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철밥통 국립대 교수... 밥통엔 밥풀 몇개만 남다.

[Dr. Park]

나는 흔히들 말하는 지방 국립대 교수이다.

철밥통 교수이기도 하다. 정년 보장도 받았으니 말이다.

교수가 된지 17년째이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교수 생활도 참으로 각박하다.

직급이 뭐든 연구과제, 용역과제 사업비 따려고 필사적으로 바둥거리고,

학생들은 적나라한 언어로 교수를 평가하고, 학기말이면 학생들이 준 수업평가 성적표를 받고,

교수는 학생들과의 개별 상담을 몇 건이상 해야 하고, 상담내용을 200자 이상 입력해야 추가 성과급을 받는다. 

행정 전산화가 되면서 교수는 교육, 연구, 봉사와 관련한 대부분의 행정일을 직접 해야 한다. 

교수로서의 교내외활동은 성과급에 반영되어 연봉이 몇천만원이나 차이나고,

지방대 교수들은 연구 인력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서울로 행하는 학생들에게 구걸을 한다. 

그렇게 교수는 평가의 노예가 되어 일년내내 실적만들고 입력하고, 실적만들고 입력한다.

대학본부는 수많은 평가잣대를 가지고 교수의 등수를 매기고 난 후, 

우수교수에게 무료로 건강검진을 시켜주고, 무능교수는 월급을 깍는다.

우수교수는 의무강의 시간을 줄여주고, 무능교수는 의무강의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준다.

대학에 첫발을 내딛을때 우린 모두 우수교수 였으리라...

그 중 누구는 지금도 우수교수이나 나머지는 그저그런 교수 아니면 무능교수가 되어 버렸다.

얼마전에 모 기관에서 교수 직업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가 있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교수생활에 만족하십니까? 답, 전혀그렇지 않다.

자녀에게 교수라는 직업을 권하시겠습니까?  답, 전혀그렇지 않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

보장된 정년까지 10년여를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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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보도자료]

대학구조조정 바람에 국립대 교수 ‘철밥통’도 깨진다.

전북대 3명·전남대 2명 “연구 부진” 재임용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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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Line 박병수 기자]승진 연한만 되면 조교수->부교수->교수로 올라가던 관행이 대학구조조정을 맞아 교수사회에도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지방 국립대 전북대·전남대에서 연구성과가 미흡한 전임 교원들이 잇달아 재계약·재임용에서 탈락돼 국립대 교수의 ‘철밥통 論’도 대학구조조정에서는 옛말이 되고 있다.

30일 전남대에 따르면 최근 열린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내년 3월 1일자 전임교원 재계약 대상자에 대해 심의한 결과, 자연대 A조교수, 의대 B교수 등 2명을 ‘연구실적 미흡’으로 탈락시키기로 결정했다.

2009년에 전남대에 임용된 두 교수는 이번에 재계약이 되면 부교수 승진신청을 할 수 있는 연한이 됐지만, 이를 앞두고 탈락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전남대에서는 과거에도 1~2차례 전임교원을 재계약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으나 당시 사유는 당사자의 전직 희망 등이었고, 이번처럼 심사에 의한 재계약 불가 결정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남대 교원인사 규정’에 따르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소명자료를 갖춰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두 교수의 이의신청 여부와 최종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최근 열린 전북대 교수 승진심사에서도 부교수인 상과대 C교수와 인문대 D교수가 재임용에 탈락해 내년 2월 교단을 떠난다. 전북대는 올해 상반기에도 공과대 E교수의 부교수 승진을 불허하는 등 올해에만 3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특히 C 교수와 D 교수의 경우 이번 재임용 탈락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 승진이 가로막혔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교수들은 논문 등 연구실적을 제대로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는 2007년부터 교수 승진요건을 국립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강사에서 정교수로 승진하려면 최소 14편의 단독논문 실적을 제출해야 하고,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도 최소 2년에 1편 이상 의무적으로 논문을 써야 한다.

전남대인사위원회 위원인 E교수는 "국립대, 사립대 구분이 크게 필요없는 시대가 됐다. 노력부족으로경쟁력이 없어진 상황까지 초래한 것은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직분에게는 매우 엄중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U's Line 박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