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록은 2018년 12월에 강북구마을생태계조성지원단에서
50+ 마을기록가 선생님들과 함께 발행한 '강북구 마을공동체 사례집 사람-마을을 품다'에 수록된 인터뷰자료입니다.
앞으로 매일 1~2편씩 인터뷰내용을 연재하려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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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어른,
아이들이 함께하는
소통의 놀이터 마을꿈터
송중동
마을의 아이들, 어르들이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입니다.
서로 모여 일상을 나누고 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면 모임을 만들어 함께해요.
지역에 대한 고민도 하고, 활동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배움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본인 소개와 모임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을꿈터를 만들고 운영하는 운영진 중의 한 명이에요.
마을 꿈터는 2013년 4월 5일 개관했어요.
공간 소개를 하자면 크게 세 가지에요. 첫 번째는 작은 도서관으로 아이들과 엄마들이 책을 읽고 빌릴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마을 배움터예요. 저희는 강북구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수업과 어른을 위한 교양 강좌를 열고 있어요. 세 번째로 가장 큰 역할은 마을 사랑방이에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삶을 나누며, 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면 모임을 통해 함께 만들어갑니다.
소모임도 이 공간에서 운영이 됩니다. 가장 활성화된 모임은 기타 모임이 있어요.
기타 모임은 일 년 정도 된 기타사랑방과 5~6년 정도 된 ‘기타날다’라는 모임이 있어요.
독서 모임, 다도모임, 청소년 사랑방 초롱이라는 모임은 아이들이 5~6학년 때부터 모여 시작해서 지금 고1이 되었어요. 초롱2라고 지금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모임도 있어요.
저희는 모임이 시작되면 1기, 2기 이렇게 알을 낳는 것처럼 계속 이어갑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12년 지역에서 부모교육 강좌가 있었어요. 그때 도봉구 어린이 도서관의 이순임 관장님이 본인의 마을활동의 계기와 과정을 들려주시고 엄마들이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 마을에서 서로 만나고 소통하고 모임도 만들고 여러 가지 작당(좋은 의미로)을 하면 좋겠다는 취지의 강의를 해주셨어요. 마침 지역 활동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여서 그 교육이 계기가 되었죠.
그래서 여러 엄마가 모였고, 독서모임도 만들었고, 이런 공간까지 만들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이 되었어요.
그동안 모임에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셨나요?
작은 도서관 형태지만 마을사랑방을 해보자는 고민으로 초반에는 엄마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했었어요.
풍선 아트다, 리본 만들기다, 뜨개질이다, 다양한 활동을 다 시도해봤었는데 여러 가지를 하는 와중에 엄마들이 하고 싶은 것들이 추려지더라고요.
의견이 모여서 기타 모임도 만들고 독서 모임도 만들어졌어요.
그때 이 공간 안에서 재활용 장터를 같이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가지를 진행하기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재활용 장터는 차차 정리되고 지금은 도서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요.
또 비슷한 또래의 엄마가 많으니까 품앗이 육아 이런 것을 했어요. 방학 때는 애들 심심해하니까 엄마들이 서로 각자 할 수 있는 것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독서교육, 미술, 만들기 수업을 했었죠. 그렇게 했었던 것이 엄마들도 본격적으로 배우고 성장해서 마을 배움터로 확대가 되었던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즐거웠거나 보람 있었던 점은?
꽃샘길에서 매년 9월 정도에 오패산 마을 축제를 이웃 공동체들과 함께 만들어서 하고 있어요. 한 5~6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저번 주에 토요일에 그 축제에 참여했어요.
오전에는 2~3시간 정도는 전시나 어린이 장터 등 부스 운영을 하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공연을 해요. 공연에는 청소년 댄스팀도 나오고 난타, 우쿨렐레, 기타 공연 등 지역의 발표회 형식으로 하는데 저희도 기타 공연을 했어요. 날씨도 좋고 잘 진행이 되어서 사람들 호응도 좋았어요. 새로운 마을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사람 관계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마을공동체라는 말이 생소했어요.
처음에는 엄마들과 독서 모임으로 시작했거든요. 근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어요. 아이가 어리고 엄마들이 되게 힘들잖아요. 그런 이야기 하다 보니까 인생의 방향도 같이 고민해 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때 마을꿈터에서 처음 독서 모임 했던 엄마들이 지금은 마을활동가가 되어서 어떤 사람은 북카페 책임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마을꿈터 운영진이 되었어요. 이렇게 다들 성장 한 것이 저로서는 되게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작은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서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성장하고, 배우고, 나누는 기쁨이 큰 것 같아요.
지역에 홀몸 어르신이 많아요. 저희가 12월에는 산타 옷을 입고 가가호호 찾아뵈면서 ‘이웃 산타’라는 행사를 해요. 가정 방문하여 케이크 선물도 드리고 기타 치며 노래도 불러 드려요. 처음에는 선물이나 주지 왜 집으로 오냐고 의심하시던 분들도 지금은 마음을 열고 저희를 기다려 주세요. 저희 애들 크는 것을 지켜보시고 애들이 매년 카드를 드리면 차곡차곡 모아 놓으세요. 애들에게 ‘저번에는 이렇게 써 줬는데 벌써 이렇게 컸구나!’ 이러십니다.
지역에서 어르신들과 관계를 맺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역시 동네에서 이웃과 가족처럼 지내고 서로 돌보고 보살피는 것이 마을활동하면서 큰 보람이죠.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사람 때문에 가장 보람 있기도 하지만 사람 때문에 가장 힘들기도 한 것 같아요. 우리가 무슨 결정을 할 때 티격태격하고 그런 것은 괜찮은데, 축제든지 마을 잔치 같은 것 하면서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았을 때 실망스럽기도 하죠. 동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강좌를 기획해서 진행했는데, 많이 모여서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을 때 아쉽고 힘 빠지고 그럴 때가 있죠.
두 번째는 재정적인 어려움이겠죠. 지금 CMS 회비로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70명 정도가 정기 후원해 주세요. 많은 분이 마을꿈터가 의미있는 공간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지지해주시는데, 저희는 굉장히 잘 되는 편이지만, 후원회원이 더 늘어나서 이 공간을 보다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꿈터를 하기 전과 후의 변화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전에는 제 개인적인 삶이었던 같아요.
“우리 가족 잘 먹고 잘살면 되고 내가 행복하면 됐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역에서 늘 엄마들이랑 뭔가를 궁리하고 아이들도 어떻게 하면 같이 잘살아 볼까 고민하다 보니까 나누는 일이 일상이 되었어요.
집에서 닭볶음탕을 끓이면 “꿈터에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 하고 반은 싸서 온다거나, 음식이 됐건 마음이 됐건 항상 서로 나누고자하는 삶의 태도 이런 것이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일상을, 삶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누리며 살고 있죠.
앞으로 함께 펼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지역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즐거운 모임과 활동을 많이 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이 민주주의 시민학습이에요.
“우리가 좀 더 시민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없을까?”,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더불어 잘 살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민주주의 시민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송중동에서 진행했어요. 동주민센터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바뀌고, 주민자치가 많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잖아요. 우리 지역의 주민은 나인데, 주민이 주인이잖아요. 그런 의식으로 지역을 바라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도했어요. 이 활동을 지속해서 내년에도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