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큰나무 가을캠프가 진행중입니다.
첫날은 가을 들판으로, 둘째날은 닭장짓고 전등사 들렀다가
돌아왔습니다. 한결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봄철 캠프할때만해도
낯설어서 그런지 좀처럼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성거리며
분주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몇달사이에 치뤄진 두번째캠프는
차분하고 알차게 느껴집니다.
왠만해서는 학생보다 일찍 잠이드는 일이 없었는데
이번은 언제 잤는지 모르게 그냥 떨어졌습니다. 야간산행까지 해서 피곤한 것도 있지만
맘이 놓여서 아마 그랬을 겁니다.
2. 가을을 맞은 이곳 도장리는 울긋불긋 물이 들었습니다.
진강산은 그리 진하지는 않게, 붉은 갈색입니다. 아마 신갈나무계통이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가로수에 은행나무가 많아서 도로는 온통 노란색계열입니다.
캠프힐 주변은 노랗고 빨간 것들에 소나무의 초록색이 겹쳐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터 매입하러 들렀던 시기에 받았던 그 낙엽지는 길 모습 그대로입니다.
여기는 나무가 너무 많아 초록으로 우거진 여름보다는 이렇게 좀 빠져나간 시절,
비어있으면서 속이 들여다보는 때가 훨씬 편안합니다.
전 주인이 조경하시는 분이라 빽빽히 키워놓고 있어 숨이 막힐정도인데
이렇게 나뭇잎이 떨어져나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3. 상당한 수확을 기다렸던 고구마는 땅속 것들한테 좋은 일만 실컷해주고말았습니다.
설마 이정도 일줄은..
저번에 배추 심어놓고서 밀려오는 벌레앞에 두손두발 다들고서
그래 고구마가 남았지, 했더랬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난히 땅강아지와 두더지가 많은 곳입니다.
봄철에 감자도 그렇고 이번 고구마도 얼마나 들쑤셔놨는지 성한게 없습니다.
그래도 좀 캐가지고 바구니에 담아놓았습니다.
노루가 한차례 쓸어가자 벌레들 몰려오고, 벌레들 이겨서 좀 남았나 했더니
땅속에서 들들 볶여나가게 되었습니다.
농사를 짓는다, 라고 말하면 웃을일입니다.
그저 지어보았어요, 라고 말하면 될거같습니다.
주변에 땅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내년 농사에 쓸만한 곳을.. 찾는 중이지요.
며칠전 동네 어르신한테 땅을 좀 빌려달라 하니 묻습니다.
뭘 지으려고. 그래 그거 지어가지고 얼마나 남겠어. 도지세 내고 뭐하고 뭐하고...
당장 돈을 남기려는 것은 아닌데 이분은 자기 땅 빌려서 수익을 얼마나 낼수 있을건지
그게궁금한가 봅니다. 체험학습장으로 쓸건데요.. 라고 말하고서 승낙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내다 팔 생각이라면 비닐에 비료 제초제를 안쓸수 없을거고.. 애초에 팔아먹을 생각은 말아야 할거 같습니다.
4. 부지 구석 한켠에 닭장을 짓는 중입니다. 유집사님이 갔다놓은 쇠파이프가 있어
저번주에 사이즈별로 잘라놓았고.. 혼자 어찌어찌 해볼까 하고 덤볐다가는 도저히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천천히 하자 하고서 놔두었다가는
어제 캠프하면서 골조를 세웠습니다. 이게 무슨 집이나 되냐고, 골조냐고 물을지 모르겠는데
높이가 삼미터정도가되는 쇠파이프라 상당히 무게가 나가는 일입니다.
한명씩 붙잡고 고정하고 세워서 조임쇠로 엮어놓으니 대충은 골조가 세워졌습니다.
이제 망을 두르고 안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에 횃대를 걸어주면 완성입니다.
5. 윤수네는 이사와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윤수는 근처에 도서관에도 다니고 자전거 타고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도 가고 하면서.
시골에 들어와서는 한두해는 걸러야 시골스러워지는데 신기하게도 이분들 가족은 금새 시골사람냄새가 난답니다.
아마 그만큼 자연친화적인게 아닌가, 합니다.
6. 캠프힐에서 시월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산학교에서 저학년 캠프를 3박4일간 하고 갔습니다.
인천에 해님지역아동센터에서 1박2일간 사용했습니다.
9월에는 무지개학교 귀농귀촌 동아리 모임에서 탐방 오셨습니다.
7. 내년에는 집을 지어야 합니다.
최소한 강당 한와, 작업장 한채를 계획중입니다.
이후 캠프힐의 센터가 될 곳이어서 어떻게 지을건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건축하시는 분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첫댓글 와우~!!!
구구절절이 멋진 내용들입니다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