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지세보살, 유마와의 과거 일을 회상하다.
부처님께서 지세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의 병문안을 다녀오너라.”
지세보살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유마힐의 병문안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생각해보니 옛날에 고요한 곳에서 머물고 있는데, 마왕 파순이 1만 2천의 천녀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 모습이 제석천과 같았는데, 악기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며 저의 처소에 왔습니다. 그의 권속과 함께 저의 발에 머리를 숙이고 합장공경한 뒤에 한쪽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제석천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교시가여! 비록 복이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 자만해서는 않됩니다. 마땅히 5욕의 무상함을 관해서 선근을 구해 몸ㆍ목숨ㆍ재물에 견고한 법을 닦으십시오.”
그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살님! 1만 2천 천녀들을 받아들여 먼지를 쓸고 물 뿌리는 등 청소 일을 시키십시오.”
“교시가여! 법답지 못한 이들로서 나는 석가사문의 자식이오니, 요구하지 마십시오. 이는 마땅하지 않습니다.”
내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유마힐이 와서 말했습니다.
“그는 제석천이 아닙니다. 마왕이 와서 당신을 농락하는 겁니다.”
유마가 마왕에게 말했습니다.
“모든 천녀들은 내게 주세요. 내가 응당히 받을 것입니다.”
마왕이 곧 놀라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유마힐이 장차 나를 괴롭게 하지는 않을까? 형상을 숨기려고 하지만 숨을 수가 없구나. 신통력을 다해도 도망갈 수 없구나.’
곧 허공에서 소리가 들렸다.
“파순이여 천녀들을 그에게 주고 떠나라.”
마왕 파순이 두려워하면서 머리를 숙이며, 주었다.
그때 유마힐이 그녀들에게 말했다.
“마왕이 그대들을 내게 주었다. 지금 너희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해야 한다.”
곧 응한 바에 따라 법을 설해주었다. 도의 뜻을 발하게 하고 다시 말했다.
“그대들이 이미 도의를 내었으니 법락을 스스로 즐길지니라. 반드시 다시는 5욕락을 즐기지 말지니라.”
천녀가 물었다.
“어떤 것을 법락이라고 합니까?”
“법락이라는 것은 부처님을 믿는 것이고, 법문 듣기를 즐겨하며, 승가에 공양하며, 5욕을 여의는 것입니다.
법락은 5음[색ㆍ수ㆍ상ㆍ행ㆍ식]을 도적처럼 보는 것이고, 4대[지ㆍ수ㆍ화ㆍ풍]를 독사처럼 보며, 6입[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으로부터 들어오는 것들을 텅 빈 마을처럼 관찰하는 겁니다.
법락은 도의를 보호하는 것이고, 중생을 요익케 하는 것이며, 스승을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입니다.
법락은 널리 보시를 행하는 것이고, 지계를 견고히 지키는 것이며, 인욕하고 유순하는 것이고, 부지런히 선근을 모으는 것이며, 선정으로부터 산란치 않고, 번뇌를 여의어 지혜를 밝히는 것입니다.
법락은 보리심을 넓히는 것이고, 뭇 마왕을 항복하는 것이며, 불국토를 청정히 하는 것이고, 상호를 성취하는 것이며, 모든 공덕을 닦는 것입니다.
법락은 도량을 장엄하는 것이고, 심오한 법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며, 3해탈문[空ㆍ無相ㆍ無願]을 즐기되 (완전한 해탈을 얻기 전까지는) 때가 아닌 것을 즐기지 않는 것입니다. 법락은 동학을 친근히 하되 혹 동학이 아닌 이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마음에 걸림이 없는 겁니다.
법락은 악지식을 거느려 보호하고, 선지식을 친근히 하는 것입니다.
법락은 마음에 기쁨이 청정하고, 무량한 도품의 법을 닦는 것, 이것이 보살의 법락입니다.”
그때, 파순이 그녀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이여! 함께 천궁으로 돌아갑시다.”
그녀들이 말했다.
“우리들을 이 거사에게 주었습니다. 법락이 있어서 우리들은 매우 즐겁습니다. 다시는 5욕락을 즐기지 않을 것입니다.”
파순이 말했다.
“거사여 그녀들을 버리십시오. 일체 소유한 것을 다른 이들에게 베푸는 것이 보살입니다.”
유마힐이 말했다.
“나는 이미 버렸습니다. 그대가 데리고 가십시오. 일체중생에게 법원이 구족토록 하십시오.”
그녀들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우리들이 어떻게 마의 궁전에 머물러야 합니까?”
“자매들이여! 무진등이라는 법문이 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배워야 합니다. 무진등이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하나의 등이 1백천 등에 불을 붙여주어 어두운 것을 다 밝혀서 밝음이 다하지 않습니다[끊어지지 않음]. 자매들이이여! 한 보살이 1백천 중생을 개도해주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다면 그 도의 또한 멸진되지 않을 것입니다. 설법한 바를 따라 일체선법을 스스로 증익케 하나니, 이것이 무진등입니다. 그대들은 비록 마의 궁전에 거주하지만 무진등으로서 무수한 천자들과 천녀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게 한다면, 이는 부처님 은혜에 갚는 것이고, 일체중생을 요익케 하는 것입니다.”
그때에 천녀들이 유마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렸다. 마왕을 따라 궁으로 돌아가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의 자재한 신력ㆍ지혜ㆍ변재가 이러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그의 병문안을 갈 수 없습니다.”
佛告持世菩薩 汝行詣維摩詰問疾!
持世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 住於靜室 時魔波旬 從萬二千天女 狀如帝釋 鼓樂絃歌 來詣我所. 與其眷屬 稽首我足 合掌恭敬於一面立. 我意謂是帝釋而語之言 善來 憍尸迦! 雖福應有 不當自恣 當觀五欲無常 以求善本 於身 命 財 而修堅法. 即語我言 正士! 受是萬二千天女 可備掃灑. 我言 憍尸迦! 無以此非法之物 要我沙門釋子 此非我宜. 所言未訖 時維摩詰來謂我言. 非帝釋也! 是為魔來嬈固汝耳. 即語魔言 是諸女等 可以與我 如我應受. 魔即驚懼 念 維摩詰將無惱我? 欲隱形去而不能隱 盡其神力亦不得去. 即聞空中聲曰 波旬! 以女與之 乃可得去. 魔以畏故 俛仰而與.
爾時 維摩詰語諸女言
魔以汝等與我 今汝皆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即隨所應而為說法 令發道意. 復言 汝等已發道意 有法樂可以自娛 不應復樂五欲樂也. 天女即問 何謂法樂?答言 樂常信佛 樂欲聽法 樂供養衆 樂離五欲 樂觀五陰如怨賊 樂觀四大如毒蛇 樂觀內入如空聚 樂隨護道意 樂饒益衆生 樂敬養師 樂廣行施 樂堅持戒 樂忍辱柔和 樂勤集善根 樂禪定不亂
樂離垢明慧 樂廣菩提心 樂降伏衆魔 樂斷諸煩惱 樂淨佛國土 樂成就相好故 修諸功德 樂嚴道場 樂聞深法不畏 樂三脫門 不樂非時 樂近同學 樂於非同學中 心無恚礙 樂將護惡知識 樂親近善知識 樂心喜清淨 樂修無量道品之法. 是為菩薩法樂.
於是波旬告諸女言 我欲與汝俱還天宮. 諸女言 以我等與此居士 有法樂 我等甚樂 不復樂五欲樂也.
魔言 居士! 可捨此女 一切所有施於彼者 是為菩薩.
維摩詰言 我已捨矣! 汝便將去 令一切衆生得法願具足.
於是諸女問維摩詰 我等云何止於魔宮?
維摩詰言 諸姊! 有法門名無盡燈 汝等當學. 無盡燈者 譬如一燈燃百千燈 冥者皆明 明終不盡. 如是諸姊! 夫一菩薩開導百千衆生 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於其道意亦不滅盡 隨所說法而自增益一切善法 是名無盡燈也! 汝等雖住魔宮 以是無盡燈 令無數天子 天女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為報佛恩 亦大饒益一切衆生.
爾時 天女頭面禮維摩詰足 隨魔還宮 忽然不現. 世尊! 維摩詰有如是自在神力 智慧 辯才 故我不任詣彼問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