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의 소개로 송파구에 거주하는 50대 중반의 부부와 전원주택 구입과 전원생활에 관한 상담을 하였다. 50대 중반의 부부는 귀농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본 것 같은데 귀농을 할때 전원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 구입한다면 어느 정도 선(매입금액)에서 구입해야할지? 귀농 정착지는 어디로 해야할지 등에 대해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주변에서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정보과잉으로 인해 오히려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한다.
50대 중반의 남자분은 시중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명퇴를 하고 1년 정도 쉬고 있는 상태였고 부인은 교직에 있다가 명퇴를 한 상태로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상태이며 자녀들도 모두 대학을 졸업하여 자녀들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편이었다.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보면 전원생활에도 별무리가 없는 것 같다.
편한 서울 생활을 두고 귀농을 생각한 이유가 뭔지 물어 보았다. 남자분은 경북 북부지방의 농촌 출신으로 대학을 서울로 유학와서 서울에서 정착한 경우로 어릴적 시골 생활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나름 농사에 대한 자신감과 낭만을 갖고 있었다. 부인분은 서울 출신으로 농사에 대해서는 백지상태로 전원생활에 대해 동경하고 있었다.
50대 부부와 전원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결정에 참고가 될만한 말씀을 드렸다. 두분 모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멋진 중년의 삶을 위해 많은 조언을 부탁한다고 감사의 말씀을 하셨다.
귀농을 꿈꾸는 분들과 상담을 해본 경험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귀농과 전원생활에 대해 기대감만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성공적인 귀농생활을 위해서 귀농생활에 대한 현실을 자세히 설명하고 귀농, 귀촌하신 분들의 실태를 말씀드릴 기회를 가져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먼저 귀농시의 전원주택의 구입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혹시라도 귀농이나 귀촌을 생각하고 계신분들을 위해 귀농이나 귀촌을 하기 전에 반드시 아래와 같은 것을 먼저 경험해 보고 그 다음에 유의사항들을 점검하시길 바란다.
첫째, 귀농이나 귀촌을 하기 전에 먼저 시나 군, 읍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농촌 한달 살기"나 "농촌생활 체험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농촌생활을 먼저 경험해 보자.
막연히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이나 농촌 출신이라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귀농을 하면 백전필패다. 도시에서 20-30년 생활하다가 갑자기 시골가서 농사를 짓겠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귀농을 하기 전에 먼저 "농촌 한달 살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과연 시골 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먼저 경험해 보아야 한다.
둘째, 전원주택 구입은 가급적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원주택을 보통 5-6억원씩 주고 매입하거나 더 많은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비싼 전원주택은 정원도 넓고 방 개수도 많아 처음에는 멋있어 보이고 좋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면 특히 여름의 경우에는 넓은 잔디 정원은 순식간에 잡초가 무성하게 되고 잔디정원은 잡초밭이 된다.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유지를 할 수 없다.
부분만 산다면 방이 2개면 충분하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방이 여러 개인 경우에는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고 관리가 쉽지 않다. 여유롭고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꿈꾸다가 집청소에 모든 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원주택은 환금성이 떨어진다.
즉 전원주택을 팔려고 할때 매수자 찾기가 어렵다. 나중에는 전원주택을 처분하고 도시로 다시 가려고 해도 매수자가 없어서 처분이 안된다.
자산 가치면에서도 좋지 않다. 전원주택은 살때부터 가치하락이 시작된다. 왜냐하면 매수자가 없고 매수자가 나타나도 시세형성이 되지 않아 적정 기준이란게 없다. 따라서 당초 내가 매수한 가격 보다 60% 정도 낮추어야지 팔릴 수 있다. 그나마도 살사람이 있을 경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비싸고 고급진 전원주택을 사지 말고 작은 농가주택을 구입하여 수리하여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귀농에 따른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고 혹시라도 나중에 다시 도시생활로 복귀 시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귀농에 따른 투입 자금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귀농한 사람들의 다수가 2-3년 이내에 다시 도시로 되돌아 오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귀농지역은 가급적이면 자기가 살고 있는 생활근거지에서 1시간에서 최대 2시간 이내의 지역을 선택하길 바란다.
완전 귀농을 하기 전에 먼저 세컨하우스 개념으로 농가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임차하여 1년이나 2년 정도 생활한 다음, 정착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그 때 생활근거지의 거주주택을 팔거나 세를 주고 시골의 작은 농가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얻어 정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