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
배미주 장편소설/창비출판
2021.09.08. 김선실 발제
이 책이 처음으로 출판된 해는 2010년이다. 아마도 그때쯤 이 책을 청소년분과에서 한 듯하다. 당시 그 책을 읽었을 때는 무슨 이유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으나 그닥 맘에 들어하지 않은 것 같다.
10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이 책은 미래사회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미래사회가 너무 가깝게 등장하고 있다. 동아시아연합이라는 조직은 21세기 중엽에 위기의 지구에 대비한 ‘시안’이라는 거대지하도시와 열대우림을 그대로 재현한 ‘신아마존’을 한반도에 건설하였다. 그런데 2063년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2068년 시안을 봉쇄하고 지상세계와 단절하게 된다. 이로부터 100년의 역사를 가진 지하도시 시안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고 한다. 그럼 얼추 2170년대 이야기가 되려나......
암튼 첫 2페이지에 나오는 글들이 10년 전과 다르게 위기로 느끼는 것은 나만 아닐 듯하다.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대를 겪고 있는 요즘이고 지구 온난화로 기후 이변이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요즘이기도 해서 이러한 미래사회가 올 지도 모르겠구나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시안이라는 지하도시 미래사회는 과학기술이 발전한 것을 빼고는 여전히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사회다. 어쩌면 신계급으로 나뉘어져 오히려 민주주의가 퇴보한 사회로 보여 우울하다. 그래도 희망은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시안의 미마, 부건, 다흡 등 시안의 아이들과 칸 ,쿠게오 등 메지징타운의 아이들은 독점적인 권력에, 차별적인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비록 힘들고 고난이 닥칠지라도 금기시되었던 지상의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자 한다. 싱커라는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말이다.
내용은 이런데 사실 이야기 전개구조는 내게 마냥 매끄럽지는 않다.
그럼에도 미래사회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든다. 어른들이 나누어 놓은 권력의 세계를 아이들도 따라하고 있고, 그런 차별적인 사회가 더 고착된 듯해서 미래사회가 꼭 진보적인 사회가 아닐 수도 있구나 싶어 씁쓸했다. 결국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도 권력의 소유자가 아닌 자들,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것도 현실적이다 싶다. 미래사회도 결국 인간의 역사가 이어지는 것이므로 좀더 나은 사회에 대한 고민을 지금 해야만하겠다싶다.
어머님이 지난주에 갑자기 아프시고 병원에 입원하시고 하는 와중이라 책이 더 집중되지 못했다.
겨우 발제를 했음을 말하고 싶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