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1차 43. 산문박대
산문박대를 당한 날
김삿갓은 문적 박대를 당했다고
세상인심이 민중의 삶을 버리듯이
산문에도 객승들을 멸시하는구나
방장이라는 직책을 선거로 얻었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듯
산문에 들어서니 현수막이 담장에 걸리어 있어
축하라도 하려고 객승은 즐거움으로 산문에 들어섰네
제석천의 보살이 불사하라고 예언하여
계룡산 천진 봉 아래에 터를 잡고 산문을 열어
전국에서 숫자들이 모여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거사들이 선어록을 탐독하고
정진한다고 하여 전국에서
선을 중심으로 정진한
거사들이 모여들었네
거사들에게 선을 지도할 수 있는 승가는 없다.
승가는 제가 보다도 문자 실력이 부족하여
자신이 깨달았다고 말하는 선객이 있다면
무엇을 깨달았더라고 그러는가
민중들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던가
민중들이 죽어간대. 무엇을 말했던가
그들이 요구하는 그것이 침묵인가
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최고의 이상인가
그것을 실현하려고 벽을 바라보고 있나
혜능이 벽을 바라보고 있던 수행자인가
한국의 선승들은 결제를 중요시하고 있지만
평상심을 말하고 있는 선승들에게 있어서
선승은 바로 평상심이 도를 깨달음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중국 선승들을
한국의 선승들은 중국 선승들의 옷을 입지 않고
토굴에서 토굴 옷을 입고 있는 수행자가 되었네
한국의 선승들은 선물 염송도 읽지도 못하고
중국에서는 측백나무라고 말하고 있는데
뜰앞에 잣나무라고 여기고 있으면서
그러한 화루를 타파한다라고 말한다.
측백나무 뜰앞에 잣나무에 속성은 같다고
일심으로 탐구하면 된다는 선승도 있네
민중을 버리고 자신만이 대방에 앉아서
중국의 어록을 자신에 어록인양하고 있는 선승
그에게 있어서 시주 물이라는 것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하는데
시주 물을 겁내지 않고 있는 선승들이 있다면
혜능이게 욕되는 것이 되고 만다.
혜능을 팔고 있는 선승들이 있다고 한다면
새벽이 일어나 노동을 수행한 일도 있었지만
객승이 왔을 때는 혜능에게 있어서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이 아니네
객승에게 박절하고 또 하고 있으면서
자신이 수행자라고 말한다면
진정한 수행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네
진정한 수행자는 객승에게 먹을, 그것을 주고
차라도 한잔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던가
객승이 통곡을 하면서 산문 박대 시를 쓴다.
2024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