 적음을 논하지요. 예방주사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특권을 박탈당한 형제는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을까봐 예비차원의 처우를 당한 것인가요? 외설물을 본 형제는 죄를 지은것인가요? 아닌가요? [회중적 책망]은 예방차원에서 받는 것인가요? 아니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가해지는 것인가요?
만약, [회중적 책망]이라는 것이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면... 외설물을 보는 것은 [죄]인가요? 아닌가요? 만약, 외설물을 보는 것이 죄라면, 수 없이 많은 [살인의 행위]를 영화를 통해 보면서 주인공을 맘속으로 은근히 라도 응원하는 것은 죄인가요? 아닌가요? 죄송하지만, 저는 이미 님께서 증인 조직의 [일관성의 부재]를 스스로 인정하신 셈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시겠지만, 증인들이 성적인 범죄를 구분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 종류 입니다. 더러움(아카다르시아), 방종(아셀게이아), 음행(포르네이아).. 각각에 해당하는 처벌 내용도 케이스 별로 다르지요. 암튼, [일관성의 부재]는 생각해 볼 일이라 작성한 것입니다.
이 글은 논리가 비약되어있는 듯^^;;;합니다... 상식적으로 어떤 상황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느냐는 문젠데... 그걸 죄의식의 일관성이라는 담론으로 연결하면...좀 차라리 다른 예로 논증해 보시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느냐의 문제 정도라면, 이렇게 설명 드릴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문제는... 증인들에게 있어서 의도적 외설물의 접촉은 [죄]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다른 종교인들에게 있어서도 적절하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증인들이 외설물을 접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특권의 상실]과 문책(책망)은 이 점이 그들의 관점에서 [죄]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런데, 폭력물이나 살인과 관련해서는 그런 유의 민감함을 갖지 않습니다. 동일한 처벌 규정도 없구요...."직접적 영향을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죄인으로 지탄 받느냐 아니냐, 평생의 내적인 그리고 외적인 주홍글씨를 지니고 사느냐 아니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영화를 보면서는... 자신의 장래나 조직 사회내에서의 포지션, 특권의 상실, 내적인 괴리감, 회중내의 발표로 인해 느끼게 될 수치심, 자신이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 등을 염두해 두면서... 다른 어떤 영화를 보면서는 낄낄거리거나 인상깊은 영화로 즐기기까지 한다면... 누가 그것을 [일관성]이 있다고 하겠습니까?(물론, 전부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보거나 시청하는 면에서... 둘다 비슷한 양심의 무게감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생각 합니다.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예일 뿐, 죄의식의 일관성 부재는 다른 곳에도 수없이 많이 발견됩니다.
좋은 글입니다..많은 장로들이 이렇지 못한게 큰 문제죠..조직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고요?? 조직의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질이 부족한데 그게 조직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니요?? 비단 이런 문제만이 아니라 많은 부조리와 인간적 실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도 특권을 맡고있지만 대부분의 증인들이 이걸 모르나는게 참 안타깝네요..
제 아는 형도 사소한 부도덕을 고백했다가 해임된후 7년이 되도록 특권을 못받고 있습니다..이러니 증인2세들이 이중생활이 난무하고 위선적이 되는거죠..
여증은 음행의 사유에는 매우 민감해 있지만 술취함같은 방종이나 중상 교만같은 사랑의 부족에 대해서는 거의 무감각하다고 볼수 있죠 음행만 안하거나 숨기면 증인생활 어렵지 않게 할수 있는 시스템....
ㅎㅎㅎㅎ 안하거나~~ 숨 기면~~ ㅋㅋ
순수한 영을 가진 분들이 '시스템에 의한 내적 자괴감'을 느끼기 쉽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