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중국 당나라 후기에, 마의선사(麻衣禪師)는 주로 삼베옷을 즐겨 입었는데, 그는 천문, 지리, 주역, 기문,
둔갑, 명리 등에 통달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50살이 넘어서 아들 둘을 낳았는데, 늦게 본 자식인지라
금지옥엽(金枝玉葉)으로 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을 문득 보니, 열 살이 훌쩍 넘은 소년이
되었기에 사주팔자(四柱八字)로 아이들의 장래를 감정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큰아들은 재상이
되고, 작은아들은 거지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 앉혀놓고, 운명감정의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째야, 너는 이 다음에
나라의 재상이 될 팔자이니 열심히 공부를 하여라. 그리고 둘째야, 너는 거지팔자를 타고 났으니 그냥 놀고
잘 먹기나 하여라! 이 애비가 틀린 적이 한 번도 없으니 너희도 사주팔자대로 사는 수밖에 더 있겠느냐.”
거지팔자라는 소리에 충격을 받은 둘째 아들은 ‘거지팔자라면 집에 있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고 , 아버지
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노잣돈 몇 푼을 받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졌던 돈이 다 떨어졌고, 아버지의 말처럼 거지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얻어
먹을 곳을 찾다가 큰 부잣집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밥 좀 주세요” 하고 구걸을 하여,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
릇을 비웠지만, 다음 끼니가 또 걱정이었습니다. 그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에 돌아보았더니, 들에 나가
일하던 머슴들이었습니다. 잠자리, 먹거리 걱정을 하지 않는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머슴이 되기를 작
정하고 주인에게 간청을 하여, 그날부터 부지런히 성실하게 일을 하였습니다.
2년쯤 지났을 때 주인이 곳간지기로 발탁을 하였습니다. 그는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이에 감동을 한
주인이 무남독녀인 자기 딸과 혼인을 시키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둘째 아들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으려고
옛 집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동안 둘째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을 몰라서 애태우던 마의선사(麻衣
禪師)는 늠름한 청년으로 성장한 둘째 아들을 보고 매우 깜짝 놀랐습니다. 둘째의 얼굴이 재상 감으로 변해 있
었기 때문입니다.
거지팔자를 타고난 둘째 아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나중에 재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재상이 될 팔자라고
했던 큰 아들은 늘 방탕한 생활을 즐겼으며 결국 나중에는 거지가 되었습니다. 거지가 된 큰 아들의 얼굴을 보
까 거지가 될 상으로 이미 변해 있었습니다. 마의선사(麻衣禪師)는 후세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겼습
니다. “사주불여신상(四柱不如身相)하고, 신상불여심상 (身相不如心相)”이다. 즉 “사주(四柱)는 신상(身相) 보다
못하고, 신상(身相)은 심상(心相) 보다 못하다. 결국, 심상(心相)이 가장 으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받은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