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7일 금요일 맑음 10:00 ~ 13:00
참석자 : 고경혜, 고영미, 공옥희, 김화경, 김흥제, 문은실, 유영님, 이영숙, 이혜련, 이준기, 한현숙 (11명)
낭독자료 : 박완서 <빨갱이 바이러스>, 방정환 <더 못난 사람>,<거만한 곰과 꾀발른 여호>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높고 파란 하늘이 상쾌합니다. 하얀 뭉게구름도 보이네요.
기분좋은 낭독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박완서의 <빨갱이 바이러스>를 읽었습니다.
분량이 좀 길지만 내친 김에 끝까지 읽었지요.
화자(나)는 외딴 시골길을 차를 몰고 갑니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세 여자를 보게 됩니다.
며칠 전 내린 엄청난 폭우로 버스는 끊겼는데 말입니다.
화자(나)는 모른 척 외면할 수 없어 생면부지의 여자들을 자신의 시골집에 묵게 합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비밀을 듣게 됩니다. 이 세상에 비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책 속의 인물들처럼 '어머나'싶은 고백도 있지만, 사소한 말 못한 사연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지요.
성도 이름도 어디 사는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순순히 고백합니다.
다시 볼 사람도 아니니 입방아에 오르내리지도 않을테니 말입니다.
카타르시스가 일어났을까요?
그녀들은 자신의 고백이 가져 올, 찜찜함도 죄책감도 없이 홀가분해 합니다.
하지만 정작 화자(나)는 굳게 입을 닫습니다. 그녀의 가족사에 담긴 뼈아픈 기억은 이념으로 죽고 살던
우리의 슬픔이고 우리의 말 못할 비밀입니다.
이 땅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빨갱이 바이러스'에 희생되었을까요?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일까요?
끝까지 함구하는 화자(나)가 작가의 표현대로 대책없이 불쌍합니다.
1시간 30분의 낭독이 끝나고 낭독연습을 했습니다.
<더 못난 사람>를 연습하면서 서로 보완할 점을 챙깁니다.
대화글에 점점 감정이 잘 실립니다. 이렇게 대화글 하나 하나에 온전히 감정을 담을 수 있게 될 때,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겠지요. <거만한 곰과 꾀발른 여호>도 시원시원하게 잘 읽히네요.
오늘도 3시간을 내리 낭독에 집중해주신 회원님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