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는 3·1절 오전, 서울가든호텔에서는 3·1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제60회 ‘3·1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1960년 3·1절 문화상 시상 후 60회를 맞은 문화상 시상식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못지않게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개풍군민회 김문수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시상식에 초대됐다. 김 회장은 김기영 3·1문화재단 이사장과 기념촬영하면서 시상식을 축하했다.
3·1운동과 정신을 계승하는 상은 3·1문화상이 유일하다. 우리 사회에 여러 상제도가 있지만 3·1문화상의 권위를 따라 올 상은 전무하다.
3·1문화상은 1959년 민간법인이 창설한 최초 학술문화상이다. 숭고한 3·1정신을 이어받아 조국의 학술, 예술, 기술향상과 사회발전에 기여한 탁월한 인재를 현창하는 취지다.
3·1문화상은 인문,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학술상, 예술상, 기술공학상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수여하는 특별상이 있다. 특별상은 2007년부터 3·1정신 선양에 특별한 공적이 있는 개인과 단체에게 시상하고 있다.
문화상 초기에는 학술과 예술 외에 철도선로공, 농촌지도, 황무지개간, 등대수 등 어려운 산업현장의 건설근로자들에게도 수여했다. 문화상의 의미가 3·1정신 뿐아니라 부국강병의 의지까지 담았다.
특히 예술상의 면면은 화려하다. 윤석중, 염상섭, 김은호, 황순원, 박두진, 김기창, 김동진, 천경자, 백성희, 김성태, 박화성, 조병화, 김남조, 유현목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수상자들이다.
3·1문화상은 3·1정신을 구현하려는 창설자들의 의사를 반영한 설립목적에 따라 매년 3·1절 기념일을 시상일로 지켜오고 있다.
올해는 자연과학부문 학술상에 김병윤 한국과학기술원교수, 예술상에 박수길 한양대 명예교수, 기술공학상에 서진호 서울대교수가 각각 수상했다.
문화재단은 올해 특별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두 가문을 선정해 시상했다.
주인공은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항일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이건영 선생 외 다섯 형제 가문과 러시아 연해주에서 활동한 항일독립 운동의 선구자 최재형(1860∼1920) 선생이다.
특히 최재형 선생의 손자인 최발렌틴(러시아 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은 시상식에서 주목받았다. 지난 27일 법무부로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최 회장은 "러시아 동포들은 학자, 정치인, 연주가, 운동선수, 록가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우리 선조와 할아버지가 목숨바쳐 이룬 독립이 자랑스럽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가족, 주최측 초청인사 등 내빈 5백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재단은 역대 시상식 중 올해 가장 많은 하객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시상식에 이어 3·1장학금 수여와 ‘3·1운동 새로읽기 공모전’독후감과 논문공모전 수상자 표창도 있었다.
문화상의 까다로운 심사는 정평 나있다. 상금도 1억원이나 된다. 역대 수상자는 265명에 이른다. 대다수가 우리나라 국가발전과 예술문화 진흥에 크게 공헌한 분들이다.
장학사업도 3·1문화재단의 주요사업이다. 지금까지 총 11,470명에게 3·1장학금을 지급했다. 젊은 시절 장학금을 받은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은 “3·1장학금을 받고 공부에 정진한 계기를 마련해준 재단에 평생 감사하고 있다”며 덕담을 건넸다.
1950년대 6·25전쟁의 폐허속에‘문화’라는 말조차 생소한 시절, 1959년 문화상을 만든 설립자들의 선구자적 혜안이 그저 놀랍다.
3·1문화상을 주관하는 3·1문화재단은 1966년 설립됐다. 1970년 개성상인 이정림, 이정호 두 분이 창업한 ‘대한유화공업주식회사’가 재단을 지원하고 있다.
문화재단의 설립당시 재산은 3천만원이지만 현재 434억원 규모로 커졌다. 재산은 전액 투자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대한유화공업주식회사 이순규 회장은 선대 설립자들의 유지를 이어받아 3·1문화상이 사회적 역할을 다 하도록 문화재단을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우리 군민회 발전에도 크게 공헌했다. 문화재단을 만든 창립자들의 뜻을 반영해 2억5천만원 장학금을 개풍군민회에 쾌척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군민회장학회가 설립되고 지금까지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순(耳順)을 맞은 3·1문화상이 그 권위와 전통을 더욱 빛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