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흐느낄 때
(에스라 8:21)
Ⅰ. 본문의 배경
하나님께서는 신앙을 떠난 이스라엘을 심판하심으로 세 번에 걸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하셨고, 70년 후에 다시 세 번에 걸쳐 믿음이 있는 일부 사람들이 본토로 돌아오게 하셨다. 본서의 저자인 에스라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학식이 뛰어난 학자이자 자기의 신앙의 비결을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탁월한 지도자였다. 에스라서가 쓰인 시기는 세 번의 포로귀환 중 지도자 에스라를 따라 1,700명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두 번째 포로귀한이 이루어진 때이다.
Ⅱ. 강가에서 만난 인생의 밤
포로귀환은 거대한 제국을 이룬 바벨론이 이민족을 포용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종교관용정책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본문을 통해 우리는 에스라를 따라 본토로 귀환하는 이스라엘 민족이 아하와 강가에서 인생의 밤을 맞게 된 것을 보게 된다. 꿈에 그리던 본토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이스라엘 영토 안에는 이미 이민족들이 들어와 살고 있었으며, 이스라엘은 그들의 유일신 신앙 때문에 어디에서든 핍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전에 스룹바벨과 함께 귀환했던 4만 명이 넘는 무리에 비해 에스라와 함께 귀환의 길을 따라 광야를 지나는 무리는 지극히 소수였고, 그 광야 길에서 그들을 보호해주는 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에스라는 왕의 군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손만을 붙들고 길을 가겠다고 다짐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더더욱 주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되었다. 아하와강은 대체로 유프라테스 강의 한 지류에 해당하는 ‘하티’라는 개울일 것으로 추측된다. 온 이스라엘은 그 개울 앞에서 진을 치고 특별히 마음을 모아 광야의 남은 길을 하나님께 맡긴 것이다.
Ⅲ. 밤을 밝힌 믿음
1. “금식을 선포하고” : 하나님께 대한 집중
1,700명의 물가 모두 모여 에스라의 인도 하에 금식이 선포되었고, 그들은 거기에서 마음을 모으고 어린아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곡기를 끊고 하나님 앞에 단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금식은 흐트러졌던 마음을 모아 하나님 한 분을 향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금식을 통해 소원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분산되어있던 마음을 하나님 앞에 모으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의 마음의 오가는 생각들은 대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까 하는 것이고, 이런 생각들은 우리 마음을 하나님 앞에서 분산시키고 영혼의 초점을 흩어지게 한다. 따라서 금식은 우리의 영혼으로 하여금 하나님께만 마음을 집중하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에스라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 전 금식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격려한 것이다. 이처럼 인생의 어두운 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면 인생에 빛이 비칠 것이라는 하나님을 향한 집중이다.
2. “스스로 겸비하여” : 하나님께 대한 의지
겸비함이란 자기는 아무 힘이 없음을 절실히 깨닫고 하나님만을 철저하게 의지하는 마음의 경향성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아하와 강가까지 오게 되었는지 생각하였고, 그것이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너무 두려운 상황이 그들 앞에 펼쳐져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들은 다른 어떤 도움도 자기들이 처하게 된 인생의 밤을 밝혀 줄 수 없으며,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 한 분뿐임을 고백하며 깊이 낮아지게 되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처럼 오직 하나님만을 전심으로 의지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이고, 하나님은 그들 안에서만 영광을 받으신다.
3. “그에게 간구하였으니” : 하나님께 대한 믿음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앞에 간구하였는데,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님은 우리가 우리의 모든 필요를 하나님께 간구하기를 원하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버려진 양무리 같이 에스라의 인도를 받으며 이민족의 위협이 기다리고 있는 바벨론 제국의 한 복판을 지나야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자기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주실 것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이 모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더 많이 기도해야한다. 인생의 밤이 여러 번 찾아와도 그 밤에 빛을 주시는 방법은 언제나 같다. 인생의 밤중에 하나님께 간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어두움을 밝힐 빛을 주신다. 그래서 그들은 오히려 찬란한 빛 가운데 주님을 붙들고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