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의도
모노춘천은 2004년 창단 이후 다섯 번의 정기공연을 진행해 왔다. 3회 공연 부터는 <여유>라는 타이틀에서 파생된 이미지에 회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더하여, ‘이 시대 청춘의 삶, 그리고 여유’(3회), 당신을 위한 ‘여유’(4회), 다시 찾은 ‘여유’(5회)라는 창작공연을 만들어 왔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공연의 외적으로는 동호회 수준의 공연이 아닌 기성문화예술 공연을 표방하였고, 내적으로는 아카펠라적인 표현의 한계를 다양한 시도로 넘어 보려는 노력을 함께 진행해 왔다. 이 작업 과정에 대하여 참여하는 회원들의 이해가 높은 수준에서 합의되어, 스스로에게 정기공연이 수준 높은 공연 대한 갈망의 분출구인 동시에 구성원으로써의 자부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세 번의 공연이 주로 ‘청년세대’의 삶에 대한 주제로 연출되어 공연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소셜클럽”과 “유스클럽”이라는 세대 별 동호회 분리운영을 시작하며, 구성원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며 더 이상 청년세대만 대변하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더 큰 관점에서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으는 작업이 새롭게 진행되었다. 이에 대한 고민 끝에 얻은 답은 시대적 키워드이기도 한 ‘힐링’이라는 주제였다. 정치, 경제, 교육, 사회, 가정, 사랑 등 다양한 범주에서 현대인들은 상처를 받아왔다. 내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상처, 때로는 내 힘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는 외적인 요인으로 인한 상처까지, 이제는 모두들 그 상처를 위로 받고, 치유하려고 노력한다.
오랜 기간 제주도를 찍어 온 사진작가 김영갑 선생님은 “바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만 보고 느낄 뿐이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바람에 의해 깎이어 만들어진 아름다운 모습과 지금 현재도 불고 있는 바람에 의해 변화되는 움직임과 빛깔들이 이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많은 삶 속에서 시련과 고통이라는 바람을 이겨내며 만들어온 철학과 지혜, 가치를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 불고 있는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모습들, 바로 이 모두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 바람 속에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할 것이다. 바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여유를 느끼는 것이 진정한 삶의 치유가 될 것이다.
지금도 바람은 불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에서 여유를 느껴보자.
2. 연출의도
동호회 공연이라고 하면 보통 공연을 위해 연습한 노래들로 무대에 오르는 ‘시연회’ 수준의 팀 나열식 공연 일색이었다. 여기에 나름의 테마를 잡고 이런 저런 효과를 넣어 저마다의 포장을 하는 모습들이었다. 춘천은 도시차원의 문화예술 수준이 높다. 이런 곳에서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기대하는 예술적 수준도 높다. 따라서 기성 공연을 만들 듯이 ‘연출’을 강조하게 되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래 외적인 요소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공연에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바로 음악적인 완성도이다.
그래서 모노춘천은 2년 전 부터 ‘팀 체제’로 운영을 했다. 아무래도 매 주 단체곡만 연습하는 것 보다, 분기 혹은 반기 동안 일정 팀에 소속되어 자기 파트가 확실한 경우 개인과 팀의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2회의 정기공연은 이런 체제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문 보컬리스트들이 아닌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음악적 표현으로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쉽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바로 전문예술인들과의 협업이다. 연극배우, 전문 드러머, 영상감독, 서양화가 등 다양한 지역 전문문화예술인들과의 협업으로 창조적인 결과물들을 생산하여 관객들에게 큰 만족을 선사할 수 있었다. 지난 공연 이후 이런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좀 더 우리의 음악적 역량을 강화하고 공연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협업을 고민하게 되었다.
여기에 대한 답으로 이번 공연 연출의 핵심은 프로페셔널 아카펠라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최근 교통의 발달로 춘천이 수도권으로 인식되며, 최근에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었다. 또한 각 종 음악프로그램에서 선보이고 있는 멘토 형식의 지도와 콜라보레이션 무대의 연출의 형식의 장점을 가지고 오기로 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6개의 팀 마다 국내 최고의 아카펠라 뮤지션 6명을 멘토 선정하였다. 선정된 멘토들의 라인업은 조만간 대중들에게 공개될 것이다. 이 들과 함께 준비하며 성장하는 동호인들의 모습. 이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공연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