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의 본 53 선지식 5.43, 한여름 밤의 추억
때로는 꿈이라고 말하려는 추억을
시냇가 버들이 늘어진 언덕 위에
나홀로 벌거숭이몸 기운이 넘치네!
흐르는 물소리에 깊은 밤이 그리워
다정한 속삭임을 꿈처럼 기다리니
풀벌레 울음소리에 그리움만 남았네
세상일 모두 잊고 사는데 산다 해도
삶이란 무엇을 던지고 리움으로 살려느냐
바람도 불지 않는 범 다정한 그리움이네
인사동에 나툰 항아리
인사동에 나뚠 항이라를 보듬고
그물에 거린 듯이 숨을 벌떡 기리는
흙 속에 숨이 있는 듯 얼굴들고 일어나
천만년 지난 후에 그날 모습 그대로
내 삶에 노래를 부르려 한다하니
울리는 가앗고 소리 그림으로 남으랴
손끝에 혼이 있어 밤을 부른 샛별
산멀미에 구림이 일어나고 있느냐
바람도 인사동 와서 천상을 향해 가네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
비바람 불어오는 날 집을 나간 아들 걱정
어디에 있느냐고 목메이 부르는데
눈감으로 떠오르는 그리운 모습
날마다 아들 걱정하시는 어머니
이 세상 어머니들은 같은마음
일평생 근심걱정 떠나지 않는
아 아 아들아 평생동안 모시리
눈보라 몰아치면 집을 나간 아들 걱정
어디로 간다고 불러도 보았건만
품 안에서 미소질 때 생각나는 모습
밤마다 하늘 별이라도 부르려나
이 세상에 어머니들은 함께하리
한시도 근심하며 기다리는 마음
아이 딸들은 편안하게 받들리
7월의 바닷가
7월의 바닷가에
옛노래를 듣고 있으니
내 무엇을 찾으려 길을
헤매던 일이 있었던가를 회상하네
젊은 날의 추억이 하나둘씩
하늘에 별이 되어 내려오네
별 하나에 난의 몸을 던지고
바닷가에 쏟아지는 별 하나
너는 언제나 여기 있으라
7월의 밤바람이 불어오는 길
모래바람이 허공에 올라
나에게 멎자 만을 보이고 있구나
동쪽 산문이 열리고
동쪽 산 멀리에서 문이 열린 신 새벽
들판에 꽃들 모두 일어나 엎드리고
황소는 꼬리 쳐들고 환희 춤을 추는구나
바위는 일이 나서 온몸에 꽃을 피우고
땅바닥에 개미가 집을 짓고 있는데
갈 길을 체조하는 몸 멈추어 서 있구나!
돌을 다듬어 산문 벽에 걸어 둔 사랑탑을
허공에 매달린 체 감물 속에서 헤매듯
모래밭 점령하는 몸 토끼집을 짓는데
2022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