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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문학동인
 
 
 
카페 게시글
정겨운속삭임/옛자료 아침에 쓰는 일기 / 보리밥 05-10-27 09:18
침묵 추천 0 조회 10 24.09.05 00:4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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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4.09.05 00:51

    첫댓글 무소식이 희소식일 같이 바라며...../ 메나리 05-10-27 09:45
    메나리

    문학동네 2005년 12월 신인당선작품이라네요.
    따끈따끈한 작품이올습니다.
    보리밥님, 며칠있으면 벌써 11월이네요.
    친구 성희님이 지금의 병마를 이기고 친구들에게 짠하고 나타나
    점심을 산다고 하시길 바랄래요.
    무소식이 희소식을 같이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요.

    *

    12월
    강성은

    씹던 바람을 벽에 붙여놓고
    돌아서자 겨울이다
    이른 눈이 내리자
    취한 구름이 엉덩이를 내놓고 다녔다
    잠들 때마다 아홉 가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날 버린 애인들을 하나씩 요리했다
    그런 날이면 변기 위에서 오래 양치질을 했다
    아침마다 가위로 잘라내도
    상처 없이 머리카락은 바닥까지 자라나 있었다
    휴일에는 검은 안경을 쓴 남자가 검은 우산을 쓰고 지나갔다
    동네 영화관에서 잠들었다
    지루한 눈물이 반성도 없이 자꾸만 태어났다
    종종 지붕 위에서 길을 잃었다
    텅 빈 테라스에서 달과 체스를 두었다
    흑백이었다 무성영화였다
    다시 눈이 내렸다
    턴테이블 위에 걸어둔 무의식이 입 안에 독을 품고
    벽장에서 뛰쳐나온 앨범이 칼을 들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숨죽이고 있던 어둠이 미끄러져 내렸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음

  • 작성자 24.09.05 00:52

    메나리

    숨죽이고 있던 어둠이 미끄러져 내렸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음악이
    남극의 해처럼 게으르게 얼음을 녹이려 애썼다
    달력을 떼어 죽은 숫자들을 말아 피웠다
    뿌연 햇빛이 자욱하게 피어올랐지만
    아무것도 녹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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