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9
오늘 숲해설 실습이 있는 처음 날이다.
며칠 전부터 행여나 늦을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어떻게 오늘 일해야 하는 지 머릿속으로 생각해야했다.
괜히 조금만 늦으면 일이 잘못될까봐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다행히 10분정도 오버타임을 했고 나는 바로 서울숲으로 향했다.
이건 얼마만에 내가 이루는 꿈인지..... 처음 숲해설에 관심을 가진 지 20여년 만에 성취하는 거다.
현장에 미리 도착해서 한 번 둘러보고 방문자센터 입구 앞에서 미리 기다리면서 함께 오기로 되어 있는 이진곤 샘께
연락을 했다. 주강사님의 문자를 받고 서울숲 직원 분에게 확실한 위치를 다시 확인한 후 기다렸다.
시간이 되어 두 분이 모두 오셔서 인사를 주고 받은 후 센터 안에 잠시 들어가서 서로에 대한 소개를 했다.
강사님은 자연과 인생의 깊이가 아름답게 물들어 있는 그런 좋은 인상으로 우리에게 미소 띤 얼굴로 숲해설사에
대한 대략적인 얘기를 하셨다. 나는 명찰을 가져가지 않아서 이진곤 샘이 소개하는 동안 큰 글씨도 강사님이 볼 수 있도록
내 이름을 노트에 미리 써 놓았다.
강사님은 오늘의 주제와 일정에 대해 명확히 알려 주셨고 이후 바깥으로 나와 주변의 식물 다양성에 대한 해설을
이끌어 가셨다. 오늘은 다른 신청자가 없어 좀 더 숲해설에 대한 상세한 면을 얘기해 주신다고 했다.
우리가 들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은단풍, 설탕단풍, 당단풍, 신나무, 네군도단풍(노랗게 물든다.), 산겨릅나무(암수 다름), 복자기나무 등의 다양성에 대한 설명
여기서 복자기 나무의 씨앗을 날려보았다.
2. 덩굴성 식물의 다양성을 알아보다.
덩굴성 식물들이 기어 올라가는 조형물에서 담쟁이의 종류, 능소화, 흡착성 식물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 동네에 능소화가 많이 있는데 그 줄기를 칡이나 등나무와 구별하지 못했는데 다음에 좀 자세히 봐야겠다.
낙지 다리 모양도 신기하다. 여기서 아이비의 결각에 대한 얘기 우리나라 토종 송악에 대해 비교 설명하며 목질화가 되는 지의
여부를 말씀하셨다. 송악도 국립중앙박물관가면 항상 보는데 목질화 부분을 생각 못했었다.
다음엔 꼭 가서 확인해야겠다. 알면 보인다는 게 확실히 맞는 말이다.
3. 칠엽수의 열매 비교를 했다.
밤과 좀 닮아 있는 칠엽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예전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칠엽수에 대한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 때는 그 말... 마로니에라는 말이 칠엽수보다 더 낭만적으로 들렸었다.
4. 대왕참나무와 월계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름답게 물드는 멋진 대왕참나무 나는 루브라참나무와 비슷하다는 걸 또 잊고 있었다.
그래서 뭣 좀 안다고 괜히 아는척했다가는 실수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오래 전에 자작나무라고 확신하고 사진을 올렸는데
댓글에 거제수나무라고 말해서 수년지난 아직도 확신하기 전에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
5. 스토리텔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이품송 얘기, 황목근 팽나무 얘기, 땅의 소유자가 된 나무 이야기에 대해 들으며 땅을 가진다는 건 돈을 있다는 것과
연관되어서 그런지 솔깃해지는 점이 있었다. 이런 대상자의 관심사에 주목해서 스토리텔링을 잘 이끌어 나가야 된다고 말씀하시며 재미있게 들려주셨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들려 주셨다. 서민나무 느티나무와 양반나무 회나무가 같은 한자 귀신귀를 쓴다고 하셨다.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을 때 그것을 목격한 궁궐의 나무에 대한 설명도 해 주셨다.
전에 가 본 적 있는데 다 잊어 버렸네. 다시 가 봐야겠다.
6. 참나무 6형제 구분법에 대해 상세히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다.
에고 잊어 버리지 말아야 할텐데.... 잊기 때문에 항상 다시 보고 다른 걸 찾아보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는 것 같다.
잊기 때문에 새롭게 들리기도 하고...제대로 공부하자고... 이금주
7. 마지막으로 강사님은 오늘의 주제와 관련된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시며 시간도 정확하게 지켜 주셨다.
무엇보다 시간을 잘 지키는 건 중요하다고 하셨다.
8. 기타 등등
강사님이 미리 많은 준비물을 갖고 숲해설을 하시는 걸 보고 참 정성껏 알려주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씀하시는 내내 겸손하시면서도 세심하게 배려를 해 주시는 것들이 정말 감사했다.
나는 이런 분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닮아 가고 싶다. 요약하자면 인성이 아름다운 사람....
내가 숲해설사님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어떤 새로운 지식을 주어서라는 면도 있지만
그에 앞서 마음으로보는 아름다움과 봄날의 햇살같은 밝음, 온기를 느끼기 때문이다.
함께 한 이진곤 샘은 누구보다 친절하고 배려심있는 분이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텐데 늘 내가 너무 많은 말을하고
무례한 면은 없었다 돌아보게 하는 분인것 같다. 차분한 말씀으로 중요한 것들을 잘 체크하셔서 옆에 있는 내내
도움을 받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믿는 마음에 방심하고 내가 해야 될 일을 잊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진곤 선생님.... 항상 고맙습니다. "
끝나고 커피숍에서 차 마시면서 강사님과 조금 더 숲해설사의 전망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좋은 시간이었다.
너무 깊이 얘기하다 싸인 받는 것도 잊고 있었는데 강사님이 먼저 가신 얼마 뒤에 다시 싸인해 주시러 오셨다.
에고 우리는 그것도 생각 못하고... 다음 실습 때는 사진 찍는 것, 싸인 꼭 잘 챙기자.
그리고 명찰도 준비하고...
강사님이 하신 말씀 중 대상자 파악과 관계에 대한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생각할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것 같다.
첫댓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늘 나누어 주시는 선생님
께 감사합니다 오늘 두번째 실습도 참 즐거웠고 많이 배웠답니다