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출고받는 일은 언제나 가슴 벅차고 설레는 일입니다~. 제가 처음 출고장에 가 본 기억이 아마 초등학교때인것 같네요. 초등학교 4학년때였나, 아버지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울산 현대자동차 출고장 까지 가서 새차를 받아왔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가슴뛰는 추억입니다. 특히나 인기차종이나 주문생산을 통해 출고되는 외제차의 경우 2~3개월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데,참 이만큼 고된 시간도 없죠~
다른 회사들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포르쉐나 BMW의 경우 출고 후 탁송을 할 것인지 직접 픽업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공장의 출고장에서 직접 픽업을 하게 되면 공장 견학과 간단한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경우들도 있지요~
BMW USA의 경우 탁송을 의뢰할 경우 탁송비가 추가되지만, South Carolina의 공장에서 직접 출고를 하게 될 경우 무료로 출고 전날 밤을 특급호텔에서 묵고, 출고 당일 Performance Driving School에서 자신이 출고받는 차와 동일한 차종으로 간단한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국산차의 경우 무조건 공장 출고장에서 직접 출고하기를 철칙으로 여기고 있답니다~ 출고장까지 왕복하는 비용이 탁송비보다 더 비싸게 들긴 하지만(응??), 비용 보다는 탁송시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에 꼭 내손으로 차를 받아와야 맘이 편하답니다~ 물론 새 차를 받으러 가는 여정의 그 흥분과 설렘 때문이기도 하지요 ^^
자! 이제 새 차의 키를 받아들었다면 이제부터는 현실! 일단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새 차의 길들이기! 자동차의 엔진과 변속기는 수많은 금속 부품들이 서로 매우 치밀하게 연결되어 빠른속도로 마찰하는 고도의 정밀기기 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새차일 때에는 이 모든 움직이는 파츠들에서의 마찰이 다소 크게 발생합니다. 이 부속들이 적절하게 마모되어서 제자리를 잡도록 도와주는것이 바로 길들이기 과정이지요.
"새 차는 고속으로 달리며 길들이기를 해야 한다?" 정답은 땡!! 가장 널리 알려져있는 잘못된 속설입니다.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아직은 조금 빡빡한 상태의 엔진을 고회전으로 돌리게 되면 각 마찰부위의 이상 마모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습니다만, 엔진의 수명을 줄이는 지름길인 셈이지요~ 엔진오일이 과다하게 소모되거나, 사용기간에 비해 압축비가 금방 떨어지게 되는 원인이랍니다.
"길들이기 도중에는 무조건 낮은 RPM만을 사용해야 한다?" 역시 '땡' 입니다. 토크가 풍부한 승용 디젤엔진들이 보편화되면서 디젤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 사이에 잘못 퍼지는 괴소문 중 하나가 바로 액셀을 밟지 않고 클러치만으로 변속하여 5단까지 가속하면서 길들이는게 좋다는 말입니다. 물론 새 엔진을 높은 RPM으로 돌리며 사용하는게 문제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낮은 RPM만을 고집하여서만은 안됩니다.고회전만큼 엔진 길들이기에 좋지 않은 것이 바로 '고부하' 상태의 운전입니다. 낮은 RPM만을 유지하겠다며 고집스레 운전을 하게 되면 당연히 엔진에는 큰 부하가 걸리게 되고 이럴 경우 간혹 노킹이 많이 발생하게 되어서 결론적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엔진에 주요한 대미지가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사실 요즘 자동차들의 경우 소재의 발달과 더불어 부품 가공 기술의 발달로 꽤나 정교하면서도 오랫동안 제 성능을 유지하는 매우 정교한 엔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그만큼 길들이기의 필요성이 예전 90년대의 차들 보다 훨씬 적어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위의 잘못된 방법으로의 길들이기는 오히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새차를 타는 것 보다 오히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길들이기 방법은 무엇보다도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의 정상적인" 운전입니다. 대략 1000~2000km의 주행거리 까지는 높은 회전수(자동차의 속력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건 엔진의 분당 회전수.)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솔린이라면 대략 3000~4000rpm 아래로, 디젤이라면 2500~3000rpm 아래에서 운행을 하는게 아무래도 엔진에게 가장 나은 길들이기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답니다.
이렇게 대략 1000~2000km를 주행하였다면 이제 엔진오일을 교환해야 할 시간입니다! 예전 구시대의 차들만큼은 아니지만, 새 차의 엔진오일을 처음 교환할 때 꽤 많은 양의 금속 입자들이 오일속에 퍼져있습니다. 이 상태의 엔진오일을 오래 사용한다면 마찰부위에서 또다시 이상 마모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아까워도 평상시보다 좀 빨리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것이지요~
이제 엔진오일까지 교환하였다면 드디어 봉인되었던 나머지 절반의 RPM을 풀어줄 시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엔진의 고속회전(4000rpm이상)을 부담스러워 하시는데, 사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답니다. 대부분 가솔린 차량의 RPM 사용 한계를 6000~7000rpm에서 제한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즉슨 이 아래의 영역은 사용해도 엔진에는 무리가 가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가령 400마력의 자동차를 비싼 비용을 치루고 구입하였다 가정해봅니다. 사실 이 400마력의 출력은 대부분 고최전(6000 rpm 이상)에서 나오게 되는데, 차를 아낀다는 명분으로 이런 고RPM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수천만원 어치의 출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랍니다~ 항상은 아니더라고 가끔은 엔진의 고회전 영역을 사용해 주는 것이 오히려 엔진의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의 차들은 대략 1만 킬로미터까지를 길들이기 기간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의 경우라면 요즘 차들은 2000~3000km정도를 길들이기 기간으로 생각한답니다~ 사실 그 이상을 참아내려면 운전할때마다 은장도를 들고 다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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