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섬진강 대회는 작년에도 갔었던 대회인데 올해는 행사장소가 달라져 백사청송으로 알려진 송림공원에서 열린단다.
7시20분에 집에서 차를 몰고 나서서 안선생님과 두철, 그리고 오선수까지를 태우고 국도와 고속도로를 두루 달려 내려가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중간에 쉬지도 못하고 속도도 경제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주유경고등이 들어오는데 속도는 늦출수 없고 주유를 하자니 시간도 빠듯하고... 거참!
아무튼 그런 와중에 하동에 도착해 군청에 주차를 했다가 대회장 가까운 시가지로 이동, 시간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열심히 달린 덕에...
송림공원은 장소가 넓지 않아서 마라톤대회를 치루기엔 어려움이 많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어디 마땅히 몸을 풀만한 장소도 없고...워밍업 런닝은 포기하고 간이화장실 앞에서 스트레칭만 해주는 것으로 마무리.
출발선 중간쯤에 뒤늦게 끼어들어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뛰어 나간다.
당초 목표치를 2시간20분 이내로 잡았는데 달리는 동안 계산을 해보니 내가 착각을 해 너무 과하게 선정을 한 것 같다.
서브3 페이스로 꾸준히 달렸을 경우 30Km까지 2:07:30 정도 되니까 거기서 2Km를 더한다면 그것만으로도 2시간16분대가 되는데...
'그래서 출발전에 목표치를 이야기 나눴던 김제 송미경선수가 놀랬었구나!'
(31Km를 잡아놓고 계산을 했으니 그런 수치가 나온 것)
대열의 흐름을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면서 초반 매 Km마다의 랩타임을 살펴보니 4'20"내외로 안정적이다.
4'20"에서 4'30"까지의 범위 내에서 후반까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시간20분대 초반은 가능할 것 같다.
달리는 동안 계산을 하느라 머리가 깨진다. ^^
그런데 놀랍게도 내 목표치를 듣고 엄청나다고 놀랬던 송선수가 저만치 앞에 예사롭지 않은 남자들 무리의 한가운데서 역주하고 있네!
그 무리와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가다보니 송선수 말고도 낯익은 주자들이 눈에 띈다.
등판에 '날개 이재관'이라고 쓰인 이는 서브3닷컴에서 닉네임으로 알고 있던 분이고, 그 옆엔 온고을클럽의 전선수.
5km급수대에 가서야 비로서 대열과 함께 가게 되었는데 정작 그때부터 송선수는 밀려나버리고 나머지 10명 정도 되는 주자가 페이스메이커 격인 광양의 이천호선수를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게 본괘도로 속도를 유지한다.
5Km 21:39
10Km 20:52 [42:32]
15Km 21:06 [1:03:38] 16Km(반환) 4'18"[1:07:56]
그러고보니 당초에 내가 목표로 했던 것보다 한단계 높은 본격적인 서브3 페이스로 가고 있는데 어디까지 따라갈 것인지, 이게 제대로 하고 있는 짓인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머릿속을 맴돈다.
그런던 중 하프 반환점을 지난 이후에 내가 직간접으로 알던 두 분은 점차 대열에서 밀려나는 것 같더니 어느덧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5Km이후엔 반환점까지의 사이 수백미터 구간이 비포장 흙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달리는 리듬이 확 깨지고 만다.
반환 이후 또 한차례 이 구간을 지나면서 기분상으로도 그렇고 실제 페이스도 그렇고 한단계 다운된 건 분명하다.
그런 와중에도 20km지점까지는 서브3 페이스 무리를 따라서 갔는데 이후부턴 역부족.
체력도 문제겠지만 몸의 내구성이 더이상 받쳐주질 않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준이 되는 무리는 멀어지고 힘은 달려오지만 30Km지점에 이를때까진 오히려 앞에가던 주자를 계속 따라잡으며 가고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정작 모든 고비가 다 넘어간 뒤인 30Km이후 내리막길에서 서너명이 앞질러 나가고 끝내 그 상태로 결승점까지 힘겹게 발걸음을 옮긴다.
20Km 21:18 [1:24:57]
30Km 46:18 [2:11:15]
32Km 9:46 [2:21:01]
전체 기록으로는 썩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걱정과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몸이 풀코스를 싱글 정도로 밀어댈 정도까지 버텨줄 것인지가 관건인데... 남은 2주가 몸의 회복을 어느정도까지 이끌어 줄 것인지?
대회를 마치고 일행은 혼잡한 하동을 서둘러 빠져나와 구례로 이동, 작년과 같은 곳에 주차를 하고 목욕탕에서 피로를 씻고 인근 식당에서 흑돼지삼겹살로 뒤풀이를 겸한 영양보충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